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닭을 재료로 만든 특제 '오야코동'

오야코동은 ‘닭고기계란 덮밥’ 이다.

親子丼에서 親는 “오야”로 발음되며 부모를 의미하며 닭고기가 해당된다. 子는 “코”로 발음되며 닭의 자식인 계란을 의미한다.

우스개로 해석하면 인간을 위해 부모와 자식에 함께 희생된 요리다.

창업 250여년을 넘긴 도쿄 닌교초의 노포 "타마히데"/김정욱 특파원

도쿄 니혼바시 닌교초에는 1760년 창업해 일본에 “오야코동’을 탄생시킨 “타마히데(玉ひで)가 있다. 창업 초기는 싸움닭을 재료로 만든 ‘샤모나베’가 대표메뉴인데 ‘샤모’란 싸움닭을 의미하고 나베는 냄비의 일본 말로 한국식으로 이해하면 ‘싸움닭 전골’이다.

싸움닭은 닭고기가운데 최고로 꼽히며 태국으로부터 들어왔다. 싸움닭을 ‘샤모’라고 부르는 것도 태국어인‘샤무’에서 유래됐다.

부화로 번식도 힘들고 계란도 적게 낳는 이유로 도쿄도와 “타마히데”가 협력해 9년 전 “도쿄투계”를 개발했다.고기 맛도 좋고 근육의 밀도가 높아 아미노산 함유량이 많아 숙련된 기술로 조리시간을 적절히 맞춰 요리하면 감칠맛이 배가 되기 때문에 전골요리를 시작했다.

애초에도 음식에 국물을 마시는 음식은 ‘챵코’밖에 없었으나 관동 대지진 이후 관서지방으로부터 ‘스키야키’가 전해진 이후 도쿄에서 전골형태 요리는 이후 ‘스키야키’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사쿠라나베(말고기), 도쇼우나베(미꾸라지), 규나베(소고기), 도리나베(닭고기) 등 다양한 식자재를 이용한 전골요리가 생겨났으나 지칭하는 나베요리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지며 ‘스키야키’로 통칭됐다.

일본식 칠기 그릇에 정갈하게 담은 '원조 오야코동'/김정욱 특파원

에도시대는 도쿄에 닭고기 요리점이 많아 서민들에게 사랑 받았다. 하지만 ‘타마히데’는 고급 식재료인 “싸움닭”을 택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초대 선조의 일이 ‘매부리’로 매 사냥을 위해 매를 길들이는 일도 하지만 막부 앞에서 능숙한 칼질로 조류의 피를 보이지 않으면서 고기와 뼈를 만지지 않고 얇게 써는 고난도의 칼 기술도 선보였으며2대째까지 다이묘(지방의 유력자)등의 의뢰가 있을 때 싸움닭 전골요리를 대접하는 형태로 영업을 했지만 3대째부터 지금의 린교초 교차로에 가게를 개업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5대째는 가게의 전환기를 맞는 시기로 현재의 자리에 가게를 신축했으며 ‘오야코동’이 탄생된 것도 이때다.

손님들이 전골을 먹은 뒤 국물에 밥을 넣고 계란을 풀어 먹는 것에 착안해 5대 주인의 아내가 상품화 했다. 이후90년간 배달만 하고 상점에서 팔지 않았는데 이는 당시 덮밥을 경시하는 문화가 있어 가게의 품위가 떨어질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반숙 계란과 싸움닭의 쫄깃한 식감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오야코동/김정욱 특파원

8대째 들어서는 가게의 비밀인 육수 레시피를 공개했는데 간장과 미림으로 육수를 내는 게 전부였다. 이후 막부 말기 메이지 시대 경기가 어려워지자 대부분의 전골가게들은 간장부족 때문에 된장으로 대체 후 그 방법을 지금까지 이어왔지만 “타모히데”는 샤모나베 최고의 상점이라는 유명세에 맞게 다시 간장 베이스의 육수를 만들었다고 한다.

서민의 중심지 니혼바시에서 “타마히데”는 유일하게 권력자들이 드나들던 곳이지만 이제는 도쿄의 유명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평일 점심시간에 찾더라도 기본 2~30명은 대기하고 있다.
오후 1시 30분까지가 런치타임이며 가게 현관을 들어서면 먼저 식권을 구입한다. 고기 부위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원조 오야코동’이 가장 추천하는 메뉴다. 가격은 세금포함 1,500엔이며 저녁식사는 코스 요리 등도 있다.

손님들의 형태를 보면 지방에서 여행 온 손님들과 해외여행객 또는 주부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한정된 점심시간을 이용해 줄 서서 점심을 먹기에는 샐러리맨들에게 무리인 것 같다.

일본스런 칠기그릇에 나오는 덮밥과 수프, 절인 야채가 정갈하다.

요리가 나오자 식당 안은 숟가락소리와 셔터소리밖에 나질 않는다. 손님들 모두가 먹는 것에 집중한 탓이다. 또 어렵게 줄 서서 들어온 이 집 요리사진을 스마트폰에 담아 SNS에 올리거나 누군가에게 보내고 있다.

첫 숟가락을 입안에 넣으니 싸움닭 특유의 근육 식감이 쫄깃하게 느껴지며 계란과 밥의 부드러움이 묘한 대조를 이뤘다. 입안에서 술술 넘어가다 보니 언제 먹었는지 한 그릇이 금새 비워져 버렸다.

닌교초를 알리는 시계탑, 전통 상점가 술자판기에서 대병을 파는 이색적인 자판기(가운데),시계탑 안의 인형들/김정욱 특파원

주변 관광지 [린교초]

린교초는 가부키와 인형극으로 번성했던 지역으로 인형을 조정하며 관계된 사람들이 많이 살던 곳이라 해서‘린교초(인형마을)’라 불린다. 가게를 나와 교차로 우측으로 가면 ‘야마자케요코초’라는 옛모습 그대로의 서민적 맛집들과 전통적 가게가 즐비한 상점가도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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