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MZ세대의 아이폰 선호, 갤럭시S24 흥행이 판도 바꿀까
MZ의 아이폰 선택, 세대 간 연대의식과 소프트웨어 완성도 영향
갤럭시의 MZ세대 공략, 마케팅 전략보다 기기 완성도 집중해야

자료=한국갭갤럽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 기자
자료=한국갭갤럽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 기자

스마트폰 다음 시대는 AI폰이 될 것이라며 당차게 나선 삼성. 이번에야말로 'MZ는 아이폰'이라는 꼬리표를 떼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지난달 출시된 삼성 갤럭시S24 시리즈는 호평과 함께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출시 전부터 사전판매량 121만대를 기록하며 갤럭시 시리즈 중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출시 후 처음으로 애플보다 높은 고객만족도를 보이는 등 연신 홈런이다.

삼성의 이러한 약진이 애플의 국내 점유율 맹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까 주목되는 가운데, 갤럭시의 오랜 고민인 '아재폰' 이미지 탈피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통칭 'MZ'로 묶이는 10~20대 젊은 세대가 갤럭시를 외면한다는 이야기는 농담이 아닌 수치로 드러났다. 한국갤럽 조사로는 지난해 국내 18~29세의 65%가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32%인 갤럭시의 2배가 넘는다. MZ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화제가 되자 삼성전자 노태문 MX사업부장은 "갤럭시 제품이 연령대별로 선호도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인정하기도 했다.  

그들의 아이폰 사랑, 단순하지만은 않다

아이폰이 그간 호평받은 요소는 세련된 디자인과 카메라 성능이다. 그러나 두 요소는 이미 수준이 비슷해졌거나, 갤럭시가 넘어섰다. 아이폰은 한국에서 사용 불가능한 통화 녹음 기능, 비싼 액세서리 값, 문서 확인 어려움 등 이용자들의 불만도 많다. 과거처럼 아이폰이 디자인과 기술 부문에서 단독질주를 하지 않는데도, 젊은 세대의 아이폰 선호도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로는 '차별화'가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플의 차별화 전략은 문자 기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아이폰 사용자끼리 문자를 주고 받으면 메시지 창이 초록색으로 뜨고, 상대가 '非아이폰'일 경우는 파란색으로 보인다. 이모티콘 전송, 페이스타임 등 젊은 세대가 활발하게 이용하는 서비스도 아이폰끼리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이러한 서비스 정책이 미국에서 10대 청소년 간의 따돌림 문제로 불거지며 애플이 반독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아이폰은 아이메시지뿐만 아니라 기기 간 연동, 에어드랍 등으로 유저 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맞대는 것만으로 사진을 전송하고, 다수가 한 번에 페이스타임으로 대화한다. 이를 통해 또래 문화가 강한 젊은 세대는 아이폰이라는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연대의식과 더불어, 애플이 가진 소프트웨어 기술력도 핵심적인 강점이다. MZ세대도 '좋고 튼튼한' 스마트폰을 원한다. 단순히 감성적 이유만으로 100만원이 훌쩍 넘는 스마트폰을 사기란 쉽지 않다. 갤럭시는 삼성페이, 문서 작성, 통화녹음 등 업무와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많다. 그럼에도 소프트웨어 성능은 아이폰이 앞선다. 애플은 소프트웨어(iOS)와 하드웨어를 함께 만드는 반면, 삼성 갤럭시의 소프트웨어는 구글에 의존한다. 아이폰을 한 번이라도 사용한 고객이 자체 OS와 기기 간 편리한 이동 때문에 이른바 '충성고객'이 되는 까닭이다. 

친구가 되려면

위기감을 느낀 삼성은 'AI'라는 무기를 업고 반격에 나섰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온디바이스AI를 탑재해 △실시간 통역 기능 △서클 투 서치(AI 검색) 기능 △생성형 AI 사진 편집 기능 등을 제공한다. 하드웨어와 카메라 성능 또한 이전 시리즈보다 탄탄해졌다.

애플이 꾸준히 iOS 버전을 업데이트하며 안정적으로 기반을 다져가는 모습을 보여왔다면, 삼성은 '폴더블폰'에 이어 'AI폰'까지 선보이며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아이폰 시리즈가 출시될 때마다 '전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팽배하다면, 갤럭시는 매번 '신기하다'는 반응을 얻는다.

갤럭시S24에 탑재된 AI기반 기능들이 혁신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통역 기능은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통화하는 동시에 상대방 언어로 통역을 제공한다. 기본 문자 앱과 국내외 모바일 메신저 앱에서도 실시간 번역이 가능하다. '서클 투 서치' 기능은 웹 서핑이나 유튜브 동영상 시청 중 여러 앱을 오갈 필요 없이 동그라미만 그리면 AI가 궁금한 제품의 정보를 알려준다. 자동으로 그림자 제거, 피사체 옮기기 등을 지원하는 '생성형 편집' 기능 역시 SNS에 업로드할 사진의 편집을 수월하게 돕는다. 별도 앱 없이 이러한 기능들을 제공한단 점에서 갤럭시도 아이폰처럼 자신만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단 가능성이 보인다.  

삼성은 MZ를 정확히 저격하기 위해 팝업 스토어, 인기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케이스 등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웹툰 '마루는 강쥐', 영화 '해리포터',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등 실제 젊은 세대에게 인기 많은 케이스들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갤럭시가 꾸준하게 MZ의 주목을 끌려면, 그들이 향유하는 세대 문화를 공략하는 것만이 답은 아닐 테다.  

소비자의 심리는 마케팅에 움직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지갑은 가격과 디자인, 기능을 모두 고려한 후 열린다. 갤럭시S24의 현재 인기도 다름 아닌 기기 성능이 '좋아서'다. 지금의 기세를 이어 그토록 원하던 MZ의 친구가 되는 방법 또한 성능이 뛰어난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것이 첫번째다. MZ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에는 소프트웨어 성능부터 브랜드 이미지, 심리적 요인 등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지만, 기초 체력이 다져져야 해결 가능하다. 지금처럼 아이폰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상황에서, 삼성은 '선택과 집중'의 화살을 단순히 MZ세대 심리가 아닌 갤럭시의 기능 자체에 둬야 할 때가 아닐까.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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