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부동의 1위 넥슨이 오너리스크로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신작 서든어택2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진 모양새다.

‘진경준 게이트’…김정주 대표 소환조사서 매입자금 무상 제공 사실 인정

검찰에 따르면 전날(13일) 오후 4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김정주 NXC 대표가 밤샘 조사를 마치고 14일 오전 귀가했다.

김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대학 동창인 진경준(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검사장에게 넥슨 비상장 주식 매입자금 4억2500만원을 무상으로 넘긴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진 검사장은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서 156여억원을 기록, 법조분야 1위에 올랐다.

당시 진 검사장은 개인 재산을 통해 넥슨 비상장주를 사들였고 이를 통해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 자금 추적 결과 넥슨 측이 주식 매입 자금을 입금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로 인해 진 검사장은 뇌물성 자금을 바탕으로 넥슨의 비상장주와 넥슨재팬의 주식을 되팔아 12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진 검사장은 침묵을 유지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특임검사팀이 NXC본사와 김 대표·진 검사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김 대표를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오자 현재는 자수서를 제출하며 혐의를 인정한 상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진 검사장은 넥슨 측으로부터 고급승용차를 제공받았다는 의혹 역시 받고 있다.

동료 검사의 증언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2012년부터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녔다. 하지만 진 검사장의 지난해 재산공개 내역을 살펴보면 2002년식 SM5를 보유해오다 2015년 제네시스를 구입했다는 사실 밖에 확인할 수 없다.

이에 특임검사팀 측은 본인 명의로 등록하지 않아도 당시 거주했던 아파트 주차장 등에 차량을 등록했을 것이라고 보고 관련 자료를 확인 중이다.

김정주 대표 개인비리로 까지 번진 검찰수사

‘진경준 게이트’에 초점을 맞췄던 검찰 측이 김 대표의 개인비리 의혹으로 까지 수사를 확대하는 추세다.

우선 김 대표는 배임 및 횡령,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의심받고 있다.

지난 11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서울중앙지검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가 2조8301억원에 달하는 배임 및 횡령, 조세포탈 등을 저질렀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김 대표가 지난 2005년 당시 가치가 1조560여억원에 달하던 넥슨코리아를 넥슨재팬에 40억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매각하면서 모회사였던 넥슨홀딩스에 1조520여억원의 손해를 입혔으며, 현재 지주회사인 NXC의 벨기에 법인에 넥슨재팬 주식을 저가로 현물 출자해 7900여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총 1조9000억원에 달하는 배임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2006년 10월 주당 20만원으로 평가받던 넥슨홀딩스의 비상장주식 107만주를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주당 10만원에 사들여 1270여억원을 횡령했으며, 형식적인 지방이전으로 세금을 감면받아 3000억원에 달하는 세금포탈을 자행했다고 덧붙였다.

고발인인 윤영대 센터 대표는 “넥슨 매출의 68%, 순익의 79%가 한국에서 발생하지만 그 이익은 일본으로 흘러가 총 2조4600여억원의 국부가 유출됐다”며 “넥슨이 진 검사장에게 주식 뇌물을 주고 각종 사건의 방패막이로 활용한 의혹을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넥슨 측은 “일방적인 주장이고, 검찰에서 혐의유무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김 대표가 소환되고 검찰 역시 해당 고발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 밝힌 만큼 향후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김 대표 부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 ‘와이즈키즈’ 역시 넥슨 부동산 임대업 계열사를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신작 서든어택2의 부진과 논란

7월13일 기준 피시방 순위 <사진=게임트릭스>

기대작이었던 서든어택2의 부진 역시 넥슨의 암울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 6일 정식 오픈한 서든어택2가 출시 일주일도 되지 않아 피시방 게임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피시방 게임전문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든어택2는 게임순위 10위권 밖을 맴돌았다.

서든어택2는 출시 첫날 2%대의 점유율을 보이며 게임순위 7위에 올랐다. 하지만 점유율은 점차 감소했고 지난 11일 1.31%로 10위권을 기록한 이후 해당 차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상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서든어택2는 출시 첫날부터 여성 성상품화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 캐릭터의 의상과 죽임을 당한 모습 등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넥슨 측은 지난 13일 문제가 된 여성 캐릭터 ‘미야’와 ‘김지윤’을 삭제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사태해결에 나섰지만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 측이 ‘미야’와 ‘김지윤’ 캐릭터를 삭제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해당 캐릭터는 정식 서비스 전부터 서든어택2를 홍보하는데 주축이 됐던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 성상품화 논란이 일어난다면 문제가 되는 의상 등을 수정하면 될 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삭제하는 것은 최근 인터넷을 통해 돌고 있는 디자인 도용 논란을 잠재우려는 속셈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인터넷커뮤니티 등에는 “‘엘더스크롤: 스카이림5’와 ‘폴아웃4’의 체형 교정 모드인 CBBE(Caliente's Beautiful Bodies Enhancer)와 기본 뼈대와 발 위치까지 들어 맞는다”, “미야 캐릭터의 텍스처를 분해해보니 여성의 유두가 존재했다. 따라서 개발진들이 유두까지 만들어 놓은 모델링을 가지고 작업한 것이 확실하다” 등 다른 모델링이나 텍스처를 도용했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는 상태다.

넥슨 관계자는 “모델링 도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며 “해당 사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열기가 과열된 만큼 캐릭터 삭제라는 강수를 두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외에도 서든어택2가 최적화 문제와 무분별한 유료 아이템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어, 피시방 점유율 30%대에 달하는 오버워치를 제치고 재도약할 가능성은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지난해 메이플스토리2에 이어 2년 연속 흥행작 배출에 실패했다"며 "여기에 오너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넥슨은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형상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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