'인터배터리 2023' 전시장 입구 전경. 사진=김상원 기자
'인터배터리 2023' 전시장 입구 전경. 사진=김상원 기자

올해로 11번째를 맞는 국내 최대 이차전지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이 15일 막이 올랐다.

오는 1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3은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진다.

462개의 국내외 기업이 1359부스 규모로 참여하며 3만5000명의 참가자가 사전 등록을 완료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제조사뿐만 아니라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배터리 소재사들, 소재와 장비 부품 관련 기업들이 대거 참석해 신기술을 뽐낼 예정이다.

<프레스맨>도 이날 인터배터리 2023 현장을 찾아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의 전략과 신기술 등을 살펴봤다.

'인터배터리 2023' 입장을 위해 전시장 앞 공간에 몰린 인파. 사진=김상원 기자
'인터배터리 2023' 입장을 위해 전시장 앞 공간에 몰린 인파. 사진=김상원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배터리 시장도 급부상하며 '미래 먹거리' 반열에 올랐다. 인터배터리 2023에 몰린 인파는 배터리 산업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짐작할 수 있었다. 각 부스에서 전시품에 대해 설명을 진행할 때 마다 수십명의 인파가 모여 취재와 관람 열기를 뽐냈다.

입장하기 위한 줄은 입구에서부터 코엑스 1층 전체를 길게 횡단하듯 늘어져 있었다. 인파에 따른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주최 측은 입장객을 분산 입장시켰고 질서를 위해 줄을 정리하는 직원들이 마이크와 함께 안내 사항을 전파하고 있었다.

행사장 구역은 홀 A, B, C, D로 나눠져 있다.

1층인 홀 A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제조사와 배터리 소재, 부품사 등의 부스가 위치했다. 홀 B에는 배터리 소재사들과 배터리 제조장비, 공정 자동화 등 기업들의 부스가 배치됐다.

3층에 위치한 홀 C에는 전기차, 전기 이륜차, 충전기, 충전 인프라, 전기차 부품, 모빌리티 플랫폼 관련 기업들이 배치됐다. 홀 D에는 배터리 공급망과 검사, 측정장비, 제조솔루션 등과 관련된 부스들이 위치했다. 다만 홀과 홀을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직관적이지 않고 길 안내 현수막 등이 잘 보이지 않아 관람객들은 주의가 필요해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전경. 사진=김상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전경. 사진=김상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 LFP 배터리 선봬… 전기 이륜차용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눈길

LG에너지솔루션은 '혁신 배터리 기술로 지속 가능한 미래 삶을 제시하는 글로벌 리더'를 핵심 주제로 72개 부스 규모로 차세대 배터리와 소재, 공정 혁신 기술 등을 선보였다.

부스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포드 머스탱 마하-E'와 '루시드 에어' 등이 전시된다. 루시드 에어는 국내에선 최초로 소개되는 것으로 미국 신생 전기차 기업 루시드 모터스가 선보이는 럭셔리 세단이다. 각 차량과 함께 바로 옆 전시 공간에는 각 차량에 탑재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엿볼 수 있었다.

GM허머 등에 공급되는 파우치형 롱셀부터 원통형 배터리까지 실제 완성차 기업에 공급되는 다양한 셀, 모듈들도 살펴볼 수 있다.

ESS존에서는 LFP 배터리 셀도 선보였다. LFP 배터리는 리튬, 인산, 철로 구성된 양극재로 만들어진 배터리로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서 흔히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출력은 낮지만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LFP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으며 실물 모델이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LFP 배터리는 전기차 용은 아니다. 다만 주택과 전력망 등에 활용될 수 있는 ESS 형태로 소개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기존 LFP 배터리와는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의 LFP 배터리는 밀도와 효율 등 품질 이슈를 해결한 상태로 개발되고 있다"며 "주택과 전략망용 LFP 배터리는 각 사용처에 맞게 필요한 용량만큼 사용이 가능하도록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사내 독립기업 KooRoo가 선보인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사진=김상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사내 독립기업 KooRoo가 선보인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사진=김상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사내 독립기업 KooRoo(쿠루)가 사업화를 준비 중인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도 이목을 끌었다.

BSS는 배터리 스왑핑 기술에 기반한 사업 모델이다. 배터리 스왑핑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방식 중 하나로 집중형 충전소에서 대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 보관하고 배터리 교환소로 운송한 후 개별 차량에 직접 삽입하는 방식이다. 즉 스마트폰 이전의 휴대전화처럼 배터리가 방전되면 갈아 끼울 수 있는 시스템과 같다.

