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권 획득하자 LG화학 손해배상·도급해지 담은 공문 발송 
노조 "불안·공포 조장 의도" vs 사측 "공장 마비될 수 있어 고지"
노조, 쟁의 돌입 선언…"파업권 위반 등으로 LG화학 고소·고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디지털 라이브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5월 '디지털 라이브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LG화학)

LG화학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쟁의행위 돌입을 선언하고 나섰다. LG화학이 헌법의 노동3권 중 파업권, 노조법의 파업시 채용제한, 형법의 협박죄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30일 화섬식품노조 LG화학 사내하청지회 등에 따르면, LG화학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정규직 대비 임금 30%~40%, 상여금 4분의 1, 복지혜택 전무, 성과금 미지급 등 차별과 착취를 당해 왔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한달에 100시간에서 150시간 초과근무하며 부족한 급여를 채워야 했다. 

그러는 사이 LG화학은 2017년 2조9000억원, 2018년 2조2000억원, 2019년 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피와 땀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불합리한 차별과 피도 눈물도 없는 착취에 맞서 쟁의행위에 돌입한다"며 여수 시민들에게 "부득이하게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를 헤아려 주기를 부탁드리고 더이상 차별, 착취 받지 않도록 응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사내하청 업체 사장들 대부분은 LG화학에서 임원급으로 재직한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교섭에서 철저히 LG화학의 의도대로만 움직였다고 노조는 의심하고 있다. 

LG화학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지난해 10월 ▲상여금 기본급화 ▲불안한 고용관계 ▲근무형태 변경(3조3교대->4조3교대)에 따른 임금 삭감 등을 계기로 노조를 결성했다. 1개월 후 교섭이 시작됐고, 지난 9일 조정이 중지되면서 파업권을 획득했다. 

그런데 다음 날인 지난 10일, 원청인 LG화학은 ‘공정 안전운전을 위한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각 사내하청 사업장마다 게시된 공문에는 ▲손해배상 및 도급계약 해지 ▲귀책사유에 대한 형사 책임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명시됐다. 이에 대해 노조는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이며, 노조를 만들려는 조짐이 있을 때 자주 사용한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LG화학은 파업에 대비해 대체근로를 준비하기도 했다. 지회가 공개한 회사 내부자료에는 부분파업, 총파업 등이 일어났을 경우의 인력 운용계획이 나와 있다. 주 내용은 대체근무 투입시 출하장별 포장 완료 가능 여부, 투입 전 사전 작업교육 실시 등에 관한 것이다. 노조는 원청 정규직 등 외부 인력들이 생산설비 가동 방법을 익히는 모습도 확인했다고 주장한다. 

LG화학 사내하청노조는 ㈜이케이, 월드산업(주), ㈜청림피앤에스, ㈜골든텍, ㈜디텍, ㈜대경, ㈜지유, (유)에스엠 등 8개 회사 직원 350여명이 조합원으로 있으며, 주로 출하와 포장을 담당한다.

LG화학 관계자는 법률 위반 주장에 대해 "포장과 출하를 맡는 사내하청사가 파업하면 공장 전체가 마비될 수 있어 도급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하는 것을 공문으로 안내했을 뿐"이라며 "임시근로자 고용 역시 비상 상황에 대한 자구책"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사는 사내하청지회 노조의 당사자가 아니며 임단협이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