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공미정 넥슨재단 국장, 최연진 넥슨코리아 사회공헌팀 팀장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왼쪽부터)공미정 넥슨재단 국장, 최연진 넥슨코리아 사회공헌팀 팀장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ESG 경영이 기업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화두로 자리잡았다. 이중 사회(Social), 곧 사회공헌 활동은 더 중요한 가치로 변화하는 추세다. 흥미로운 것은 확장성이다. 다양한 기업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더 이색적이고 진화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기부를 넘어 이제는 새로운 콘텐츠로 재창조되고 있는 것이다. IT분야의 선두주자인 게임업계 역시 그 이름에 걸맞게 뉴버전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초점은 유아와 청소년, 청년들이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것에 맞춰져 있다. 코딩 교육 프로그램부터 장애인 e스포츠 대회, 이동식 놀이공원까지 각양각색으로 색깔을 입혔다. 
이에 <프레스맨>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들을 알아보고 이 중 한 사례를 선택해 활동의 배경부터 추진 상황, 결과까지 자세히 짚어봤다. 또 사회공헌 활동의 원동력이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기반, 그리고 유저들의 주 관심사인 '올해의 주요 신작'도 함께 살펴봤다. <편집자주>

"모든 아이들이 코딩을 잘할 수 없고 잘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접할 기회조차 없어 자신의 미래를 한정 짓고 꿈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나선 안된다."

넥슨이 디지털 교육 격차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프로그래밍, 코딩 교육 대중화에 발 벗고 나섰다. 의문점이 생겼다. 왜 많고 많은 사회공헌 활동 중 코딩일까.

<프레스맨>은 지난 23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공미정 넥슨재단 국장과 최연진 넥슨코리아 사회공헌팀 팀장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프로그래밍 교육 대중화 의미와 배경에 대해 들어봤다.

또 현재 넥슨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래밍 교육 활동의 양상과 목표까지 짚어봤다.

공미정 넥슨재단 국장은 "(코딩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교육의 한계로 지역이나 소득 수준에 따라 격차가 큰 코딩 교육 부문을 주목했고 이 것이 게임사로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였다"고 명쾌하게 답변했다.

공미정 넥슨재단 국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공미정 넥슨재단 국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넥슨재단은 계열사의 사회공헌 사업을 통합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지난 2018년 설립했다.

재단 설립 전에도 넥슨은 지난 2016년부터 '세상을 바꾸는 코딩'이라는 슬로건으로 청소년 코딩 대회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를 매년 개최해 왔다. 지금은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프로그래밍 언어도 모르는 기초 상태부터 심화과정까지 체계적인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재 프로그래밍 교육 대중화 사업은 넥슨의 대표 사회공헌 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된 상황이다.

최연진 팀장은 "재단 설립 이전부터 NYPC를 진행한 만큼 처음부터 초급과 중급, 고급을 나눠 체계적으로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NYPC 대상인 고등학생들은 대학 입시 때문에 프로그래밍에 진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어린 시기부터 프로그래밍을 접하는 것이 굉장히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연령대와 커리큘럼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IT 현장에서 코딩 교육이 앞으로 더 중요해지고 미래세대에는 대중화할 것이란 확신도 넥슨이 코딩을 대표 사회공헌으로 꼽은 이유다.

공미정 국장은 "현재 아이들이 중학생인데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코딩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크게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차산업이 확대되며 코딩 능력이 주요 기업들이 필수로 요구하는 요소가 되다 보니 사회로 진출하는 데 있어 일종의 언어 교육과 비슷해졌다”며 “10년 후에는 개인 사업을 전개한다고 가정하면 웹페이지를 만들거나 하는 작업은 외주를 주지 않고 스스로의 역량으로 직접 만들어나가는 상황이 보편화됐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키오스크 조작을 하지 못해 주문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이 많은 것처럼 프로그래밍이 보편화된 미래 사회에서는 코딩을 원활하게 활용하지 못하면 세대를 불문하고 일상, 사회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최연진 넥슨코리아 사회공헌팀 팀장이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최연진 넥슨코리아 사회공헌팀 팀장이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문제는 교육 격차다.

지난 2021년 기준 국가별 연간 정규 코딩 수업 시간은 영국 374시간, 중국 212시간, 일본 125시간이지만 한국은 51시간으로 주요국 중 최저 수준이다. 프로그래밍 사교육 기관 수는 수도권에 49곳이 몰려있지만 비수도권은 15곳에 불과했다. 프로그래밍 사교육 유무 조사에 따르면 사교육을 진행하는 학부모의 80%는 수도권에 거주했다.

공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실정인데 지역별, 가정별 학습 기회의 격차는 더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로 인해 미래 사회에 새로운 소외계층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우려다.

최연진 팀장은 과학고등학교와 수도권의 일반 고등학교, 도서산간 지역의 고등학교 근무를 모두 경험한 교사가 전해준 교육 격차 상황에 대해 말했다.

과학고등학교에서는 코딩을 누구나 해야 하는 것으로 취급했으나 지방의 고등학교에서는 프로그래밍이라는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며 새롭게 중요성이 부각되는 교육 분야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학생의 장래 희망이나 진로가 스스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최 팀장은 "태어난 지역 때문에 접할 기회가 없어 꿈이 스스로 제한되는 것은 너무나도 억울한 상황"이라며 "넥슨은 새로운 꿈을 만들 수 있는 그 접점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하이파이브 챌린지' 수업 모습. 사진=넥슨 제공
'하이파이브 챌린지' 수업 모습. 사진=넥슨 제공

◆지방 어린이들 위한 '하이파이브 챌린지'… 프로그래밍 기본 사고력 키운다

넥슨의 프로그래밍 대중화 첫 단계는 지방 아이들의 컴퓨팅 사고력 함양을 위한 교육 프로젝트 '하이파이브 챌린지'로부터 시작한다.