쿠루에서 선보이는 BSS는 전기 이륜차 전용이다.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정식 론칭을 준비 중이다. 전시 공간 옆에 편의점 테마의 인테리어가 꾸며진 것처럼 편의점과 같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점에서 전기 이륜차 배터리를 쉽게 교환할 수 있게끔 한다는 방침이다.

BSS에서 배터리를 꺼내 갈아 끼우는 시연도 진행됐다. 전기 이륜차용 배터리의 크기는 일반적인 노트북 정도의 길이의 육면체였고 혼자서도 한손으로 쉽게 들고 끼우는 것이 가능했다.

이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서는 차세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가상 모형과 리튬황 전지 등을 전시한다. 부스 전체 내용을 가상공간에서 볼 수 있는 VR 기기가 배치돼 있어 생생한 전시 체험도 가능하다.

삼성SDI 부스 내에 전고체 배터리가 전시된 모습. 사진=김상원 기자
삼성SDI 부스 내에 전고체 배터리가 전시된 모습. 사진=김상원 기자

◆삼성SDI, '꿈의 배터리' 전고체 개발 예고… 일상생활 속 배터리 사용처 한눈에

삼성SDI는 배터리 브랜드 'PRiMX(프라이맥스)'를 중심으로 사물 배터리(BoT) 앱 라인업을 공개하고 차세대 기술들을 선보인다.

각형, 원통형, 파우치형 배터리와 버튼 배터리를 비롯해 전기차, IT, 전동공구, ESS 등 해당 배터리가 탑재된 주요 앱들로 공간을 구성했다.

부스 중앙엔 삼성SDI가 개발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가 주인공처럼 전시돼 있었다. 금색의 전고체 배터리 모형은 마치 왕관처럼 제단 위에 화려하게 놓여졌고 그 밑에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한 구조설계, 급속 충전, 안전 기술 등의 설명들이 나열돼 있었다.

삼성SDI가 개발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는 독자 조성의 고체 전해질 소재와 리튬 음극재로 수명을 개선한 무음극 기술이 특징이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의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올해 하반기 시제품 샘플 제작을 시작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 삼성SDI의 배터리 전시 모습. 사진=김상원 기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 삼성SDI의 배터리 전시 모습. 사진=김상원 기자

전시장 한쪽에는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BMW '뉴 i7', 볼보트럭의 'FM 일렉트릭'이 나란히 전시됐다.

BMW 뉴 i7은 BMW 최초의 순수전기 플래그십 세단이다. 삼성SDI의 P5 배터리(각형)가 탑재된다. P5 배터리는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에 실리콘 음극재 기술이 더해져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 BMW의 뉴 i7 외에도 iX, i4 등 최신 전기자동차에 탑재되고 있다.

볼보트럭의 FM 일렉트릭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첫 대형 전기트럭이다. 해당 차량에는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 2만8000여개가 탑재된다. 니켈 함량 91%의 하이니켈 양극재가 적용됐으며 상용 트럭 탑재를 위해 고출력,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 현장 관람객들에게는 해당 트럭에 직접 탑승해 볼 수 있는 체험의 기회도 주어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3, 갤럭시 기어, 갤럭시 버즈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자제품들에 탑재되는 배터리들을 전시한 것도 눈에 띄었다. 갤럭시 버즈 실물과 함께 제품에 탑재되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배치해 놓은 방식이다.

이밖에도 청소기 등 가전제품과 정원을 관리하기 위한 제초기계, 전기톱 등 전기차 이외에도 배터리가 탑재되는 다양한 제품군들과 앱들을 살펴볼 수 있다.

SK온 부스 전경. 사진=김상원 기자
SK온 부스 전경. 사진=김상원 기자

◆SK온, 각형 배터리에 출사표… CTP 기술 탑재한 'S-PACK' 선봬

기존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전문으로 생산했던 SK온은 각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다양한 형태의 개발을 통해 완성차 업체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K온의 각형 배터리는 빠른 충전 속도가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초 미국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급속충전 배터리는 18분 동안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이번에 전시되는 각형 배터리는 이 속도를 더 높였다. 기존 파우치형에 각형을 더함으로써 공급처를 더욱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부스 중앙에는 코발트를 완전히 배제한 '코발트 프리' 배터리와 LFP 배터리, 각형 배터리 등이 전시돼 있다.

