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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쇼크] 아베가 4년간 쏟아부은 '돈(円)', 4시간만에 회수된 이유?
[브렉시트 쇼크] 아베가 4년간 쏟아부은 '돈(円)', 4시간만에 회수된 이유?
브렉시트 여파, 외환시장 안전자산 선호로 급선회
  • 이준 기자
  • 승인 2016.06.27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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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세계 각국 환율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시중 환전소에서 직원이 환율 안내판에 적힌 환전 금액을 바꾸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베노믹스 한계론 봉착···디플레이션 회귀 가능성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모르겠다" 일본 금융당국자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지은 지난 24일 전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브렉시트'로 인해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일본의 금융시장은 '공포' 그 자체였다. 

하지만 '브렉시트' 결정 이후 2거래일째인 27일, 7.92% 폭락했던 닛케이 지수는 1%대 반등세를 보이며 15,000선을 회복했다. EU 탈퇴 결정 당일 달러 당 100엔을 밑돌기도 했던 엔·달러 환율도 0.13% 오른 102.36엔에 거래되고 있다.

그렇다고 '브렉시트'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난 일본 경제와 금융시장이 이대로 안정을 되찾아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브렉시트'라는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서 전세계 금융시장의 엔화에 대한 '집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아베노믹스'의 종언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이번 '브렉시트' 투표 결과 자체가 즉각적이고 명시적인 법적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다음의 초점은 정식 이탈 과정과 시기를 둘러싼 영국 정부와 의회의 움직임이다. 구체적으로는 카메론 총리에 의한 공식적인 이탈 통보 즉, EU 탈퇴의 법적 근거인 EU 기본법 제50조의 발동을 유럽위원회에 언제 통보 할 것인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총리 사임과 총선을 앞당겨 국민투표를 재실시 할 것이라는 '유언비어'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EU탈퇴가 즉각적으로 정식 통보 된다 해도 영국과 유럽위원회의 교섭기간은 2년으로 정해져 있다. 결국 '브렉시트'의 투표결과는 EU의 틀과 기능,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재정비하고 재구축하는 일련의 작업들에 대한 'GO' 사인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영국이 EU 회원국 의회들의 비준까지 각각 마치고 EU로부터 완전히 결별하려면 무려 7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Safe Haven)'로 꼽히는 엔화 가치의 상승은 필연적인 것으로 가뜩이나 아베노믹스의 한계론에 봉착한 상황에서 엔고의 정착은 일본 경제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브렉시트'와 같은 테일 이벤트(Tail Event·발생확률은 극히 낮지만 발생하면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가 발생한 경우 최악의 사태는 대규모 리스크 회피 행동이 심각한 신용경색을 불러 일으키는 유동성 위기다.

하지만, 일본은행(BOJ)을 비롯한 세계 주요 중앙은행 들은 통화스와프를 활용한 긴급 달러 자금 공급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등 만약의 경우 벌어질 수도 있는 유동성 위기 사태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통화스와프 협정으로 불리는 이 틀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美연준과 일본, 캐나다, 유럽중앙은행 등 간에 체결한 계약으로 외환 위기 등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협정을 활용하면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극단적인 신용경색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심화되더라도 극히 임시·국소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당시와 달리 현재의 금융시장은 일본과 유럽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가 진행 중인 '초금융완화' 상태로 '브렉시트'가 갑작스런 유동성위기로 진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브렉시트' 초기에 가장 민감하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외환시장이다. 신용경색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이르지 않더라도 리스크 회피 움직임 확대로 인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라는 테일이벤트가 현실이 되어버린 충격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다. 게다가 '브렉시트' 협상의 앞날은 안개 속이 아니라 어둠 그자체다. 

리스크회피가 최우선인 외환시장에서 태풍을 피해 정박할 수 있는 항구인 '엔'에 대한 매수는 필연적이다. 실제로 '브렉시트' 결정 당일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100엔 선이 무너졌다. 아베정부가 수년간 막대한 돈을 풀어 떨어뜨린 엔화 가치가 불과 4시간 만에 3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그렇다면 엔화는 왜 대표적인 '안전자산(Safe Haven)'으로 취급되는 것일까?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한나라의 통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기 위해서는 윤택한 대외순자산 보유국이며, 계산의 단위, 교환의 매개, 가치의 저장이라는 기능을 갖춘 일정수준의 신뢰를 가진 통화라야만 한다. 대외순자산 잔고는 일본, 중국, 독일, 스위스, 홍콩이 세계 상위 5개국이지만, 국제 통화의 관점에서 위안화와 홍콩 달러를 제외하면 남는것은 엔, 유로, 스위스프랑의 3개국의 통화다. 이중 기축통화(Vehicle Currency)인 달러를 제외하면 실제로 이 들 3개국 통화가 '안전자산'로 기능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브렉시트로 인해 유로화도 파운드화에 이어 테일이벤트의 '당사국 통화'가 돼버렸다. 유로존에서는 이후 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도 EU 탈퇴에 대한 경계심이 팽배해 있어 당분간 유로화가 리스크회피의 '안전자산'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또한, 스위스는 브렉시트 투표전부터 자국의 관광수지 악화를 염려해 시장개입 용의가 있음을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실제로 스위스프랑 강세로 인해 지난해 스위스 관광수지는 전년대비 반토막이 난 상태다. 

결과적으로 이번 브렉시트 테일이벤트로 인한 리스크 회피의 '안전자산'은 엔과 달러만 남은 셈이 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달러는 美 금융당국의 달러강세에 대한 경계감으로 인해 다소 안정감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美연준도 지난 15일 발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 등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늦춰질 것을 시사하고 있다. 美 재무부도 '반기환율보고서'를 통해 일본을 포함한 5개국을 환율조작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달러화 강세를 견제하고 나섰다.

이렇듯, 리스크회피 차원에서 '엔'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최고안전자산'이란 지위를 얻은 꼴이 된 셈이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달러 당 엔 환율은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00엔대를 무너뜨렸다. 이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이차원 완화에 해당하는 엔고 시정효과가 무산된 상징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엔화 환율은 이미 연초 대비 15엔 이상 상승한 상태로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서 이미 디플레이션으로 회귀하는 초입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엔고는 수출기업 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임금 저하는 소비침체를 불러 물가하락의 고리로 이어진다. 돈을 쏟아부어 엔저를 유도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아베노믹스는 이렇듯 스스로가 쳐놓은 덫에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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