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자동차 재건의 주역 '카리스마 경영자' 카를로스 곤(62) 회장 겸 사장이 최고경영자(CEO) 사장직을 내려놓는다.

후임 사장은 지금까지 공동 최고경영자를 맡아 왔던 사이카와 히로토(63)씨가 취임한다고 닛산자동차가 23일 발표했다. 인사는 오는 4월 1일부로 이뤄진다.

곤 회장은 닛산자동차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그는 사장과 회장을 겸임해 왔으나 사장직을 넘기고 대표권이 있는 회장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곤 회장은 프랑스 자동차 대기업 르노 출신이다. 르노·닛산 제휴와 함께 1999년 일본에 파견돼 당시 경영부진에 빠진 닛산의 재건에 큰 역할을 했다. 2000년 6월부터 사장을 맡았으며, 2003년에는 회장도 겸무하면서 경영을 책임졌다. 

사이카와는 지난해 11월부터 공동 CEO가 됐으며, 곤 회장을 보좌해 왔다. 

곤 회장은 이날 "18년간 육성한 닛산의 경영층에는 사업이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요구되는 능력과 경험이 있다. 지금이야말로 CEO직을 인계해 줄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는 코멘트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곤 회장은 "나는 계속해서 닛산의 회장으로서, 그리고 르노·닛산·미쓰비시의 경영을 조율하면서 감독과 지도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향후 계획도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전략적인 제휴를 효율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전략이나 사업상 진화에 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 파트너 회사 간 제휴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곤 회장은 "앞으로도 제휴관계의 진화·확대를 지원하고,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필요로 할 때는 언제든지 파트너 회사의 도움이 되도록 지지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곤 회장은 일본 내 CEO 가운데 최상위 수준의 고액 연봉을 받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 발표된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기준 상장기업 CEO의 연봉 집계에서 10억7100만엔(약 108억원)으로 전체 중 4위, 외국인 중 3위를 기록했다. 르노자동차 회장도 맡고 있는 곤 회장은 르노자동차에서도 2015년 총보수로 725만유로(약 87억원)를 받았다. 

현재 공동 CEO인 사이카와 히로토는 2013년 4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닛산의 CCO(최고경쟁력책임자)를 맡았다. 도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 이 회사에 입사, 요직을 두루 거쳤다.

사이카와 사장은 닛산의 직무는 물론이고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도 열정적으로 활약, 현재는 일본자동차공업회의 회장도 맡고 있다. 2006년부터 2016년 12월까지는 르노의 이사도 맡았다.

사이카와 사장은 "곤 회장 아래 닛산이 우수한 경영진과 협력, 계속 좋은 실적을 올리고 발전하여 (르노·닛산·미쓰비시의) 제휴관계도 성공적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곤 회장의 CEO 퇴임 결정에 대해 닛산 측은 "곤 자신이 제안한 것을 기초로 회사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곤 회장은 2017년 6월 정기주주총회 뒤에도 회장을 연임하게 된다.

이번 인사에 대해 닛산 측은 "르노·닛산에 새로 미쓰비시자동차도 가담해 자동차업계 최고수준 그룹으로 커지면서 경영체제 재편 필요성이 생겨, 미쓰비시 인수 뒤 준비되고 계획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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