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에 지분 52% 인수...조만간 SPA 체결할 듯

GC녹십자가 유망 헬스케어 기업 유비케어 인수에 나서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최근 시냅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결성, 한화그룹을 제치고 유비케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양측은 조만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스틱인베스트먼트 보유지분 33.94%와 2대 주주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지분 18.13%를 합한 52%이다.

인수에 들어가는 금액은 시가총액 약 1500억원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친 2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녹십자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유비케어 인수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유비케어는 국내 요양기관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의료 네트워크를 구축해 의료정보 플랫폼 사업, 개인 건강정보 관리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녹십자는 유비케어로부터 의료정보와 요양기관 데이터를 활용해 헬스케어사업에서 다앙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MR 프로그램 '의사랑'으로 이름을 알린 유비케어는 개원가 전자차트 시장 45%를 점유하고 있으며, 약국 대상 EMR인 '유팜'과 의약품 온라인몰 '유팜몰', 의약품 청구실적 제공 서비스 '유비스트' 등을 운영 중이다. 유비케어의 지난해 매출은 1004억원, 영업이익은 92억원을 기록했다.

유비케어 인수의 경우 일단은 미래 사업을 키우기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유비케어를 기반 삼아 녹십자는 사업다각화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시나리오이다. 정부가 바이오 산업을 3대 미래산업으로 규정짓고 지원에 나선다는 소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녹십자가 과거 M&A 이후 매각으로 큰 수익을 거뒀던 점을 들어 이번 유비케어 인수 역시 같은 목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녹십자는 과거 몇몇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투자 자금을 넘어서는 큰 이득을 남기면서 ‘투자의 귀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녹십자는 지난 2003년 대신생명(현 녹십자생명)을 1600억원에 사들였다 8년 뒤 2238억원 현대자동차에 매각했다. 경남제약을 210억원에 인수해 245억원에 매각하는가 하면, 동아제약과 일동제약의 지분도 사들였다 다시 되팔아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십자가 유비케어 인수전에선 경쟁 입찰로 전환되기 전부터 개별협상을 진행할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제스쳐는 M&A에 따른 수익만 고려했다면 나오기 힘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한편 국내의 한 의료 IT 업체 관계자는 "금융 쪽에서 인수했다면 의료 분야를 잘 모르기 때문에 보험과 관련한 헬스케어 포트폴리오를 확장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종 업계인 제약사라면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고객인 의사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데이터를 제약사가 보게 되는 셈인데 이에 거부감이 클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인수 회사가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카카오에서 유비케어 지분을 내놓은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수합병을 둘러싸고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녹십자는 우선 본 계약 체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지금은 우선협상자로 지정된 단계"라며 "앞으로 진행될 본 계약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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