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 개척이 관건…후계자들 ‘진검승부’ 예상

라면시장의 양대 강자로 꼽히는 농심과 삼양식품이 나란히 3세 경영체제 돌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직은 양사 모두 2세들이 건재하고 있어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는 이른 시기다. 다만 향후 이들이 자연스럽게 바통을 이어받기 위한 경영수업은 이미 시작됐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특히 국내 매출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해외 시장 개척 성과가 양사 경쟁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과 삼양 양사 3세 후계자들은 연령대 또한 20대 후반으로 비슷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먼저 농심의 3세 경영인으로는 신동원 부회장의 장남 신상열(28)씨가 지목된다. 신 씨는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후 지난해 3월 경영기획팀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동안 농심그룹이 장자상속 원칙을 지켜온 것을 볼 때 신 씨는 농심홀딩스와 농심의 유력한 후계자이다.

현재 농심그룹은 창업주인 신춘호 회장이 세 아들에게 계열사를 나눠 경영 중이다. 이 중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은 지주 회사인 농심홀딩스와 농심을, 차남 신동윤 부회장은 포장재 계열사인 율촌화학을, 삼남 신동익 부회장은 유통 계열사 메가마트를 상속받았다.

신동원 부회장의 1남 2녀 가운데 장남인 신상열씨는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의 주식을 1.41% 갖고 있다. 이는 농심 오너일가 3세 중 가장 많은 지분으로 2년에 한번 꼴로 지분률을 늘리는 중이다. 다만 경영전략과 기획, 예산 업무 등 일반 사원 업무를 수행하며 현장 경영 수업에 집중하는 점은 일반적인 재벌3세와 다른 모습이다.

한편 삼양그룹은 오너 3세이자 전인장 회장의 아들 전병우씨가 회사에 출근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1994년생으로 만 26세인 전 씨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한 신상열씨와 동문으로,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의무경찰로 병역을 마쳤다.

전 씨는 애초에 졸업 후 외부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상보다 빨리 해외사업본부 소속 부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해외사업본부는 삼양식품 내부에서도 힘을 싣고 있는 사업 부문인데 전병우씨가 입사한 이후인 지난해 2분기부터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불닭볶음면’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2015년 300억원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이 2016년 930억원, 2017년 2050억원으로 급증했다.

삼양라면측은 올해 해외 시장 수출 규모가 약 2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해외사업을 추가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오는 2023년까지 약 1300억원을 투자하고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신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농심 다음으로 점유율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뚜기는 함영준 회장의 장녀인 함연지씨의 남편인 김재우씨가 3세 경영에 나서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6일까지 오뚜기 지분 1000주를 5억4660만원에 매입했다.

김씨의 오뚜기 보유 지분은 0.03%로 비율이 높지는 않으나 불과 입사 1년여 만에 회사 지분 매입에 나선 배경을 두고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지분 취득을 계기로 사실상 경영 승계 수순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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