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사업 회사 나눠 지주사 체제로 전환
"윤석민 회장 지배력 강화, 재도약 발판 수단"

태영그룹에 변화의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지주사 전환에 이어 2세 경영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회사인 티와이홀딩스를 신설하기로 했다. 분할 후 존속회사의 상호는 그대로 태영건설이며, 사업회사로 운영할 계획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은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지주사격인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를 분리하는 작업이다"며 "건설을 비롯한 사업부문은 태영건설에 남기고 나머지 투자사업과 자회사, 피투자회사 지분관리 등은 티와이홀딩스에 편입한다"고 밝혔다. 

티와이홀딩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지배구조는 티와이홀딩스 아래 태영건설, TSK 워터, SBS 미디어홀딩스, 태영인더스트리, 블루원 등을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두는 형태다. 

분할기일은 오는 6월30일로 예정돼 있으며 존속회사와 신설회사간 분할 비율은 약 51대 49다. 다만 건설 중인 대부분의 자산은 사업회사에 남게 되는 만큼 태영건설의 몸집은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분할 이후 태영건설의 총 자산은 2조2786억원이며, 부채비율은 319% 수준이다. 신설법인인 티와이홀딩스의 총 자산은 5195억원으며, 부채비율은 2%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면 최대주주인 윤석민 회장의 지분율도 대폭 오르면서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윤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태영건설 지분율은 27.1%로, 분할 후에는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27.1%씩 갖게 된다. 사업회사 지분을 투자회사에 현물출자하고, 투자회사 지분율을 올리는 수순에 따른 예측이다.

현재 태영건설에서 윤 회장을 포함한 특수 관계인 지분율은 38.3%에 이른다. 그러나 내년부터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재단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면서 실질적 지분율은 30.8%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윤 회장 입장에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지분율 요건인 33%를 확보하지 못해 경영권 방어가 힘들어질 수 있다. 반면 머스트자산운용 15.2%, 국민연금공단 11.1%, 한국투자신탁운용 6.4% 등 주요 투자자들의 지분은 32.7%에 이른다.

윤 회장은 지주사 전환에 이어 2세 경영에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3월 아버지 윤세영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회장에 선임됐다. 지주사 체제 전환은 경영권을 강화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반대하는 SBS 노조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노조측은 지주사 전환 이후의 SBS의 미래 성장 가능성과 사업기회, 방송 독립성과 자율성, 소유와 경영 분리에 대한 대국민 약속 파기 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도 노조가 지적하는 부분이다.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SBS의 모든 자회사가 관련 규제 대상이 된될 수 있으며, 자회사들이 매각되거나 투자유치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TSK코퍼레이션 기업공개 등으로 그룹 자산 규모가 커지는 것도 이슈 중 하나이다. 태영그룹이 향후 자산 규모 10조원을 넘겨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되면 방송법에 따라 지상파 방송의 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게 된다.

태영그룹 자산은 2018년 말 기준 8조3000억원 수준인데 계열사를 상장하고 사업이 확장되면 수년 안에 1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될 경우 태영그룹이 향후 SBS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한다. 매각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부여하게 되면 SBS의 운영 방향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