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2018년 iPhone에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채용 공식 결정

삼성, 연간 2억개 패널 생산 능력과 높은 기술력 바탕으로 시장 주도
LG, 10조 규모 OLED 공장 증설…중소형 OLED 패널 공급체계 구축
샤프, 폭스콘 산하에서 애플 OLED 패널 공급 실현 목표로 투자 확대
재팬디스플레이, 2018년 대량 생산 체제 구축…JPLED와 연계 강화

중소형 OLED 패널 시대의 막이 올랐다. 스마트 폰의 절대강자 애플이 지난해 가을 주력 제품인 'iPhone'에 OLED 패널 채용을 각 부품업체에 공식 통보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패널 · 재료 · 장치 각 메이커의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2014년 아이폰 총 판매량은 1억9000만대. 여기에 OLED 디스플레이가 모두 탑재되면 그간 삼성 갤럭시폰이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중소형 OLED 시장은 2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IH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전 세계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의 95.8%를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2.7%)와 소니(0.6%)가 뒤를 이었지만 격차가 워낙 크다. 중소형 OLED 패널 수요 대부분을 삼성전자 제품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인 것은 LG다. 그동안 아이폰용 LCD패널을 납품하던 LG는 2015 년 11월에 10조원 규모의 OLED 패널 생산공장 증설에 나섰다. 이를 통해 TV등에 사용되는 대형 OLED 패널은 물론 중소형 OLED 패널까지 전방위로 공급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중소형 OLED는 삼성이 일찌감치 주력해왔다는 점에서 LG보다 기술력이나 가격경쟁력이 더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경영악화로 선행 투자가 부실했던 샤프는 대만의 폭스콘 그룹과의 인수협상이 마무리 되는대로 OLED 생산에 총 2조원 규모를 투입할 예정이다. 2017년 중반까지 프로토 타입 라인을 시작으로 2018년 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에는 5.5인치 패널 월 생산 대수를 1,000만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LCD TV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카메야마공장을 OLED 패널의 주생산 거점으로 삼아 연구 개발에서 프로토 타입 양산라인을 갖출 계획인 샤프는 폭스콘 그룹의 비원이었던 애플의 패널공급 실현에 적극적이다. 최종 인수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지만 풍부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 폭스콘 그룹 산하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편, 독자생존을 목표로 하는 재팬디스플레이(JDI)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LCD는 이미 각 부품별로 기술 표준화가 이뤄져 투자금만 있으면 누구나 이를 생산할 수 있는데 반해 OLED는 부품부터 패널 양산까지 개별 디스플레이 업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자체 기술력이 없으면 OLED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어렵다.

영업적자를 감수해서라도 OLED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재팬디스플레이는 이르면 올해 또는 2017년부터 모바라 공장에 4.5세대, 6세대 OLED 투자를 시작해 오는 2018년부터는 대량 양산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재팬디스플레이는 소니와 파나소닉의 OLED 부문이 통합된 JPLED와의 연계도 적극적이다. 하지만, 애플용 LCD 패널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LCD패널 수요가 감소하면 중장기적으로 생산가동률이 떨어질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OLED 패널은 삼성전자가 자사 브랜드인 갤럭시를 위해 10년전부터 양산을 계속하고 있어 스마트폰으로 환산하면 연간 2억대 분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애플은 당초 2018년 발매 모델에 경쟁사인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는 형태를 취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것을 2017년으로 앞당길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채용되면 양사의 관계가 더욱 깊어져 후발 주자의 설자리가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의 경우 스마트폰은 피처폰 시절인 2009년부터, 스마트시계는 2013년, 태블릿PC는 2014년부터 OLED를 탑재했다. 최신 스마트폰 제품에도 LCD 디스플레이만을 적용해온 애플, LG전자보다 훨씬 앞선 행보였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기대를 모으는 플렉시블 OLED의 전 기술인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를 갤럭시S6 엣지에 처음으로 탑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의 2020년 출하량은 2015년 대비 약 3배 늘어난 7억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기기들도 애플을 따라 OLED 패널 탑재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증설 경쟁에 합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4분기부터 탕정 6세대 OLED 라인에 생산설비를 대대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OLED는 한국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현재까지 주도권을 쥐고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다. 하지만, 캐논, 도쿄일렉트론이 생산하는 OLED의 제조장비와 대일본인쇄, 후지테크놀로지가 공급하는 증착마스크 등의 부품소재 분야는 여전히 일본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소니 등 일본 전자기업이 선도해 연구개발을 지속해온 성과가 재료와 장비 메이커에 축척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 시대.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LG와 재료와 장비분야의 우위를 무기삼아 이를 쫓는 일본 기업들 이제 전쟁은 막 시작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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