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새 금융사 제재금 120% 늘었지만…징계는 여전히 '솜방망이'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금융회사에 부과한 과태료‧과징금이 최근 2년새 12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제재와 임직원 징계조치 건수도 각각 20%, 33%로 늘면서 금융사에 대한 제재가 강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징계가 직무정지나 해임 등이 아닌 주의·견책 등 경징계에 그쳐 금감원의 칼날이 무뎌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금감원의 제재 조치가 완료된 금융사 중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218곳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금감원이 지난해 금융사에 내린 과징금과 과태료는 총 344억7300만원이었다. 이는 2년전인 2017년보다 189억7200만원(122.4%) 증가한 액수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지난해 88억42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전체 15개 업권에서 25.6%를 차지했다. 

이어 △증권사(86억4900만원) △저축은행(83억2500만원) △생명보험(48억5500만원) △투자자문사(16억3000만원) △자산운용(8억4700만원) △신기술금융사(5억5200만원) △손해보험(4억1200만원) △할부금융사(2억5700만원) △카드사(8500만원) △종합금융사(2000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선물사와 부동산신탁, 금융지주, 리스사는 부과받은 과징금·과태료가 없었다.

과징금·과태료 증가액도 은행이 가장 컸다. 2017년 3억4400만원에서 2019년에는 무려 84억9800만원이나 늘었다. 다음으로 △저축은행(82억6700만원) △증권사(42억9700만원) △투자자문사(16억3000만원) △자산운용(7억19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할부금융사와 리스사는 각각 5억5700만원, 3500만원 줄었다.

기업별로는 참저축은행이 지난해 48억800만원의 과징금·과태료 처분을 받아 제재가 없던 2017년 대비 가장 많이 뛰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33억5100만원으로 2017년(1억3800만원)보다 32억1300만원 늘었다.

제재 건수 역시 지난해 총 310건으로 2년 전 259건보다 51건(19.7%) 늘었다. 임직원의 견책‧정직‧해임권고 등 신분상 주요 제재 조치 건수(286건)도 2017년(215건) 대비 71건(33.0%)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저축은행이 76건으로 2017년(17건)보다 59건 증가했고, 은행(67건)과 자산운용(37건)은 각각 53건, 23건 늘었다. 

그러나 가장 낮은 징계 수준인 '주의‧주의적경고‧견책'이 228건으로 2017년(163건) 대비 무려 65건이나 증가해 금감원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반해 '문책경고 및 감봉‧과태료(39건)'는 2017년(45건)보다 오히려 6건 줄었다. 고강도 조치인 '직무정지‧정직‧업무정지(12건)'와 '해임권고‧요구‧면직(7건)'도 6건씩 늘어나는데 그쳤다.

한편 외부감사 대상 기준은 △주권상장법인 및 해당 또는 다음 사업연도에 주권상장법인이 되려는 주식회사 △직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이 500억원 이상인 회사 △직전 사업연도 말의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인 회사 △업권별로 개별금융법에 따른 외부감사 대상 등이다. 

다만 직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 120억원, 부채총액 70억원, 매출액 100억원, 종업원 100명 미만 중 3개 이상을 충족하는 기업은 해당하지 않는다. [프레스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