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공개 않으면 매출 등 경영 정보 파악 어려워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이베이코리아/사진=홈페이지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이베이코리아/사진=홈페이지

인터넷 쇼핑몰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 이베이코리아가 최근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말인 12월24일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조직 변경 절차를 마무리했다. 일종의 조합 성격을 갖는 유한책임회사는 직원이 주식회사의 주주 역할을 대신하며 출자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지는 회사를 말한다.

주식회사와는 달리 실적이나 배당에 대한 공시를 할 필요가 없다. 외부감사도 받지 않으므로 앞으로는 회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이상 매출과 세금 같은 경영 정보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사업실적 미공개를 위해 꼼수를 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본사에 거액의 배당금을 송금하면서 과실송금 회수를 감추려는 게 유한책임회사 전환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모회사는 영국 이베이(eBay KTA(UK) Ltd.)로,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영국 이베이의 모회사는 미국 이베이(eBay Inc. (USA))이므로 이베이코리아는 이베이 미국 본사의 손자회사라 할 수 있다.

유한책임회사 전환으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지난해 이베이코리아가 유상감자를 통해 회수한 자본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외국계 기업의 유상감자는 배당금과 함께 자본을 회수하는 방법 중 하나로 사용된다.

2003년 극동건설을 인수했던 론스타는 고액배당과 함께 유상감자를 통해 총 890억원을 회수한 바 있다. OB맥주의 최대주주인 AB인베브도 2004년 3월 자본금 60%를 감자해 1600억원의 현금을 회수했으며, 페르노리카코리아도 2012년 유상감자로 583억원을 챙겼다.

지난해 7월 이베이코리아는 기존 74만1644주에서 50만135주로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자본금도 기존 74억1644만원에서 50억135만원으로 줄었다. 줄어든 주식 수 만큼의 소각 대금은 영국 이베이로 흘러 들어갔지만 그 정확한 액수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앞서 이베이코리아는 2016년, 2017년 각각 1391억원, 1613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영국 이베이에 배당했다. 2년간 배당금으로만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국외로 빠져나갔다. 2018년의 경우 e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이익 감소를 이유로 배당을 하지 않았다.

2018년 이베이의 매출액은 9811억원으로 전년대비 3.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86억원으로 22.1%나 줄었다. 배당을 하지 않은 표면적 이유는 수익이 감소이지만 일각에서는 배당 대신 감자로 자금을 회수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업계의 추산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가 감자를 통해 회수한 자금은 자본금 24억원을 포함해 약 7245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감자가액이 직전 주당 발행가와 같은 3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의 이야기다.

300만원이라는 감자가액은 이베이코리아의 이전 유상증자 규모를 기반으로 유추한 것이다. 2009년까지 이베이코리아에서는 20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주식 총수가 23만주에서 7416만여주(동일 액면가 5000원 가정 시 148만여주)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자본금은 12억원에서 74억여원으로 늘어난 데 그쳤으며, 주식발행초과금은 8025억원으로 급증했다. 또 2009년 유상증자 당시에는 7000억원 넘는 주식발행초과금이 발생했다. 이때 주당 발행가(추정)는 3만490원으로, 현재 액면가인 1만원으로 산정했을 때 주당 약 300만원꼴에 해당한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그러나 유한책임회사 전환에 대해 “본사 지침으로 경영 효율성 때문에 전환한 것”이라며 “회사 형태만 바뀌었을 뿐 내부적으로 변화된 것은 전혀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 1위 기업인만큼 지금처럼 경영 정보는 공개할 예정”이라며 “다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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