목표 시점을 1년 이상 앞당겨 개발에 성공한 코발트 프리 배터리는 주행거리와 가격 경쟁력을 모두 잡은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된다. 리튬이온 삼원계 배터리는 코발트가 없으면 보통 구조적 불안정성 때문에 수명이 짧아지는데 이 단점을 극복했으며 고유의 하이니켈 배터리 기술로 코발트 프리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문제를 개선해 주행거리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코발트는 삼원계 배터리 소재 중 가장 비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를 주제로 하는 전시 구역에서는 배터리 원소재와 파우치, 동박, 셀 등을 제조 순서에 따라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차단하는 분리막과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쌓는 기술인 'Z-폴딩' 기법 등을 소개한다.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제네시스 'eGV70' 차량도 전시됐다. 제네시스 eGV70은 18분만에 80% 충전이 가능한 리튬이온 삼원계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최고출력은 320kW, 최대토크는 700Nm에 이른다.

상용화를 준비 중인 SK온의 'S-PACK' 전시 모습. 사진=김상원 기자
상용화를 준비 중인 SK온의 'S-PACK' 전시 모습. 사진=김상원 기자

눈에 띄는 것은 상용화를 준비 중인 'S-PACK' 실물 모형이다. S-PACK은 오토실리콘과 함께 셀의 전압과 온도 정보를 파악하고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서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 BMIC 기술에 기반한 배터리 팩이다.

S-PACK에는 자체 셸투팩(CTP) 기술도 적용됐다. CTP는 배터리 셀에서 모듈을 거쳐 팩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모듈을 생략한 기술이다. 모듈이 사라진 공간에 배터리 셀을 더 추가해 팩당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중국의 CATL과 BYD는 주로 LFP 배터리에 CTP 기술을 적용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모듈을 모두 없애진 못했지만 최소화하는 데에는 성공했다"며 "양산이 시작된 이후엔 에너지 밀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모듈을 최종적으로 없애는 단계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FP 배터리와 리튬이온 삼원계 배터리 모두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로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 부스 내 전시된 양극재, 음극재 소재들의 모형. 사진=김상원 기자
포스코케미칼 부스 내 전시된 양극재, 음극재 소재들의 모형. 사진=김상원 기자

◆배터리 소재사들, 양극재 생산 능력 강화로 성장 높인다… 주요 양ㆍ음극재 실물 모형도 전시

포스코케미칼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배터리 소재사들도 각자의 신기술을 뽐내고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에 대한 성과를 전시했다.

포스코케미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업으로서 '풀 포트폴리오 전략'을 선보인다. 양, 음극재 제품의 원료, 소재 생산, 리사이클링에 이르는 밸류체인 등을 전시 공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으로 구성된 NCM 양극재를 비롯한 하이니켈 양극재, 코발트프리 양극재, 하이망간 양극재, LFP 양극재 등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하는 다양한 양극재의 실물 모형을 접해볼 수 있다.

음극재의 주요 원료인 천연흑연, 인조흑연 등의 실물 모형도 전시돼 관람객들은 보다 직관적으로 배터리 밸류체인을 이해할 수 있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차세대 소재로 개발 중인 실리콘 음극재도 부스에서 전시된다.

엘엔애프는 양극재 밸류체인과 함께 오는 7월 준공되는 '구지 3공장'의 모형을 전시했다. 약 3만평의 부지에 지어지는 구지 3공장은 연간 약 10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 양극재 수요 대응을 위한 생산 능력 확대 과정을 부스 중앙 화면을 통해 상세히 설명한다. 현재 국내와 북미, 유럽,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에 직, 간접적으로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 능력을 확대해 북미와 유럽에 공급을 늘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양향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회의원(가운데)와 구자균 LS 일렉트릭 대표(양향자 의원 왼쪽)가 삼성SD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상원 기자
양향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회의원(가운데)와 구자균 LS 일렉트릭 대표(양향자 의원 왼쪽)가 삼성SD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상원 기자

배터리 주요 기업들의 전시 이외에도 각종 세미나와 수출 상담 등이 활발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장 B홀에서 15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되는 일대 일 수출 상담회에서는 배터리 셀, 부품, 검사장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각 분야 협력 수요가 있는 23개국 62개 바이어가 국내 기업과 상담을 진행한다.

같은날 진행되는 이차전지 해외 시장동향 세미나에서는 미국, 유럽, 호주, 베트남, 인도 등 국가별 현지 전문가를 초청해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시장 현황과 지역별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파악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17일에는 이차전지 원료 공급선과 만날 기회도 제공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주도로 호주, 칠레 등 풍부한 광물을 보유한 국가별 잠재 공급선 발굴을 통해 한국 기업이 공급망 다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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