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소득근로자가 13년간 한푼도 않 쓰고 모아야"

"6억원에 산 아파트가 3년만에 1억원이 되었다"

이웃나라 일본의 이야기다

1989년 일본의 국토를 팔면 미국 국토를 4번 살 수 있다던 일본 부동산 가격의 '거품'
그 시작은 1985년에 미국과 일본이 합의한 엔화 평가절상안이다

"달러를 안정화시켜야 세계경제가 활성화된다"

'플라자합의' 1년만에 259엔에서 150엔이 된 1달러

'국제적'합의로 가만히 앉아서 1달러어치를 팔면 약 100엔의 손해를 보게 된 일본의 수출업체들
수출주도 일본경제에 드리워진 불황의 그림자

"경제를 살릴려면 돈을 풀어야 한다"

얼어붙은 돈의 흐름을 살리는 마법의 정책 '금리인하'
일본은행, 5%이던 기준금리를 단번에 2.5%로

기준금리가 떨어지자 너도나도 대출 경쟁에 뛰어든 일본의 은행들

"걱정마세요. 우리는 옆 은행보다 무조건 더 싼 금리로 대출해드릴께요"

낮은 금리를 이용, 돈을 빌리는 기업들

기업의 빌린돈이 향한 곳
가장 안전한 투자처 부동산
수요가 늘자 가격이 뛰기 시작하는 부동산

"도쿄의 땅값이 작년보다 3배 뛰었어요. 도쿄를 팔면 미국을 살 수 있답니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슬로건 '내집마련'

"지금 집사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겁니다. 담보 200%까지 해드릴께요"
"100년 만기대출 상품도 있습니다"

부동산 불패(不敗)의 믿음은 전 국민을 감싸고...

"서민들도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예요. 부동산 가격은 영원히 치솟을 겁니다"

정부·은행·건설업체·개인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빚더미 위의 부동산 가격

"거품은 절대 꺼져서는 않된다"

거품 유지를 위해 끊없이 정부가 내놓는 각종 완화책
대출금리 0.5% 거액의 주택 감세 분양가 대폭 세일

그리고 또 다른 카드 토목건설
계획에 없던 다리, 필요없는 도로, 비행기가 뜨지 않는 공항

1억이었던 부동산이 4억, 2억이었던 부동산이 8억
5년만에 4배나 오르는 부동산 가격

정부와 언론

"정상적인 가격이다. 절대 거품이 아니다"

계속적인 금리인하

"이럴때 집 안사는 사람이 바보죠. 지금 안사면 더 오를겁니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지는 거래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거야"

그러나...
너무 높은 가격
사라져버린 구매자
뚝 끊기는 거래

거품의 최정점
그 다음 단계 '붕괴'

1990년을 기점으로 붕괴하기 시작하는 거품

텅 빈 뉴타운
파산위기의 건설사
건설사에 돈을 빌려준 은행
은행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개인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본 정부는 막무가내식 경기부양책을 쏟아내지만...

백약이 무효. 한번 꺼진 거품은 다시는 부풀어 오르지 않는다

곤두박질치는 부동산 가격

반값이 된 집값
고스란히 남은 대출금
토목건설 때문에 계속 늘어나는 국채

그로부터 20년...일본인들에게 남은 것

부동산 필패(必敗)

"비정상적인 부동산 가격은 반드시 무너진다"

서울 아파트값 평균 5억5천만원
월급쟁이가 13년간 숨만 쉬며 모아야 살 수 있는 이 가격 '거품'일까 아닐까?

<디자인=김승종·글=이준 기자 / 이미지출처=Getty Image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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