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 기자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 기자

KT&G의 후진적인 IR(기업설명) 활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기업의 적정가치를 평가받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에게 경영활동 및 그와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KT&G의 실적발표는 절차 뿐만아니라 내용적 측면에서 한참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자본시장에서는 높은 주가가 형성돼야지만 기업이 추진하는 각종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최고 경영진(C레벨)이 해당 업무를 직접 수행하기도 한다. 즉, IR은 기업 투자유치 활동의 첫 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 받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최근 KT&G에 IR 관련 투명성 개선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국내외 지역별 매출을 비롯해 판매실적, 영업이익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라는 내용이다.  

유선규 FCP 상무는 "주주는 경영진을 평가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 받아야 하는 회사의 주인이다"면서 "KT&G의 IR은 투명성과는 거리가 멀다. 주주들이 참석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그간 필립모리스와의 비밀보장 조항을 이유로 전자담배(HNB) 실적을 숨겨왔다"며 "매출에서 디바이스와 스틱 판매 비중을 알 수가 없으니 분석 자체가 불가능하다. 회사의 비전을 보여줘도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KT&G의 IR 자료를 보면 궐련과 NGP(전자담배 등 차세대 담배)의 전체 매출 및 국내외 시장 점유율 등은 공개됐지만, 해외 권역별 매출을 비롯해 브랜드 품목별 매출, 전자담배 디바이스 매출을 따로 밝히지 않고 있다.

KT&G 측은 앞서 '릴 하이브리드 2.0' 출시 이후 압도적인 기기 시장 점유율에 힘입어 지난해 1분기 스틱 점유율 45.1%로 국내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11월 출시된 '릴 에이블'의 경우에도 출시 이후 스틱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 연간 스틱 판매량이 전년 대비 더 성장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굳이 디바이스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더라도 스틱 판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기 출시의 성공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미래 비전을 납득시키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상세한 매출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과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KT&G가 상장사로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다 상세한 공시가 바람직하지만 IR 의무 이행을 어겼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기기 매출의 경우 증권사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있는데 잘 이해되지 않는다. 스틱 판매가 확대됐기 때문에 기기 판매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평가했다. 

IR 규정상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공개하지 않은 부분이 불필요한 오해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먼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KT&G는 담배를 팔아 국민 건강을 해치는 기업이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담배 관련 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매력적인 주식이기도 하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IR이 주주가치 제고에 필수적일 뿐더러 기업의 미래 비전을 알리는 수단이다"고 조언했다. 

앞서 FCP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주당 1만원을 현금 배당 해야 한다는 안과 자기주식소각 권한을 추가해야 한다는 안건을 올렸지만 부결된 바 있다. 올해 KT&G의 현금배당액은 주당 5000원이다. 

KT&G 관계자는 "1999년 상장 이후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한 번도 주당 배당금을 내린적이 없다. 올해에는 약 59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면서 "또 약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포함, 현재 보다 확대된 신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해 하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