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원ㆍ정대현 부자 횡령 이어 뇌물, 탈세, 비자금 로비, 중소기업 위장 운영 등

삼표그룹(회장 정도원)이 뇌물, 탈세, 횡령, 비자금 로비, 중소기업 위장 운영 등 수많은 비리를 집약해 탐욕스러운 몸집 부풀리기에 여념이 없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그간의 로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며 '철피아(철도+마피아)'의 중심에 삼표가 지목되기도 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심지어 삼표 오너일가는 화려한 혼맥을 이용해 '도 넘은 일감몰아주기 행위'를 떳떳하게 선보여 업계 사이에서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에서는 삼표그룹의 철도 분야 자회사인 삼표이엔씨가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에게 뇌물을 바친 사실을 밝혔다.

   
▲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 ©삼표그룹 홈페이지

이에 조 의원은 징역 5년과 벌금 6,000만 원, 추징금 1억6,000만 원을 선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뇌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정 회장과 아들인 정대현 전무가 회삿돈을 일부 횡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가중됐다.

또한 삼표 측은 철도부품 납품 과정에서 거액의 회사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고 일부를 시설공단 간부들에게 뇌물로 제공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삼표이앤씨는 1980년에 출범해 현재 국내 전체 철도궤도용품 시장의 20%를 장악할 정도로 급성장을 이뤘다.

경부고속철도, 호남고속철도, 서울지하철 9호선, 부산ㆍ대구지하철 등 굵직한 관급공사를 잇따라 도맡으며 몸집을 부풀린 것.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표의 추악한 로비 없이는 그만큼의 관급공사를 수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정 회장의 로비 능력은 이미 업계에서도 유명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삼표 관계자는 "당시 철도시설공단에서 공사를 발주하기 위해 있었던 일"이라며 "관련된 전ㆍ현직 임원들은 재판 중에 있다"고 말했다.

오너일가의 '도덕적 해이' 릴레이…횡령, 일감몰아주기, 세금 탈루 등등

삼표 오너일가의 도덕적 해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렇게 몸집을 키운 삼표는 일감몰아주기로 들끓는 논란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삼표의 일감몰아주기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삼표그룹 장녀인 지선 씨와 지난 1995년 결혼해 두 그룹은 사돈지간이 됐다.

이에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사돈 기업인 삼표그룹을 지원해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삼표그룹의 계열사인 삼표기초소재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에서 나오는 고수익 부산물인 슬래그를 대거 공급받고 있다는 것이다.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삼표에 공급물량이 많은 것은 회사의 규모와 비수기 재고처리능력 등을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주)삼표의 계열사인 네비엔도 비슷한 형태로 수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04년 145억 원이었으나 지난해 10배 이상 늘어난 1,567억 원 규모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이중 현대제철을 통해 거둔 매출액이 지난해 기준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네비엔은 폐기물 중간처리 업체로 현대제철에서 나온 부산물인 슬래그를 재가공해 철을 추출한 후 현대제철에 되팔고 있고, 폐자동차를 가공ㆍ정제해 나온 철 원료도 현대제철에 공급하고 있다.

네비엔은 2007년 이후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배당액은 40억 원 수준으로이 회사 지분은 정 전무(삼표기초소재 대표)가 70%를 갖고 있고 나머지 30%는 특수관계인 지분이다.

이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옛 현대엠코) 등 현대차그룹의 건설 계열사가 공사 현장에서 필요한 레미콘을 삼표그룹에 몰아주고 있다는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 삼표그룹이 관급공사 수주를 위한 로비에 이어 일감몰아주기ㆍ세금 탈루 의혹 등 안팎으로 시끄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삼표그룹 홈페이지

지난 2012년 11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 파주시 소재 에이에스이 코리아 제2제조 건물, 충남 당진 현대제철 코크스제강공장 등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레미콘 물량 중 절반을 (주)삼표에 몰아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레미콘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업계 관행을 무시하고 삼표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과 비판이 잇따라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삼표의 일감몰아주기 행태는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아울러 정 회장과 처남인 이재환 일산레저 회장이 강원도 인제군 방동리 15필지 2만676㎡(약 6,265평)인 '아침가리'를 지난 2013년 1월 매입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이 회장은 한때 명동 사채시장에서 1조 원대 자금을 운용하던 故(고) 이상순 전 일산실업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이곳 '아침가리'는 농어촌 전기공급사업지로 선정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회장은 3.3㎡당 약 10만 원인 7억9,000만 원에 해당 필지를 매입했다고 신고했지만 국세청은 해당 부지의 현 시세가 15억 원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세청은 정 회장 일가가 집중적으로 매입에 나서면서 매매가 신고액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정황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해진 바 있다.

특히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표그룹은 정 회장과 정 전무가 각각 83%, 1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오너일가의 개인 회사와 다름없어 도덕적 문제가 많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삼표 관계자는 "'아침가리'는 회사에서 산 땅도 아니고 정 회장이 개인적으로 구입한 땅도 아니다"라며 "(정 회장의) 처남이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차원에서 매입한 것이 아니라 자세히 알 수 없으나 다만 해당 토지 매입으로 조사를 받은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제철과 관련한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는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슬래그를 대거 공급받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슬래그협의회에서 공급량을 배정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비엔 또한 현대제철에 철을 납품하고 있다"며 "일감몰아주기 주장은 경쟁사들의 비방에 의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삼표는 최근 해묵은 갑질로 공공조달시장에서 퇴출당하기도 했다. 삼표가 (주)유니콘을 위장 중소기업으로 둔갑시켜 지난 2년 동안 252억 원의 관급 납품 계약을 따낸 것.

이 외에도 사적지로 지정된 주거지에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며 버티다가 주민들의 비산먼지와 소음공해 등 반발에도 나몰라라식으로 일관한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삼표레미콘은 "보상을 해주면 이전하겠다"고 주장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7차례에 걸쳐 434억 원의 보상금을 수령했고, 계속적인 부지 사용을 위해 서울시에 행정심판소송까지 제기했으나 결국 패소해 망신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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