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대출 2건, 6억원 제한에 ‘제대로 한 개만 잡자’

정부가 지난 1일 시행한 중도금 대출규제 이후 부동산 청약시장의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인기단지에 청약자들이 몰린 반면 비인기단지는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중도금 대출 건수가 1인당 2건, 총 금액 6억원(지방 3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제대로된 아파트’만 노리는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20일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해 중도금 대출 규제 대상이 된 전국 16개 아파트 가운데 56.3%인 9개 단지가 1순위에서 마감됐다. 지난달 말 12개 단지의 1순위 마감 비율이 83.3%인 점을 고려하면 중도금 대출 규제 이후 1순위 마감 비율이 약 30% 줄어든 것이다.

청약률은 떨어지고 있지만 수도권 등 공공택지 등에 짓는 아파트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호반건설이 경기도 고양시 향동공공택지지구에서 공급하는 ‘고양 향동 호반베르디움’의 1순위 청약 평균경쟁률은 24.3 : 1 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중도금 대출 규제의 적용을 받았지만 2003년 이후 최고 경쟁률이다.

남양주 다산신도시 진건지구 C-2블록에서 공급한 한양수자인 2차도 중도금 대출 규제와 중대형 아파트인 점을 고려했을 때 청약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6547명이 청약신청을 나서 24 :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는 전매 차익을 노린 수요에 중소형 주택자들이 중대형으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지난 8일 청약한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는 청약경쟁률이 평균 201.7 : 1, 최고 2097 : 1을 기록하며 세종시 분양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도금 대출 규제 대상이지만 세종시 우선공급 대상이 100%에서 50%로 축소되어 청약자격이 완화해 전국에서 청약자들이 몰린 결과다.

반면 입지 조건이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아파트는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SK건설이 14~15일 청약 접수한 인천 송도 ‘SK 뷰’ 2053가구는 2순위에서도 273가구가 미달됐다.

지난 5일 입주자모집공고를 해 대출 규제 대상이 된 용인 기흥구 신갈동 신흥덕 롯데캐슬레이시티는 총 1584가구 중 351가구가 2순위에서 미달됐다. 용인 수지구 신봉동 동도센트리움도 총 184가구 중 84가구가 2순위에서 미달해 청약률이 52.7%에 그쳤다.

부동산업계는 인기 지역에 청약 수요가 더욱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당첨이 됐다가 대출이 제한돼 중도금 대출을 못 받게 되면 통장 1순위 자격만 잃게 될 수도 있어 예전처럼 자유롭게 청약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여러 아파트에 청약을 시도하기보다는 입지여건이 좋고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에만 청약하는 쏠림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Tag키워드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