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아이스크림, 빙그레 품에 안긴다

해태아이스크림이 한때 경쟁사였던 빙그레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빙그레는 31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해태제과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빙그레가 인수한 주식은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주, 인수금액은 1400억원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올해 1월 해태제과에서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신설된 별도 자회사다. 해태아이스크림의 작년 말 기준 매출액은 약 1800억 원에 이른다. 국내 아이스크림 업계 빅4 중 하나인 해태아이스크림은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인기 장수 브랜드를 보유했다.

해태제과 측은 "해태아이스크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유치, 전략적 제휴, 지분매각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검토했다"며 "분할 이후부터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적극적인 인수를 희망하는 러브콜이 이어져 경영권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태아이스크림을 매각함으로써 해태제과의 부채 비율은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투자가 미뤄졌던 생산 라인에도 본격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생산 효율성 개선도 기대된다. 해태제과는 매각을 통해 들어올 자금을 부채상환과 과자공장 신규 설비 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빙그레 측은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친숙한 브랜드들을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기존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이날 빙그레는 양수대금 10%(140억원)를 해태제과에 지급했다. 빙그레는 매매계약상 선행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잔금을 치르고 해태아이스크림을 완전히 끌어안게 된다. 최종 인수 시기는 세부 사항 확정 후 결정할 계획이다. [프레스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