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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H&M·자라, 패스트(SPA)패션 시대는 끝났다"
"유니클로·H&M·자라, 패스트(SPA)패션 시대는 끝났다"
SPA브랜드 실적 부진 이어져···소비자인식 변화 커
  • 한기성 기자
  • 승인 2016.07.14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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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김승종 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유니클로, 미국 매장 5개 폐쇄···해외진출전략 수정

일본의 대표적인 패스트패션(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부진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매장 폐쇄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28일 뉴욕 포스트지 등에 따르면 '유니클로 미국'은 올해만 5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문을 닫은 5개 매장은 모두 교외 쇼핑몰 안에 위치한 지점으로 개점한지 3년이 채 안된 곳들이다.

최근 수년간, 해외진출에 주력해온 유니클로이지만, 일본내 사업수익을 기반으로한 해외사업 확장전략이 흔들리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유니클로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의 Forever21, 스웨덴의 H&M, 아일랜드 Primark, 스페인 ZARA 등 미국과 유럽의 대표적인 SPA브랜드도 과거와 같은 신장세는 찾아볼 수 없다. 한국 등 SPA패션이 초기 단계인 시장과는 달리 일본, 미국 그리고 유럽 등 SPA패션이 성숙된 시장을 중심으로 그 하락세가 뚜렸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동남아 등 SPA브랜드 생산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SPA 브랜드들은 제품 가격이 싼 이유에 대해 디자인, 생산, 유통, 판매 등 전과정을 브랜드가 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은 더 빠르고 많이 그리고 싸게 생산하기 위해 단지 더 많은 사람을 의류생산에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SPA브랜드 가격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로 유니클로를 비롯 대부분의 SPA 브랜드들은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기 위해 노동력이 풍부하고 대가가 낮은 국가에서 대량으로 노동력을 수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최빈국인 방글라데시 수출의 77%는 의류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무려 400만명의 방글라데시인들이 의류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들의 최저임금은 한달 7만7천원으로 시간당 300원에 불과하다. 

SPA브랜드가 제시하는 납품시기와 가격을 맞추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노동 착취 행태가 세간에 알려지게 계기가 된 것은 바로 2013년 4월에 발생한 '라나플라자' 사건이다.

2013년 4월24일 아침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인근의 빌딩형 의류공장 ‘라나플라자’가 붕괴돼 무려 1138명이 죽고 2500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 당시,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이 무너지기 직전의 건물 속에서 재봉틀을 돌리며 만들던 옷은 바로 SPA 브랜드 의류였다. 이곳에 입주한 공장들의 원청업체는 스웨덴의 H&M, 스페인의 ZARA 등이었다. 

게다가, 붕괴 사고 전에 이미 기둥 세군데가 갈라져 빌딩에 입주한 공장 5곳의 노동자 3000명에게는 퇴거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지만, 붕괴사고가 일어나기 전날 회사는 “재검사를 했더니 건물이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출근을 종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SPA브랜드의 저렴한 가격이 빈곤국가노동자들의 '노동력착취'로 인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등지에서는 SPA브랜드 의류를 입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또 다른 이유를 들자면, 일회용처럼 대량 소비되는 SPA브랜드의 저렴한 옷이 대량 폐기물이 되어 지구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는 환경문제 관점에서의 소비자의 의식 변화다.

지난 4월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내 의류 폐기물 양은 2008년 162톤(연간 5만4680톤)에서 2014년 214톤(연간 7만4360톤)으로 32.4%나 증가했다. 이는 유행에 따라 바로바로 신제품을 내놓는 SPA브랜드 확대에 기인한 면이 크다.

SPA 브랜드가 의류 폐기물 증가의 원인으로 치부하기에는 큰 비약일 수도 있지만, SPA 브랜드가 표방하고 있는 유행을 따라 짧게 입고 빨리 버리는 의류 소비 패턴은 패스트 패션과 의류 폐기물 증가 사이에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은 “패스트패션이 유행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의류 폐기물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유니클로를 애용하던 일본의 한 소비자는 "내가 입었던 옷이 의류 폐기물 증가 등 환경파괴에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다"며 "앞으로는 유니클로 등 SPA브랜드 구입은 자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소비자들의 환경의식 강화도 SPA브랜드의 고공행진에 마침표를 찍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동종 SPA브랜드간의 과다 경쟁도 결과적으로 업계 전체의 쇠퇴를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급속하게 성장해온 만큼 쇠퇴도 아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 의류전문 잡지 에스콰이어는 "위기에 처한 것은 비단 유니클로뿐만 아니다" 며 H&M 등이 매장수를 너무 많이 늘린 탓에 '동족상잔' 현상이 일어나 이익률이 감소한 것이나, Forever21이 거대매장 체인을 유지하기 위해 거액의 융자를 신청한 점등을 언급하며 SPA패션시대의 종언을 예측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미국내 점포 폐쇄 이유에 대해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한 타겟 개편의 일환으로 교외 매장을 폐쇄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유니클로의 확장노선에 균열조짐이 보이는 것은 감출 수 없다. 

일본내 사업수익을 기반으로 해외진출을 꾀하는 확장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이익 확보가 절실했던 유니클로는 최근 2년간 두차례에 걸쳐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같은 가격인상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불러와 결과적으로 해외진출에도 먹구름이 끼는 악순환에 빠져든 상태다. 

유니클로는 최근의 실적부진이나 해외매장폐쇄를 가격인상탓으로 돌리며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진정한 부진의 원인은 SPA브랜드 생산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판과 대량 일회성 소비자체를 재검토하는 소비자 인식 변화 때문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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