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제로…중저가 쇼핑·외식 브랜드 등 도용사례 빈번

디자인=김승종 기자

홍대입구역 출구는 항상 분주하다. 젊음의 거리를 찾는 20대 청년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명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상권 일대에는 게스트 하우스와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쇼핑·외식시설 공간으로 가득하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시설이 있다. 역 출구에 우뚝 자리잡은 '패션 대기업' 이랜드의 복합관이다. 그곳엔 중저가의 리빙·패션·외식 브랜드 등 층별로 자리잡고 있어 관광객들에게는 최적의 쇼핑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랜드는 현재 약 5000개에 이르는 매장 및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앞서 언급한 복합멀티숍에는 의류(스파오), 잡화(슈펜), 생활용품(버터), 외식(자연별곡, 로운, 피자몰)까지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설립했다.

복합관에 입점한 브랜드들의 가격대는 대체로 유사 브랜드보다 저렴한 편이며 외식 브랜드도 뷔페식으로 꾸려졌다. 매장마다 20~30대 젊은 층을 고려한 라이프 스타일 상품들이 대부분이다.

소비자들은 타 브랜드와 비슷한 디자인에 다소 저렴한 이랜드 상품에 관심을 보이며 복합관 홍대점은 항상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러나 이랜드 복합관은 그동안 적잖은 눈총을 받아왔다. 중소기업의 디자인을 도용한 논란에 휩싸인 경험과 이랜드 그룹 내 비슷한 군의 브랜드를 론칭해 사업을 무분별하게 확장시킨게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지난해 이랜드는 '버터'에서 국내 제품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 제품을 절반 가격에 판매했으며 의류브랜드 '미쏘'에서 한 중소브랜드의 액세서리 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다.

당시 미쏘는 대기업이 개인 디자이너나 중소기업의 제품을 무단 도용해놓고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명실상부 대기업 신분으로 제품의 창의성과 퀄리티 면에서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이랜드는 타 기업의 한식뷔페 성공 사례를 보며 '자연별곡'을 론칭, 말 그대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문어발식 확장 사업을 실행해 왔다.

특히 외식 브랜드는 취급품목을 다양하게 나눠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게다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쇼핑 고객을 끌어들이며 경쟁력을 입증해온 것.

이같은 사업확장은 소비자들에게는 중저가 가격대로 쇼핑 편의를 제공하고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일 수 있다는 자사만의 장점도 있지만 주변 상권과의 갈등도 피해갈 수 없는게 현실이다.

복합관 인근 요식업 브랜드와 소점포들이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복합관 근처 인근 상인들은 "맛이 좋아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 점포는 여러가지로 따라잡기 힘들다"며 입을 모았다.

오랜 시간 상권을 지켜온 소상인 점포일지라도 단기간에 관광객과 국내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대기업 입장에 비해 약자일 수밖에 없는 것. 실제로 이랜드복합관 역시 서울·경기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입지를 굳혀갔다.

이런 상황에서도 쇼핑 편의 시설과 가격 경쟁력과  앞세운 이랜드의 성장 전략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향후 지역별 특성에 맞춰 패션과 외식 등 적합한 콘텐츠를 구성할 것"이라며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 꾸준히 매장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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