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인프라 부족·막대한 라이센스 비용에 발목…활성화 방안은?

이미지=김승종기자

어른의 감성을 활용한 '키덜트(Kid+Adult) 마케팅'이 하나의 생활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어린이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영화나 만화 속 캐릭터가 다양한 제품들과 만나 성인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신발에 수 놓아진 카카오프렌즈, 머그컵에 새겨진 라인프렌즈, 파우치 속을 점령한 디즈니캐릭터 화장품, 책장에 나열된 어벤져스히어로 피규어 등 일명 '귀요미' 캐릭터가 돋보이는 제품들을 이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들 제품들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를 함께 교감해온 3040세대(1970~1980년대 생) '어른이'들에게 어렸을 적 유행한 캐릭터로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소비심리를 자극시키고 있다.

실제로 유통 대기업들은 인기 캐릭터들과 융합한 제품 출시로 매출이 오르는 등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키덜트 마케팅 시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자금이나 개발력등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뛰어들기엔 만만치 않은것이 현실이다.

유통 대기업, 인기 캐릭터 입힌 제품 줄줄이 출시…매출 상승 

키덜트 시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대부분 유통 대기업으로 매년 빠른 성장세를 띄고 있다.

지난 1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5000억원에 달했다. 산업간 경계를 허물며 화장품, 식품, 편의점 등으로 영역을 빠르게 넒혀 가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향후 1~2년 내에 1조원 시장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화장품 업계 같은 경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 등 국내 빅3사가 키덜트 마케팅을 발 빠르게 시도하며 해외진출 전략으로까지 활용하고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 하우스도 디즈니 캐릭터 ‘니모와 도리’를 이용한 컬래버레이션으로 판매 증대 효과를 봤다. 애뛰드 하우스는 디즈니 영화 ‘도리를 찾아서’ 속 캐릭터를 활용해 ‘도리’, ‘니모’, ‘도리와 니모’ 세 가지 디자인으로 제품을 출시해 이전 제품 대비 2배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에이블씨엔씨 미샤의 '미니언즈 에디션'은 출시 직후 2일간 미샤 온라인몰 판매 순위 1~15위(미니언즈 콜드컵 포함)를 미니언즈 에디션 제품들이 모두 차지할 정도의 인기를 끌었다.

편의점 업계도 질세라 우유, 빵 등 제품에 캐릭터를 입혔다. CU와 GS25는 는 지난 7월부터 인기 영화 속 캐린터인 '디즈니 프린세스', '스타워즈', '슈퍼맨', '배트맨' '쿵푸팬더' '어벤져스' 등 여러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출시했다.

실제로 캐릭터를 입힌 CU의 '토이 캔디'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6월 274.3%, 7월 441.9%, 8월 475.3% 등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GS25의 '미니언즈' 캐릭터가 그려진 우유,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가 그려진 보틀 넛츠 등도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중소기업 키덜트 시장 문턱 높아 …코트라, 개발자-중소기업 기회의 장 마련

지금까지 대기업이 시도한 키덜트 마케팅 사례는 대부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키덜트 마케팅을 시도하기엔 시장 진입장벽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캐릭터 개발자들이 창의적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대기업의 제작 인프라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은 물론, 해외 유명 캐릭터의 경우 막대한 라이센스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도 작용한다.

여기에 인기 캐릭터만 선호하는 국민의식이 더해져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캐릭터는 낮은 인지도속에 소외되기 일쑤다. 

대부분 해외 인기 캐릭터 컬래버레이션…국산 캐릭터 개발 힘 쏟아야

이런 현실을 주목해 현재 코트라(KOTRA)는 아트전시회 '콜!브라보 라이프전'을 진행 중이다. 캐릭터 개발자와 중소기업을 연결해주는 기회의 장으로 개발자와 중소기업 간 협력 마케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컬래버레이션을 희망하는 중소기업 20개사와 캐릭터 전문 예술가 25명이 참여해 생활용품 및 패션 제품군에 확대 적용해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의 다양화를 시도한다.

전시회에 참여한 디자인 기업의 관계자는 "그동안 캐릭터 사용에 부담을 가졌던 기업들에게 라이센스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여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회사의) 캐릭터를 역량껏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을 함께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코트라 아트전시회와 같은 기회의 장이 계속해서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키덜트 산업이 대기업에게만 치중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산 캐릭터 개발자와 중소기업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중소기업청의 한 관계자는 "현재 대기업들은 해외 유명 캐릭터사와 컬래버레이션을 이루고 있는것이 대부분이다"며 "국산 캐릭터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중소기업도 키덜트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매출신장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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