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 디자인=김승종기자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 디자인=김승종기자

안현호 사장이 이끄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무인기를 통해 항공과 방산 분야 새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미 UAM 개발에 필요한 전체 기술의 70%를 보유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국내 비행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1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는 UAM 시장에서 비행체 기술 개발에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 시장 선도에 나설 방침이다. 

에어택시로 불리는 UAM은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로 교통 혼잡과 탄소 배출을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UAM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3220억달러, 2040년 1조4747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도 오는 2025년까지 UAM 국내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0년 국토부를 중심으로 민간협의체 'UAM 팀 코리아'를 설립했다.

UAM 비행체 기술 개발 분야에서 가장 돋보이는 곳은 단연 KAI다. 

안현호 사장은 지난해 4월 기자 간담회에서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히겠다"며 "국내 다수 기업이 UAM 시장에 진입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미 진입한 곳은 KAI, 우리 하나뿐이다"라고 단언했다.

KAI 관계자는 “UAM 진출을 선언한 기업들이 많지만 고정익·회전익 비행체를 모두 만든 경험은 KAI 밖에 없어 비교할 수가 없다”라며 “타사들은 해외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기술들을 제휴할 수는 있지만 향후 공공기관이나 군용 UAM이 등장한다면 국산화율이 선택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KAI만이 UAM시장에서 가장 적합한 기술들을 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UAM 상용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준 선점이다. UAM은 동력장치와 이착륙 등 주요 기능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기종이 존재하는데 KAI는 본격적인 상용화 이전 표준 기종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UAM 표준 선점을 위해 전기 분산추진, 소음 등 핵심 요소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오는 2029년까지 독자 모델도 개발할 계획이다.

KAI의 본업인 방산과 관련 깊은 무인기 사업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3월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과 업무협약을 맺고 유무인복합체계 사업 현실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유무인복합체계는 전투헬기 조종사가 헬기를 몰고 직접 전투하는 동안 헬기가 발사한 무인기가 개별적으로 전투를 진행하는 방식의 기술이다. 실현된다면 공상과학 소설에서 볼 법한 전투방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지난해 10월엔 방위사업청과 '헬기-무인기 연동체계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에 무인기 조종, 통제 장비와 수신 안테나를 장착하고 헬기와 무인기간 연동체계를 실증한다. 오는 12월까지 사업을 진행하며 계약 규모는 약 40억원이다.

자체적으로도 육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군단급 무인기인 RQ-101(송골매) 개발에 참여했으며 후속모델인 차기 군단급 무인기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차기 군단급 무인기는 RQ-101보다 감시, 정찰 능력이 훨씬 강화될 것으로 KAI 측은 기대했다.

미래 항공과 우주기술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한 100여명 규모의 인재확보도 이뤄졌다. 지난해 9월 UAM, 유무인복합체계, 시뮬레이션 등 미래사업 추진을 위한 27개 분야에서 연구직 채용을 진행했다.

본업인 비행체 제작업 분야에서도 해외 수출 호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보잉의 B787 드림라이너 항공기에 구조물 공급계약을 맺고 24종의 부품과 조립체를 제작해 납품하기로 했다. 사업기간은 내년 1월부터 오는 2027년이며 계약 규모는 1204억원에 이른다. 같은달 이라크 공군에 수출했던 T-50IQ의 정비와 군수지원, 군수품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조종사와 정비사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도 지원하기로 했다.

슬로바키아 국영 방산기업 LOTN과도 FA-50 수출을 위한 산업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슬로바키아는 노후 고등훈련기 L-39의 교체를 검토 중이며 FA-50을 유력한 후보기종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슬로바키아 국방부 대표단이 KAI 본사 항공기 생산시설 견학과 FA-50 시승을 진행한 바 있다. 수출에 성공한다면 국산 항공기가 유럽연합 국가에 수출되는 첫 사례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감소 구간이 끝나고 올해부터 항공제조산업 회복 등에 힘입어 수주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 가시성이 높은 프로젝트가 많고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이 재개됨에 따라 기체부품 사업 수주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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