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신문발행부수 매년 100만부씩 감소···광고수익 급감

일본의 신문 가판대 모습<사진=게티이미지뱅크>

1가구당 구독부수 2000년 1.13부→2016년 0.78부

일본의 신문발행부수 감소세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있다. 일본신문협회가 최근 발표한 2016년 10월 시점 신문발행총부수는 4327만 6147부로 1년전에 비해 2.2% 감소했다. 부수로는 전년보다 97만부가 줄어들었다.

감소율은 2년전 3.5%, 지난해 2.5%로 최근들어 감소폭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매년 100만부씩 줄어드는 발행부수는 여전하다. 뿐만아니라, 1가구당 구독부수도 2000년 1.13부에서 2016년 0.78부까지 떨어지는 동안 단 한번도 전년수준을 웃돈 적이 없다.

일본의 신문발행부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는 요인중의 하나는 신문사가 관행적으로 행해온 이른바 '부수강매'를 줄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광경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엔 각종 상품권이나 경품을 제시하며 신문구독을 회유하는 광경을 흔히 목격할 수 있었다. 이는 신문 발행부수의 과소가 신문사에는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신문사 입장에서는 신문판매점의 매입부수가 부풀려질 수록 많은 메리트가 있다. 판매수익은 물론 ABC발행부수가 늘어남에 따라 지면 광고의 매체 가치가 높아져 높은 지면광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면광고의 단가는 ABC발행부수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한편 '부수강매'가 신문판매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진 않는다. 지난 수십년간 업계의 악폐로 문제시돼 왔지만 완전히 근절되지 않았던 하나의 요인이기도 하다. 신문판매점 입장에서도 '부수강매'는 또다른 메리트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각 지역의 신문판매점이 신문사로부터 일정양의 신문을 매입해 해당 지역의 광고를 삽입하여 판매하는 삽지형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삽지형 광고의 단가는 신문사로부터 매입하는 부수에 따라 연동되므로 신문판매점 입장에서는 실제 판매부수보다 더 많은 양의 신문을 매입해 광고단가를 올리는 것이 실제 신문을 판매해 얻는 수익보다 높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수년사이에 인터넷 등 새로운 홍보수단의 발달 등으로 인해 삽지형 광고 수요가 급락하면서 더이상 이같은 영업형태를 유지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이기 시작했다. 즉, 신문판매점이 허수로 매입한 신문에 대한 처리비용을 삽지형광고 수익으로 보충할 수 없게 된 셈이다.

하지만 광고주도 바보가 아니다. 광고주들도 이미 신문 광고 선전효과가 부풀려져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다. 이렇듯 부수강매의 실태가 만천하에 공개됨에 따라 신문사도 신문판매점과 마찬가지로 더이상 인쇄비와 종이대 등 비용만 들어가는 부수강매를 더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부수강매'의 감소분이 신문발행부수에 영향을 끼친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지난 십수년간의 발행부수감소세가 오로지 '부수강매'로 인한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실제 종이신문 이탈 현상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신문발행부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1997년으로 약 5376만부였다. 19년만에 1000만부가 넘게 사라진 셈이다. 

실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7일 "닛케이 전자판 유료회원 50만명, 20대 독자가 견인"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2016년에 닛케이 전자판의 유료회원 가입자 중 20대가 4만명이 넘는 34%를 차지했다는 내용이다. 사회에 갓 진출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전자판 구독계약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얘기는 바꿔 말하자면 젊은층을 중심으로 종이신문 이탈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이야기와 같다.

이 기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타임즈의 유료회원 155만명,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유료회원 96만명 등 현재의 신문형태는 디지털이 대세임에 틀림없다.

이와같이 종이신문 구독자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유료회원이 늘기만 한다면 신문발행부수가 줄어들어도 문제가 될 것은 없다. 하지만, 종이신문의 광고요금과 디지털판의 광고요금은 전양지차다. 종이신문이 줄어들어 광고수입이 떨어지면 디지털판의 구독료가 아무리 높아진다 하더라도 그 폭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디지털화가 진행됨에 따라 신문사 경영은 더욱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신문판매수익과 광고수입 두축을 기반으로 언론사로서의 독립성을 유지해왔던 일본 신문사들이 디지털화라는 예기치 못한 장벽(?)을 마주한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하루빨리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자칫 존폐 위기로 까지 번질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임에 틀림없다. 일본의 신문사가 매년 줄어만 가는 신문발행부수를 '디지털화는 대세'라며 한가로이 쳐다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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