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촉매센터서 화재 발생…3명 사상
新 비전 발표 이후 잇단 악재에 곤혹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디지털 라이브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5월7일 '디지털 라이브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LG화학)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라는 LG화학의 명성에 금이 갔다. 최근 인명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지난 7일 LG화학 인도 공장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 사고가 수습도 되기 전에 이번에는 LG화학 국내 촉매센터에서 인명 사고가 터졌다. 더욱이 LG화학 촉매센터는 지난 1월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재발 방지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충남소방본부와 LG화학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5분께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인 충남 서산 대산 공단에 있는 LG화학 촉매센터 공정동 내 촉매포장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직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얼굴과 목 등에 2도 화상을 입은 부상자 2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촉매센터는 플라스틱 소재의 물성을 바꿔주는 연구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가 촉매 생산 공정에 따른 촉매제 이송 중 지나친 압력으로 폭발이 일어나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재 현재 촉매센터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유해 화학 물질 누출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사고 직후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며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책임을 다하겠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원인 분석을 통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LG화학 촉매센터에서는 지난 1월에도 폭발 사고가 있었던 만큼, 안전 관리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높다. 

당시 사고는 시운전을 하던 촉매센터에서 배관 내 찌꺼기 청소 작업을 벌이다 내부 압력이 상승하면서 폭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공장 내 가스 소각 시설 드럼과 배관이 파손되면서 보수 작업을 위해 10여일간 공장 가동을 멈춰야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일에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州) 비사카파트남에 있는 LG화학 계열 LG폴리머스 인도 공장에서 스타이렌 가스가 누출돼 인근 주민 12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이 공장은 선풍기 날개, 화장품 용기 등 폴리스티렌 제품을 생산하며, 원료인 스타이렌 가스는 연소 시 유독가스를 배출한다.

이 사고로 LG폴리머스는 인도환경재판소(NGT)에 5억루피(약 81억원)를 공탁했다. 

인명 사고가 잇따르자 LG화학이 야심차게 세운 새로운 비전마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LG화학은 인도 사고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인 지난 7일 '화학을 넘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하겠다'는 신(新)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날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사업모델을 진화시키고 전혀 다른 분야와 융합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 넘는 가치를 만들어갈 시점"이라며 "이번 새로운 비전 선포는 LG화학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새 비전 발표 직후 인명 사고가 잇따르면서 추진력에 힘이 빠지는 형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화학의 뉴 비전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꼼꼼하게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