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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의 ARM 인수가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가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
사카모토 유키오 前엘피다 사장 "ARM인수는 의문투성이"
  • 김성규 기자
  • 승인 2016.08.24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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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김승종기자 / 이미지=소프트뱅크홈페이지화면캡쳐

손정의 사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3조3000억엔이라는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인수한 이후, 각종 언론 매체는 손사장의 미래를 바라보는 탁월한 식견에 대해 칭찬 일색의 기사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같은 언론보도와는 달리 손사장의 ARM인수가 소프트뱅크에게 돌이킬 수 없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사카모토 유키오 사이노킹테크놀러지 CEO 前엘피다 사장은 최근 일본의 인터넷매체 웻지인피니티에 쓴 기고문을 통해 손사장의 ARM인수를 두고 이해할 수 없는 의문투성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하는 그의 기고문 전문을 번역한 것이다.

손정의 사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인수가 화제가 되고 있다. 손 사장의 결단을 칭찬하는 기사가 넘쳐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번 인수극은 지극히 의아스럽다.

ARM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의 CPU 프로세서 설계전문기업이다. 직접 프로세서를 생산하지는 않고 디자인만 한다. ARM을 가르켜 반도체 디자인 업체, 혹은 반도체 지적재산권(IP)업체라고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ARM이 디자인한 프로세서가 실제 제품으로 태어나는 건 전문적인 프로세서 제조업체를 통해서고 이들 업체로부터 기술지도료나 라이센스 수수료로 돈을 버는 구조다. 

전세계 모바일 기기 CPU 프로세서의 거의 대부분을 설계하기 때문에 독점적인 기업이지만, 2015년 매출은 1791억엔, 세후 이익은 578억엔으로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인수금액 3조 3000억엔으로 나누면 단순계산으로 60년 정도의 회수시간을 요하는 셈이다. 

앞으로 모든 것은 인터넷으로 통한다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ARM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므로 이같은 단순계산은 의미가 없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10년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사라진 '유비쿼터스'란 단어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IoT'하면 떠오르는 구체적인 제품을 들자면 자율주행차가 있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ARM의 반도체는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다. 향후 적용되기도 쉽지 않은 분야다. 자동차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제품으로 설계에 특화되어 있는 기업에 맡기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가정이나 사무실의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된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것도 ARM의 CPU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 대량의 ARM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IoT제품이 향후 탄생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상당히 희박하다.

IoT 시대의 도래로 ARM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말을 자주 듣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아직까지 납득할 수 있는 의견을 들어본 적이 없다.

예를들어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두배로 늘어난다 하더라도 매출이 배가 될 뿐 이익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스마트 폰의 CPU 점유율을 향후에도 계속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3조 3000억엔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인수된 탓에 잠재적인 경쟁자가 출현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실제로 미국의 구글 등에서는 자유도 높은 설계 사양의 CPU를 만드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한다.

이번 인수로 인해 억만장자가 된 ARM의 엔지니어가 경쟁사를 창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에 손 사장의 예견대로 IoT 시대가 도래된다 하더라도 기본설계를 폭넓게 공유하는 오픈 아키텍쳐 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아, 지적재산권으로 수익을 얻는 ARM에게는 불리하게 작용될 것임에 틀림없다.

IoT와는 관계없이 수익창출은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소프트뱅크가 중국의 반도체 제조업체와 손을 잡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럴만한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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