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김승종 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일본기업 히타치제작소가 영국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선언에 직격탄을 맞았다. 영국을 교두보 삼아 EU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를 꾀했던 만큼 대대적인 전략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2011년 니혼겐자이신문 등은 “히타치제작소가 영국 런던과 중부 주요 도시인 맨체스터 등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차량제조 사업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금 총액은 유지보수사업을 포함해 45억 파운드(약 8조원)에 달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사업권을 따낸 이듬해 히타치제작소는 영국 북부 뉴턴 아이클리프에 ‘히타치철도유럽’ 공장 건설에 착수한다. 차후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마련에 나선 것이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당시 일본 고속철도 시장은 가와사키 중공업·도시바 코퍼레이션 등 다수의 경쟁사가 존재하는 포화상태였다. 따라서 히타치제작소로서는 새로운 수출 활로가 필요했고, 마침 탄소 배출 문제로 유럽연합 내 철도 투자가 늘어나자 유럽시장 진출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국을 생산·수출기지로 삼은 것 역시 당장 영국 철도사업권 수주 이행을 위한 생산거점이 필요하다는 점, 유럽연합 내 관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하지만 유럽시장 진출을 통해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히타치제작소도 24일을 전후로 사정이 변했다. 브렉시트가 공식화되면서 영국이 지녔던 수출기지로서의 이점이 사라진 것이다.

8200만 파운드(약 1397억원)라는 거금을 들여 히타치철도유럽 공장을 건설한 히타치제작소로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 역시 “히타치사가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진출을 노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브렉시트 사태로 인해 전략 부문에 있어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히타치제작소가 영국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유럽시장 수출거점으로 이탈리아가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히타치제작소는 지난 2013년 2500억엔(약 2조3200억원)을 들여 이탈리아 방산업체인 핀메카니카의 철도차량 및 신호산업 부문을 인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히타치사로서도 당장 생산 기지를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브렉시트 사태의 여파가 불확실한 만큼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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