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전날 이례적 발표…경영권 두고 의견차

손정의-아로라 갈등설 제기…투자 관련 입장차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의 사실상 ‘후계자’였던 니케시 아로라 부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배제됐다. 소프트뱅크는 21일(현지시간) 아로라 부사장이 22일 주주총회에서 퇴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로라 부사장은 향후 거취가 정해지기 전까지 소프트뱅크의 고문으로 회사에 남게 된다. 

22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재임할 예정이었던 아로라 부사장이 전격적으로 물러남에 따라 그의 퇴임 배경을 두고 여러 억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아로라 부사장은 구글 출신으로 지난 2014년 소프트뱅크에 합류했으며, 2015년 손 사장이 후계자로 지목하면서 화제가 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손 사장은 "60번째 생일에 그(아로라 부사장)에게 소프트뱅크의 사장자리를 물려줄 생각이었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향후 5∼10년간 대표이사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기를 원한다”면서 “최고 자리를 넘겨줄때까지 아로라 부사장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다시 내가 젊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최소 5년에서 10년 가까이 사장으로 있고 싶다는 것이 이번 결의”라고 강조했다. 

퇴임하는 니케시 부사장에 대해서는 “나의 이기심 때문에 이렇게 됐다. 그가 가장 큰 피해자”라며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는 “이번 결정이 나오기까지 머리카락이 빠질 정도로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손 사장의 설명은 수긍할만하지만,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의 ‘배제’인데다 주주총회 전날 퇴임을 발표한 만큼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일부 일본 언론들은 손 사장과 아로라 부사장 사이에 경영 인수 시기를 놓고 이견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손 사장은 당분간 소프트뱅크의 리더로서 그룹을 지휘할 의향을 가졌던 반면 아로라 부사장은 수년 내에 손 사장을 대신해 소프트뱅크의 경영권을 쥐고 싶다는 뜻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투자 건과 관련해 두사람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여러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손 사장의 투자전략인데 반해 아로라 부사장은 단기간에 투자자금을 회수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펴왔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와 게임회사 슈퍼셀 등 손 사장이 아꼈던 자산을 최근 정리한것도 그의 투자전략의 일환이었다다고 볼 수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슈퍼셀의 보유지분 72.2%을 전량 텐센트에 매각했다. 슈퍼셀 투자로 배당금을 포함해 84억달러를 벌어들여 수익률이 93%에 달하지만, 이미 알리바바와 겅호 온라인 등을 매각해 1조엔 규모의 현금을 쥔 소프트뱅크의 슈퍼셀 매각은 의외였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FT(파이낸셜타임즈)는 손 사장 측근의 말을 인용해 알리바바와 슈퍼셀 지분 매각과 관련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결정이 나왔고 의견 충돌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슈퍼셀이 소프트뱅크 산하에 들어간 것은 2013년 10월의 일이다. 당시 손 사장은 "게임을 제패하는 자가 스마트폰 컨텐츠를 좌우한다"며 슈퍼셀 인수를 높게 평가했었다. 인수 후의 슈퍼셀의 성장은 눈부셨다. 지난해 매출은 2640억엔로 인수 직전의 2012년 3월기(2011년 회계년도) 매출 94억엔과 비교하면 그 성장세를 짐작할 수 있다. 손 사장은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슈퍼셀은 오래도록 키워나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로라의 높은 연봉에 대한 불만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로라 부사장은 2년간 무려 2억800만 달러(약 2천400억 원)를 벌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경영자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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