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국제유가 하락 중 임의 종목 변경으로 피해"
삼성자산운용 "국제유가 하락 중 상장폐지 막고자"

삼성자산운용이 투자상품과 관련된 집단소송에 피소될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 'KODEX WTI(서부 텍사스 중질유) 원유선물' 투자자들이 최근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상품 손실에 따른 집단대응을 준비 중이다. 현재 카페에 가입한 인원은 7000여명으로 4700여명은 이미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해당 상품은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원유의 가격 변동에 따라 손익이 좌우된다. 투자자들은 삼성자산운용이 국제유가하락이 이어지는 중 임의로 상품의 구성종목을 변경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6월분 WTI 선물로 구성됐던 펀드의 종목을 지난 22일 밤 7, 8, 9월물로 대폭 교체하고 23일 오전 이 사실을 공지했다. ETF운용에서 월물 변경, 일명 롤오버는 기본적으로 이뤄지는 일이다. 원유선물은 매월 만기가 도래하므로 이를 연장하기 위해서다.

다만 ‘KODEX WTI 원유선물’의 투자 유의사항에 따르면 해당 ETF의 롤오버는 매월 5~9영입일인 5일 동안 이뤄지도록 규정됐다. 월물의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근월물을 차근원물로 교체하는 시스템이다.

투자자들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삼성자산운용이 이 같은 룰을 무시하고 롤오버 기간이 아닌 날짜에 종목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특히 6월물의 상승을 염두에 두고 있던 투자자들은 회사가 변경조치로 인해 상대적 손실을 입었다고 토로한다.

해당 사안은 모두 6차례에 걸쳐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르기도 했다. 이 중 ‘삼성자산운용 KODEX 원유선물 wti(H)의 임의적인 종목구성변경으로 인한 피해’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1만여 명의 청원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투자의 종목, 기간을 선택하고 들어온 주주들의 동의 없이 투자물의 변경을 임의로 강행함으로써 당초 약속한 투자종목과 투자물의 기간을 어기고 멋대로 운영하게 된 상황”이라고 이번 사안을 설명했다.

이어 청원인은 “원유가격 상승이 추후 일어나게 되더라도 원래대로라면 회복할 수 있는 손실을 더 이상 회복할 수 없게끔 임의적으로 투자물의 구성을 변경한 것은 심각한 문제로 판단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삼성자산운용측에서는 그러나 WTI 원유선물의 월물 구성변경은 불가피했다고 말한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아직 소장 등 구체적인 절차에 들어가지 않아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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