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세대 전용 상가 '스가모'

노인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스가모상가 <사진=김정욱 특파원>

2030년 대한민국 노인인구(65세 이상)는 32%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장수국”으로 유명한 일본에 “실버산업”을 보려는 연수 수요는 꾸준히 있다. 요양원을 비롯해 노인용품 시장조사 등 다양한 목적이 있지만 “스가모”는 꼭 들러보길 권하고 싶다.

지팡이를 비롯한 다양한 노인용품 상점이 즐비하다 <사진=김정욱 특파원>

스가모는 도쿄에서 “노인들의 하라주쿠”라 불린다. (하라주쿠는 도쿄 시부야구에 있는 패션1번지로 10대~20대를 대상으로 붐비는 곳이다.) 최신 유행의 노인용품 및 의류가 다양하게 판매되는 곳이다. 하지만 실제 손님 가운데 30% 정도는 외국인들과 장년층이다. 워낙 독특한 거리다 보니 관광지로서 역할도 하고 있다.

이 거리가 노인용품 거리가 된 이유는 500년이 넘은 “고간지”라는 절이 상가 입구에 있는데 절 마당에 있는 향불의 연기를 온몸에 쐬면 건강해진다는 전설 때문이다. 절을 찾아 기도를 마친 노인들을 위해 자연스럽게 상권이 형성된 것이다.

고간지(우측)절과 스가모를 알리는 상가 입구 <사진=김정욱 특파원>

돋보기, 전통과자, 노인용 의류는 물론 가격도 저렴해 부담 없이 지갑을 열수 있다. 게다가 젊은 직원들은 노인들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상냥하지만 손님을 가장 잘 아는 같은 세대의 종웝원들도 많아 노인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경내의 연기를 온몸에 쐬며 건강을 기원하는 방문자들 <사진=김정욱 특파원>

일본의 가계소비가운데 고령자(65세 이상)의 소비비율은 작년 기준 42.3%, 2030년이 되면 47%를 차지한다고 전망한다. 이 같은 초고령사회 진입 후 소비형태를 보면 실버산업의 규모가 점점 늘어가 이들의 소비 패턴을 연구하는 것은 실버산업의 중요한 시장조사다.

그렇다고 스가모에 명품가게가 많아 매출액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두 달에 한번 받는 일본연금 날이 되면 어르신들로 북적인다.

어릴적 봤던 센베이 등 전통과자들이 옛모습 그대로 판매되고 있다 <사진=김정욱 특파원>

한국도 연금수령혜택자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소비패턴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저렴한 대신 시장규모가 큰 스가모형태의 시장이 있는가 하면 부자 어르신들이 호텔수준에 버금가는 식사를 먹으며 노후를 보내는 고급실버타운의 경우 월회비는 5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스가모의 히트상품은 빨간 속옷으로 이 속옷을 입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관광객은 물론 노인들이 많이 사간다고 한다 <사진=김정욱 특파원>

미래산업의 시장조사가 아니더라도 우리 역시 늙어가는 자연인으로 미래를 상상하며 스가모 거리를 둘러보는 것 자체가 신선한 관광거리로 충분하다.

어르신들을 위한 착한 가격 980엔(1만원 이하) <사진=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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