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 기자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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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던 철강업계가 중국발 호재로 반등을 노린다.

글로벌 물가 상승으로 철강업체들의 판매 가격 인상이 점쳐지고 대대적인 중국 정부 경기부양책으로 건설용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활짝 웃기엔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중국의 시황회복이 국내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되며 중국의 본격적인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분이 오히려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해 지난해 11월 주택 구입자 대출규제 완화, 건설업 금융지원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대규모 정책 패키지를 제시했다. 올해 예상되는 철강제품 수요는 9억8527만톤으로 지난해 대비 1.4%가량 늘어난 수치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시장이자 건설 시장이다. 중국이 건설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다. 지난달부터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면서 본격적인 경기 부양 정책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철강 경기가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달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 '양회' 이후 추가적인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적자나 영업이익 하락세를 겪은 철강업체들 입장에서는 반등을 노릴 기회인 셈이다.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공장 침수 피해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했다. 하나증권이 예측한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9조3000억원, 영업손실은 4253억원이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4분기 5조98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809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예측한 동국제강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0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1% 감소했다.

중국 발 경기 부양 기대감에 철강 산업의 기초인 철광석 가격과 열연강판 가격도 상승 중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7일 기준 122.26달러다. 지난해 11월엔 82.42달러로 약 세달만에 50%가까이 상승했다. 중국산 열연강판 가격은 이달 선적분 기준 톤당 670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1월엔 약 톤당 530달러였다.

철광석과 영열강판 가격이 상승하면 철강업체들도 제품의 판매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과 원재료가격 상승분 반영을 위한 공격적인 가격 인상 정책으로 전세계 철강 가격이 강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담한 철강업계 "원자재 수요 판매 즉각 반영 어렵다… 반등 신호 NO"

다만 철강업계에선 아직까지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철광석과 열연강판 등 원자재 가격 오름세를 제품 판매가격에 온전히 반영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 업체나 조선업체 등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어려운 상황에서 철강제품 가격 인상에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크다.

매출원가비율이 90%에 달하는 철강업 구조 상 즉각적인 판매가 반영이 어려워질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열연강판과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면서 철강 제조사들도 제품 가격을 올리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철강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산업들도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철광석, 열연강판뿐만 아니라 전기료와 가스비, LNG 가격 등 원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의 가격이 모두 오르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는 아직까지 힘들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기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철강 제품 수요가 높아져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는 있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선 시일이 걸린다는 반응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시황에 따라 철강 제품에 대한 수급, 수요가 바뀌면 국내 시장과 업체들에게 영향을 주기까지 최소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 제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중국의 수요가 상승함에 따라 전체적인 가격이 상승해 수익성이 개선될 수는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중국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걸기엔 이르다"고 진단했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리오프닝이 얼마나 많은 철강 제품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철강 제품의 가격 하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리스크는 상쇄되기 때문에 호재라고 볼 수는 있지만 반등의 신호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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