하이파이브 챌린지는 어린이의 창의력 증진과 문제 해결 능력 강화를 위해 개발된 '노블 엔지니어링'과 아이들에게 친숙한 '브릭' 놀이를 결합한 신개념 놀이 교육이다. 노블 엔지니어링은 동화와 소설 등 책 속에서 주인공이 직면한 문제를 구조물 제작, 코딩 등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의 문제 해결 능력과 코딩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 개념이다.

공미정 국장은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를 예로 들자면 과거에는 벽돌집을 짓는 것만이 정답이었다"며 "노블 엔지니어링은 '나라면 어떻게 창의적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동료들과 협의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필요한 구조물을 코딩 등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보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물이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는지 스스로 공부하면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접근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며 "이는 프로그래밍을 대할 때 가져야 할 기본 사고력을 어릴 때부터 배양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넥슨과 교육 프로그램을 고안한 초등컴퓨팅교사협회는 지난해 9월 전라남도 교육청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도 내 지리적, 사회적으로 소외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하이파이브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에 필요한 브릭과 교재 지급, 교사 연수를 지원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초등학생 1만명 이상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공미정 국장은 "전라남도와의 협약 체결 이후 여러 교육청에서 문의가 왔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상반기에 총 세곳의 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식 론칭을 준비 중인 무료 코딩 교육 플랫폼 '비코'. 사진=넥슨 제공
올해 정식 론칭을 준비 중인 무료 코딩 교육 플랫폼 '비코'. 사진=넥슨 제공

◆무료 코딩 교육 통합 플랫폼 '비코'로 공교육 코딩 수업 혁명 꿈꾸다

어린이 이후엔 청소년이다. 넥슨과 넥슨재단은 프로그래밍의 기초부터 심화까지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비브라스코리아와 함께 무료 코딩 교육 통합 플랫폼 'BIKO(비코)' 정식 론칭을 준비 중이다.

현재는 비코의 베타 버전이 오픈됐다. 베타 버전은 텍스트 코딩 지식 없이 컴퓨팅 사고력만으로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시뮬레이션 문제부터 텍스트 코딩이 필요한 상위권 문제까지 총 100개의 다양한 유형과 난이도별 문제를 담았다.

프로그래밍 저변확대를 위해 비코를 공교육에서도 온라인 학습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클래스' 기능을 준비 중이다.

최연진 팀장은 "코딩 교육에 준비가 되지 않은 학교들은 정규 수업시간이라도 전문 교사가 아닌 타 과목의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교육에서 비코를 교사와 학생들이 교류하며 조금 더 전문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클래스 기능을 올해 안으로 론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클래스를 교사가 개설하면 반 아이들이 거기에 참여하고 하나의 그룹을 형성할 수 있다"며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들을 수준에 맞게 묶어서 문제지를 만들거나 클래스 내에서 학생들이 문제를 풀고 교사들이 설명하는 등 하나의 총체적인 교육 시스템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현재 개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해 열린 'NYPC' 현장 전경. 사진=넥슨 제공
지난해 열린 'NYPC' 현장 전경. 사진=넥슨 제공

◆"코딩에 관심 없더라도 흥미 끌 수 있게"… 게임 IP 활용한 국내 최초 청소년 코딩 콘테스트 'NYPC'

지난 2016년부터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코딩 경험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매년 NYPC를 개최하고 있다. 청소년 대상 코딩 대회를 개최한 것은 국내에서 넥슨이 처음이다.

최연진 팀장은 "게임회사로서 프로그래밍 역량은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며 "자연스럽게 국내에도 훌륭한 프로그래머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코딩 교육은 현재 대학 입시에서 꼭 필요한 것도 아니며 교과서로 딱딱하게 배우기에도 어려워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며 "게임이라는 자원으로 IP를 활용해 코딩을 특색 있고 재밌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바람의 나라' 등 IP를 활용해 창의적인 문제를 만들었다.

지난 2020년 '바람의 나라' IP를 활용한 'NYPC' 시뮬레이터 문제. 사진=넥슨 제공
지난 2020년 '바람의 나라' IP를 활용한 'NYPC' 시뮬레이터 문제. 사진=넥슨 제공

지난 2020년엔 바람의 나라에서 등장하는 '다람쥐'와 아이템 '도토리'를 이용해 도토리를 최대한 많이 먹으면서 사냥터를 빠져나갈 수 있는 경로를 구하는 시뮬레이터 문제를 구현했다.

코딩을 모르더라도 1단계의 경우 난이도가 쉽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6단계 이상부터는 난이도가 상승해 코딩을 이용하지 않으면 풀기 어려워진다. 코딩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도 문제를 풀기 위해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최연진 팀장은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거의 모든 게임 IP를 문제에 활용하고 있다"며 "정식 출시가 되지 않은 게임도 양해를 구하고 제작에 사용할 정도로 독특하고 흥미를 끌 수 있는 문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5000명 이상이 현장 콘테스트에 참석했으며 대회와 관련해 만든 메타버스 채널에는 1만5000명 이상이 방문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방향성도 짚었다. 프로그래밍 교육처럼 생소할 수 있는 사회 문제를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꾸준히 역량을 집중해 공헌 사업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공미정 국장은 "우리의 강점은 게임이라는 콘텐츠와 그것을 구현하는 기술력"이라며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발굴하고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팀장은 "넥슨이 전개하는 사회공헌 사업의 특징은 꾸준함"이라며 "생소한 주제를 처음에 발굴한 뒤 그 문제가 잊히지 않도록 진정성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