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日빈집수 1396만호…5채중 1채 꼴

<디자인=김승종 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日은행권 부동산 대출 사상 최대치…770조원
부동산 수익률 3.7%, 20년 국채 이자의 46배
2023년 日빈집수 1396만호…5채중 1채 꼴

일본의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올해 3월 기준 일본의 부동산 대출 규모는 67조엔(771조원)으로 1980년대 후반 자산 버블 당시보다 큰 수치를 나타낸 반면,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부동산 수요를 뒷 받침해 줄 인구는 점점 줄어들어 超공급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다이와 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쿄 상업용 부동산가격은 11% 뛰어올랐다.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투자자들이 채권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몰리면서 가격 급등세가 연출된 것으로 보인다. 도쿄 중심부 상업용 부동산의 지난 1분기 평균 기대 수익률은 3.7%를 기록해 지난 2007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현재 20년 국채 수익률이 0.08%인 것과 비교해 무려 46배나 높은 수치이다. 

부동산 대출 증가와 가격 급등은 최근 일고 있는 아파트(맨션) 건축 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파트 건축붐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5월 중 신축주택 착공 증가율은 일반 주택이 전년 대비 4.3%인데 비해 아파트 등 임대용 건물 신축 증가율은 15%에 달했다.

일본의 고층 아파트(맨션) 전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파트 등 임대용 건물 신축이 증가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단카이(베이비붐) 세대의 상속 대책이다. 작년 1월에 시행된 세법개정으로 상속세 비과세 한도인 기초공제가 낮아진 데다 세율도 달라졌다. 상속세법상 현금 자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부동산을 물려줄 경우 평가액이 낮아진다. 임대용으로 신고하면 평가액이 더 낮아진다.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사람들이 절세대책으로 아파트 신축에 나서는 이유다.

두번째로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이자수입이 줄어든 은행들이 아파트 대출에서 활로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세금을 적게 내려는 개인과 대출을 늘리려는 은행 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문제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빈집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아파트 신축 증가가 적정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느냐다. 

대다수의 일본 부동산 전문가들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 '빈집' 문제가 커다란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총무성이 5년마다 발표하는 '주택·토지통계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빈집수는 2013년 현재 820만호로 일본내 주택 총 6063만호 대비 13.5%에 달한다.

노무라 종합 연구소는 특히 지방지역의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해 2018년 일본의 빈집수는 1000만호를 넘어설 전망이며, 2023년에는 1396만호로 빈집비율이 21.0%에 달해 5채 중 1채꼴로 빈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교외의 빈집, 관리가 되지 않아 흉칙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도쿄는 빈집비율이 10.9%로 전국 평균을 밑돌지만 빈집수는 일본내 1위인 약 81만7000호에 달한다. 다음은 오오사카로 67만9000호, 빈집비율은 전국평균을 크게 웃도는 14.8%다. 카나가와현은 48만7000호, 치바현과 사이타마현은 35만호 이상이 빈집으로 현재도 심각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상속·증여세 등 세금 회피를 위한 아파트 등의 임대 주택의 신축은 끊이질 않고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대로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은행들의 대출 경쟁, 게다가 도쿄 올림픽에 따른 개발 기대감과 아베노믹스로 대변되는 풍부한 정책자금도 부동산 과열을 부추기는데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을 전후로 투자자금이 억제되고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 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얼어 붙을 수 있다. 게다가 일본 전국적으로 800만명이 넘는 단카이세대가 70세를 맞이해 의료기관이나 노인시설의 입주가 본격화되면 이들이 거주하던 도쿄, 오사카 등지의 교외는 빈집비율이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월 관리비 체납은 슬럼화를 부추기고, 지방 재정의 악화를 초래해 도시 자체가 슬럼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0년전 도쿄올림픽 직후에도 일본의 부동산 경기가 불황을 맞이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의 잠재성장률은 10%로 점차 활력을 찾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대내외적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다. 

미쓰비시UFJ은행이 자체조사한 인구동태와 신축주택 수를 토대로 장기 적정수요를 계산한 결과, 현재의 아파트 등 임대주택 건축붐은 거품경제기나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전과 비슷한 상태로 평가됐다. 한마디로 공급과잉이라는 것이다. 

30년전 부동산 버플 붕괴의 그림자가 저출산·고령화의 탈을 쓰고 다시한번 일본 부동산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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