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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도 피로연도 NO!···'나시콘' 日부부 급증
결혼식도 피로연도 NO!···'나시콘' 日부부 급증
예식장업체, 결혼식 이외 활용 방법 개발에 골머리
  • 도쿄=김민정 기자
  • 승인 2018.09.0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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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프레스맨) 김민정기자 = 한 때는 인생의 중대 이벤트였던 결혼을 꺼리는 이들이 증가함과 동시에, 결혼을 해도 혼인 신고만 할 뿐, 거창한 결혼식과 피로연을 하지 않는 부부가 최근 일본에서 갈수록 늘고 있다. 일명 ‘나시콘(ナシ婚:’나시’는 없다, ‘콘’은 혼인의 ‘혼’을 일본어로 발음한 것)’이라 부르는 결혼 형태다.

도쿄에 살고 있는 츠카코시 요스케(塚越洋介), 마미(真美)씨 부부도 ‘나시콘’ 커플이다. 결혼식을 치루는 대신, 지인들에게 둘이 함께 찍은 카드를 보내 결혼을 알렸다. “결혼식은 준비도 번거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손님들이 내는 축의금이 1인당 약 3만엔인데 그런 부담을 주면서까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부부는 말한다. 

시부야에 오픈한 라구나베일 아틀리에(LAGUNAVEIL ATELlER) 결혼식장은 평일 낮 시간에 결혼식장 일부를 여성전용 셰어오피스(공용 사무실)로 대여중이다 (사진:라구나베일 아틀리에 홈페이지)
시부야에 오픈한 라구나베일 아틀리에(LAGUNAVEIL ATELlER) 결혼식장은 평일 낮 시간에 결혼식장 일부를 여성전용 셰어오피스(공용 사무실)로 대여중이다 (사진:라구나베일 아틀리에 홈페이지)

일본에선 보통 예식 6개월전부터 식장을 알아보고, 결혼식에 참석할 사람들을 고르고, 청첩장을 보낸다. 결혼식과 피로연은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하루 종일 걸린다. 게다가 저렴하지 않은 축의금까지 더해지면 결혼식에 부를 수 있는 손님은 당연히 가까운 지인들로만 구성되게 마련이다. 시간도 금액도 부담스러운 결혼식보다 간편한 카드로 결혼을 보고 하는 형식은 합리적으로까지 보이기도 한다. “의외로 주변에서도 반가워하는 이들이 많다. 신선하다는 사람들도 있다. 부모님은 조금 안타까워 하시지만 예식 비용을 집을 마련하는데 쓰기로 했다.”고 부부는 입을 모은다.

야노(矢野) 경제 연구소에 따르면, 결혼식 및 피로연 관련 비지니스 시장 규모는 올해 1조 3,880억엔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0.6% 감소할 전망이다. 5년전에 비해 430억 엔이나 줄어든 규모이며 이마저도 매년 감소 추세에 있다.

NHK는 결혼식과 피로연을 하지 않은 배경에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최근에는 생활비 및 신혼여행비에 보태고 싶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결혼식 비지니스 시장 규모의 축소로 인해, 각 결혼식장은 예식이 없는 ‘평일’을 최대한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4월 도쿄 시부야(渋谷)에 새롭게 문을 연 결혼식장. 그러나 ‘나시콘’의 영향으로 7월부터 결혼식장 이외의 용도를 더했다. 바로 셰어오피스(공유 사무실)다. 여성전용으로 WiFi와 전원이 제공된다. 비지니스 관련 세미나도 정기적으로 열어갈 방침이다. 이 결혼식장을 운영하는 ‘에스크리’의 무라이 미도리(村井美登里)매니저는 “셰어오피스에 와 본 사람들이 결혼식을 할 때 우리 예식장을 떠올려주기를 바란다.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결혼식장도 새로운 활용 방법을 제안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요코하마의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그랜드 오리엔탈 미나토 미라이는, 결혼식장을 평일 낮과 저녁에 피크닉 타임으로 제공해, 평범한 커플이나 친구들끼리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오픈했다. 로맨틱한 피크닉이 로맨틱한 결혼식으로 이어질 것인가. 피크닉 타임 후 결혼식장을 찾는 이들은 조금씩 증가중이라고 한다. (사진=그랜드 오리엔탈 미나토 미라이 홈페이지)
요코하마의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그랜드 오리엔탈 미나토 미라이는, 결혼식장을 평일 낮과 저녁에 피크닉 타임으로 제공해, 평범한 커플이나 친구들끼리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오픈했다. 피크닉 타임이 계기로 실제 예식을 올리는 경우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사진=그랜드 오리엔탈 미나토 미라이 홈페이지)

요코하마(横浜)의 한 결혼식장은 바다가 보이는 옥상을 오픈해, 런치와 디너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평일에만 제공하고 있다. 이 결혼식장은 평일 런치·디너 기획을 계기로 실제 혼례를 올리는 고객이 증가했다고 한다. 그랜드 오리엔탈 오노 하나(大野花奈)씨는 “런치 피크닉에 참가해 결혼식장을 둘러보고 예식을 결정하는 손님도 있다. 저출산 및 미혼, 또 ‘나시콘’이 증가하고 있지만, 결혼을 선택하는 계기를 하나라도 더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혼 자체를 하지 않거나 예식에 연연해하지 않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결혼식장도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결혼식 이외 용도로의 재활용은 예식업체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결혼식장이란 어마어마한 공간을 어떤 용도로 재활용해, 예식을 원하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결혼식을 어필할 수 있을지 업체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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