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회장 '2선으로'…편법승계 등 오너리스크 해소할 듯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호반건설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기업공개(IPO)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9일(등기일 12월 20일) 호반건설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이날 박철희 호반건설 사장도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신 최승남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동안 호반그룹은 이들 3인 체제로 운영돼 왔으나 김 회장의 퇴임으로 최승남 부회장과 송종민 대표이사 2인 체제로 변경된 셈이다. 다만 김 회장의 사내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며 간접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호반그룹 사내이사도 최승남 부회장, 김상열 회장, 송종민 대표이사 외에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부사장 등 4명으로 바뀌었다. 김 회장이 호반건설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이유는 IPO에 필요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호반건설이 상장을 추진해 온 것은 2018년 하반기부터이지만 대내외적인 이유로 여러 차례 연기된 바 있다. 김 회장이 1996년 설립한 호반건설의 지분 76.9%는 오너 일가의 소유이다. 지난 2017년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했다가 무산됐으며, 기업공개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이 시기의 일이다.

호반건설이 대기업 못지않은 시공능력과 자금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세간의 평도 상장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애초에 대우건설 인수 역시 ‘푸르지오’로 대표되는 대우건설의 브랜드를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들어 있었다고 업계에서는 말한다.

호반건설의 상장이 성사된다면 기업 인지도가 높아지는 한편 공모자금 등을 활용해 인수합병(M&A)에 나설 여력도 커지게 된다. 상장을 위한 전초전으로 호반건설은 2018년 10월 호반의 인수합병을 결정했다. 합병의 시너지 합병법인의 시공능력 평가 순위는 국내 건설사 중 10위 안에 들게 됐다.

호반그룹이 총괄부회장에 최승남 호반호텔&리조트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호반건설 대표를 함께 맡긴 것도 상장 계획의 연장선상에 있다. 2018년 10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대신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 작업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호반건설은 최근 편법승계,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을 받아 왔으며, 이는 IPO에 있어 큰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2018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공시대상 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 분석’에서 호반건설은 60개 공시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사익편취 규제 대상회사가 16개로 중흥건설(35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IPO에 성공한다면 기업 경영의 상당부분이 공개되므로 세간의 의혹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올 상반개 중 예비심사 청구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장을 위해서는 아직 남은 과제가 남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호반건설은 광주광역시 민간공원 특례사업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하고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8일 검찰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이용섭 광주시장의 친동생과 광주시 정종제 부시장 등 4명의 공무원을 재판에 넘겼다. 앞서 지난해 4월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018년 12월 광주 서구 중앙공원 1지구 우선협상대상자가 광주도시 공사에서 한양건설로, 2지구는 금호건설에서 호반건설로 변경된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가 있었는지 밝혀 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조치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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