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그룹 회장(가운데)이 17일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광주 붕괴 사고와 관련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상원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가운데)이 17일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광주 붕괴 사고와 관련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상원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시간 이후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17일 오전 10시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회장 취임 후 23년 동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지키고자 했으나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976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개발로 시작해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면서도 "최근 광주에서 두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철거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숨지거나 다쳤고 다시 지난 11일 시공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아파트 안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마저도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재차 사죄했다.

또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조작업 진행과 관련해선 "현재 광주시를 비롯한 관련 정부기관들과 힘을 합쳐 사고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자 가족에게 피해를 보상함은 물론 입주 예정자, 이해관계자들에게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의 안전 관리에 대해 정 회장은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외부기관의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과 품질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또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은 10년까지다.

사퇴 후 거취에 대해 정 회장은 "지금 단계에선 고객들과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며 “향후 역할에 대해선 심사숙고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사퇴가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질문엔 "회피성 사퇴로 책임을 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선 원인 규명과 구조를 통해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가장 급하다"고 해명했다.

구체적인 대책과 관련해선 "사고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원인을 찾는 과정을 모두 밝힐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 전문가와 상의해 만약 화정 아이파크 철거 후 재시공이 필요하다면 그 부분도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건물 일부가 붕괴하면서 1명이 다치고 공사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으며 남은 5명을 찾기 위한 구조 활동이 진행 중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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