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포스코케미칼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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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이 '포스코퓨처엠'으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미래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촉망 사업으로 주목받는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양극재, 음극재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함께 생산하면서 소재 사업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최근엔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에 나서 원재료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소재 공급망 다변화에도 힘쓰고 있다.

3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사명을 포스코퓨처엠으로 변경하는 주주총회 안건을 승인했다. 새 사명은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포스코 퓨처엠은 '미래'와 '소재', '변화와 움직임', '매니지먼트'의 이니셜 표기 'M'을 차용해 미래소재 기업임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철강 사업에서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그룹의 변화를 선도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는 그룹에서 밝힌 7대 신사업 아이템들 중 하나"라며 "포스코케미칼이 양극재와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고 그룹 차원에서는 소재의 원료가 되는 리튬 등을 조달하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명변경은 포스코그룹의 미래는 곧 소재에 있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은 내화물, 석회소성, 탄소화학 등 기초소재가 주력사업이었으나 최근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소재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케미칼은 매출 3조3019억원, 영업이익 16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6%, 36.3% 증가한 수치로 매출은 창사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배터리 소재가 최초로 매출의 과반인 58.7%를 점유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증대, 에너지저장장치(ESS) 용 신규 수주에 따른 판매량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127.6% 오른 1조938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87.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7.7%다.

올해에도 배터리소재 생산능력과 판매 확대로 사업 성장세를 지속할 방침이다.

양극재 부문에선 지난해 연간 생산량 9만톤 규모로 종합 준공한 광양 공장을 올해 본격 가동한다. 연산 3만톤 규모의 포항 양극재 1단계 공장도 올해 안으로 준공 예정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캐나다 퀘벡에 추진 중인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은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판매 측면에서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사인 얼티엄셀즈와 지난해 13조7697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초 첫 공급을 개시한다.

지난 1월엔 삼성SDI에 40조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오는 2032년까지 10년 동안 삼성SDI에 하이니켈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양극재를 공급하게 된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와 SK온이 지난해 이차전지 사업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SK온에 대한 배터리 소재 판매도 곧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공격적인 설비 투자와 고객사 확보로 2년에서 3년 후 포스코케미칼의 이익 증가 가시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와의 계약을 통해서도 LG에너지솔루션 외의 고객사를 신규로 확보했다"며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시장에의 추가 투자 계획도 구체화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미지=포스코케미칼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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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흑연 음극재로 성능과 밸류체인 두마리 토끼 한번에… 2030년 점유율 20% 목표

양극재뿐만 아니라 음극재에서도 생산설비 확충을 위한 전투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1월 경북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연간 생산량 1만톤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2단계 공장을 착공했다. 지난 2021년 12월엔 연산 8000톤 규모의 1단계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내년 2단계 공장이 들어서면 총 1만8000톤 규모의 음극재 생산체제를 갖추게 되며 이는 60kWh 기준 전기차 약 47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인조흑연은 천연흑연 대비 배터리의 수명은 늘리고 충전 시간은 단축시킬 수 있다.

구체적으로 포스코케미칼의 자회사 포스코mc머티리얼즈에서 철강 제조에 필요한 코크스 제조 시 발생하는 콜타르를 가공한다. 가공을 통해 인조흑연의 원료인 침상코크스로 만들고 그 침상코크스를 흑연화 공정을 거쳐 배터리 소재로 들어가는 인조흑연을 제조한다.

천연흑연은 땅 속에서 탄소 성분이 오랜 시간 고온, 고압 상태로 층층이 쌓인 판상형 형태를 띈다. 판상형 사이의 틈으로 리튬 이온이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르게 되는데 전류의 이동 경로가 양옆 두 곳밖에 없어 충, 방전 효율이 떨어진다. 배터리를 오랜 시간 사용하면 층이 벌어져 부풀게 되는 '배터리 스웰링'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면 인조흑연은 리튬 이온의 이동 경로가 많아 효율이 높아져 급속 충전에 유리하고 등방형 구조의 상태이기 때문에 배터리 스웰링 현상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다.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체제를 갖추게 되면 배터리 성능의 이점뿐만 아니라 양극재에 비해 중국 의존도가 더 강한 음극재 밸류체인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된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음극재 생산 점유율은 86%다. 천연흑연의 경우 중국이 69.8%를 생산 중이다. 지난해 6월 자동차산업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양극재의 원 광물인 니켈과 리튬의 중국 의존도는 약 65%, 59%인 반면 천연흑연의 경우 약 100%에 달했다.

지난 22일 한국무역협회의 조사에서도 천연 흑연의 수입액 7195만달러 중 89.6%인 6445만달러가 중국에서 수입됐다. 음극재 부문에서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더욱 절실해진 셈이다.

특히 내년 12월 31일 이후 출시 등록하는 차량의 배터리와 배터리의 핵심 광물이 '우려 국가'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대당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에서 제외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배터리 소재 원산지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천연흑연은 원 광물을 채취하는 광산의 원산지가 존재하지만 인조흑연의 경우 철강 산업에서 발생하는 침상코크스를 통해 제조하기 때문에 원산지 문제가 사라지게 된다. 이를 통해 IRA의 원산지 규정을 피해 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인조 흑연을 통한 글로벌 음극재 점유율을 오는 2030년까지 20%까지 늘릴 계획이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아직까지 미국에서 광물과 부품의 원산지 조건을 세세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전구체나 양극 활물질 등 배터리 소재에서 중국을 거친 밸류체인이 포함되더라도 음극재를 인조흑연으로 만들게 된다면 전체적인 비율에서 '중국산'이라는 딱지를 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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