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삼성SDI, 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 기자
이미지=삼성SDI, 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 기자

삼성SDI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올해 하반기 생산한다. 다만, 현재까지 알려진 기술만으로는 삼성SDI가 제시한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물음표가 달린다. 경쟁사들 보다 앞당겨 상용화에 나서는 만큼 실제 성능을 입증할 근거들이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IT 기술 등이 자동차 산업에도 접목되면서 전기차 내에 탑재된 배터리에 가해질 수 있는 파손 위협 요소가 매우 복잡해졌기 때문에 실제 주행 환경과 비슷한 상황에서의 실험들로 성능을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를 전기차에 활용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900km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인 배터리를 말한다. 전해질이 불연성 고체이기 때문에 발화 가능성이 낮아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 대중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 생산되는 시제품에 무음극 기술을 적용해 전고체 배터리 다운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무음극은 처음 셀을 만들 당시에는 음극이 없지만 충전 과정을 거치면서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해 음극층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나노 소재인 실버카본 층이 추가돼 리튬이온 이동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고 시제품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곧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실제 전기차에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탑재해 주행 실험, 충격 실험 등을 시행할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아직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이 탑재될 완성차업체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현재는 파일럿 라인에서 생산된 시제품을 검증할 계획이 수립된 단계다"고 설명했다.

앞서 장혁 삼성SDI 연구소장은 지난 5일 '나노코리아 2023' 기조연설에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용화 시점은 오는 2027년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달 말 '53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올해 하반기에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은 경쟁사보다 1년에서 3년가량 빠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시제품 자체에 대한 성능 테스트보다는 실제 자동차에 탑재된 상태로 진행한 실험들의 결과가 핵심이다"며 "파일럿 라인 완공, 시제품 개발 등 로드맵상 거쳐야 할 과정을 빨리 실현시킨 것은 전향적인 결과이나 현재까지 성능을 입증할만한 주요 기술이 드러난 것은 없다. 무음극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SDI가 제시한 로드맵을 실현시키기 위한 비장의 무기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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