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비율 37.5%·비자발적 비정규직 16.9%

디자인=김승종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임금수준 낮고, 보험, 연금 등 노후대책 사각지대 놓여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의 노동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기준 비정규직 비율은 전체 임금근로자 1931만명 가운데 32.5%에 달하는 627만명이 비정규직이었다. 또한 이들 비정규직이 받는 임금은 정규직의 54.4%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본 기사는 일본의 비정규직 실태에 관한 것으로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과 비교대상이 아님을 밝힙니다. 한일 양국간의 비정규직 정의에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15년 비정규직 현황에 따르면, 비정규직 비율은 우리나라보다 더 심각해 전체 임금근로자 5284만명 가운데 37.5%에 달하는 1980만명이 비정규직이었다. 

1984년 15.3%에 머물던 일본의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은 1985년 노동자 파견법을 제정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까지도 그 상승세가 꺽이질 않고 있다.

노동자 파견법이란 버블경제 붕괴로 장기 불황에 빠진 일본의 기업들이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정규직 사원을 채용하는 대신 인재파견회사와 단기 또는 장기로 계약한 근로자를 고용하는 제도로 1985년 제정 이래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이후 1999년 이 법이 개정되면서 13개 전문직에 한정됐던 파견노동자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 이후 일본 정부는 고용 다양화라는 명분으로 2003년 파견기준을 더욱 완화하여 단순 노무직뿐만 아니라 사무직, 소프트웨어와 같은 업종까지 파견사원의 비율이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조사연령별로 살펴보면 총 1980만명의 비정규직 노동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55세에서 64세로 20.8%였다. 그 다음으로 35세~44세가 19.8%, 45세에서 54세가 19.5%, 25세에서 34세가 14.6%, 65세이상이 13.5%, 15세에서 24세가 11.7%를 차지했다.

고용형태별로 보면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중 48.5%를 차지하는 961만명이 파트(파트타임근로자)였고, 405만명(20.5%)이 아르바이트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외 계약사원(287만명, 14.5%), 파견사원(126만명, 6.4%), 촉탁사원(117만명, 4.2%), 그외(83만명, 4.2%) 순이었다.

그리고 노동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규직으로 일할 기회가 없어서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근무하는 비자발적 비정규직은 총 315만명으로 이 중 25세에서 34세가 가장 높은 26.5%를 차지해 청년층에서 비자발적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비정규직 근로자의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한국과 마찬가지로 노동조건 등도 매우 열악한 수준을 보였는데 시급기준으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50세에서 54세로 정규직이 2457엔을 받을 때 비정규직은 1180엔을 받아 정규직 시급의 48% 밖에 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뿐만 아니라, 각종 보험, 연금, 퇴직금, 상여금 등의 격차도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퇴직금 제도 적용을 받는 정규직이 80.6%인데 반해 비정규직은 9.6%에 그치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후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본정부는 '1억 총활약사회' 구현을 목표로 내걸고 노동환경 개선 방안으로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동일노동 동일임금’ 구현을 위해 법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정규직의 60% 수준인 비정규직의 평균 임금을 8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으로 통근수당 및 출장경비 지급액 등을 마련하고 직원의 숙련도를 급여에 쉽게 반영할 수 있도록 파트타임노동법 및 노동계약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정기 국회에 이 같은 원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근본적인 해결책도 모색하기로 했다. 보조금 활용 등을 통해 비자발적근로자비율을 2015년 16.9%에서 2020년 1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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