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 했는데…
화학물질 누출 사고 발생…인근 마을 3곳엔 대피령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디지털 라이브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디지털 라이브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LG화학)

왜 하필 오늘이었을까. LG화학이 새로운 비전(Vision)을 발표한 날 공교롭게도 인도 공장에선 화학물질 누출로 수백명의 사상자를 냈다. 

LG화학은 7일 신학철 부회장과 각 사업본부 대표 임직원 약 20명이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경기 일산 소재 스튜디오에서 '디지털 라이브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합니다(We connect science to life for a better future)'란 새로운 비전을 공개하며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다짐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사업모델을 진화시키고 전혀 다른 분야와 융합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 넘는 가치를 만들어갈 시점"이라며 "이번 새로운 비전 선포는 LG화학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하필 이날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에 위치한 LG폴리머스 인도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시각으로 7일 새벽 3시30분께다. 이로 인해 인근 마을 주민 등 최소 9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NDTV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사망자 중에는 8세 소녀도 포함됐다. 게다가 최소 200명에서 최대 500명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으로, 현재 70여명이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만큼 추가 사상자가 나올 가능성도 우려된다.

다른 현지 매체인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근 주민 1000명 이상이 구역질 증상 등을 느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공장 인근 마을 3곳에는 주민 대피령도 내려진 상태다. 

사고 당시 공장에는 인력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인도 정부가 지난 3월25일부터 전국 봉쇄 조치를 내려서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지 경찰은 5000톤 규모의 탱크 2곳에서 오전 3시30분 스티렌 가스가 샌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공장은 선풍기 날개, 화장품 용기 등 폴리스티렌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원료인 스티렌은 연소 시 유독가스를 배출한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탱크 내부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열이 발생했고 그 때문에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주민이 잠든 새벽 시간에 공장에서 가스가 새어나오기 시작해 오전 3시30분에 주민들로부터 신고를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자세한 피해 현황과 사망 원인, 사건 경위를 조사해 추후 발표할 계획이다.[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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