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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술소비 감소, 원인은 '빈곤'이었다
日술소비 감소, 원인은 '빈곤'이었다
소득격차가 불러온 술소비 패턴의 변화
  • 김성규 기자
  • 승인 2016.06.03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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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지난 4월 12일 일본의 5대 맥주社는 2016년 1분기의 맥주류(맥주 · 발포주 · 제 3의 맥주*)의 과세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 감소한 8,068만 케이스로 1992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주류 관계자는 "소비자 취향의 다양화와 저출산 고령화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소비자 취향의 다양화와 저출산이라는 말은 바꿔 말하면 '젊은 층의 술 소비 감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젊은 층을 중심으로 회식문화의 쇠퇴와 인터넷, 게임등 다양한 취미 여가활동의 발달로 인해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일본의 '책과 잡지의 뉴스사이트 리테라'에서는 와세다대학 인간과학 학술원 하시모토겐지 교수가 집필한 '선술집의 전후사(쇼덴샤)'를 바탕으로 일본의 술소비 감소 원인이 '소득격차'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젊은 층의 음주감소는 다름아닌 '가난한 사람'이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하고, 소득 감소와 격차확대가 비 음주자 비율을 상승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격차 확대가 계속되는 한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은 얼마나 술을 마시지 않게 되었을까. '일본 국민 건강 · 영양 조사' 자료에 따르면, 주 3일 이상, 일일 환산량으로 1 홉 이상 마시는 20대 남성의 비율은 1995년 시점에서 34.9% 였던 반면에 2010년에는 14.7%까지 하락했다. 

아울러, 이같은 감소율은 젊은 층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다. 전 연령층으로 대상을 확대하면, 1995년 54.4%에서 2010년 35.4%까지 줄었다.

불과 15년만에 애주가의 비율이 거의 반토막이 된 셈이다. 하지만 전체 일본인의 애주가 비율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수입에 관한 데이터를 비춰보면 어느 일정 이상 계층의 사람들의 음주 습관은 전혀 변함이 없다고 하시모토 교수는 주장하고 있다.

JAGG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의 비율(비음주율)은 2000년에 8.6% 였지만 2010년에는 16.4%까지 상승한다. 이를 소득별로 나눠보면 더욱 더 흥미롭다. 연수입이 낮은 수록 비음주율이 높아지지만, 연수입 650만엔 이상의 비음주율에는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상승폭은 연수입 450만엔~650만엔에서 4.7%에 불과하지만 100만엔~250만엔에서는 12.1%에 달했다. 만약에 '생활습관이나 환경의 변화'가 주류소비 감소의 원인이라면 고소득층에서도 비음주율이 상승해야한다. 하지만, 의외로 저소득층에서 비음주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때 주류소비 감소의 진짜 이유를 알 수 있다.

술과 소득격차의 관계 뿐만 아니라 소득격차가 벌어지면서 사람들이 마시는 술의 종류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하시모토 교수는 밝히고 있다.

전국 소비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고도 경제 성장기의 1974년에는 하위 20%의 저소득층에서 소주가, 상위 20%의 고소득층에서는 위스키 소비가 많은 경향은 있었지만 계층을 막론하고 일본사케와 맥주를 중심으로 비슷한 주류소비 행태를 보여왔다.

하지만, 2009년에 들어서 소비패턴이 변하기 시작해 계층에 따라 마시는 술의 종류가 선명하게 분화되기 시작한다. 

최하위 소득자의 술은 소주와 츄하이, 중산층에 가까워 질수록 점점 발포주의 비율이 늘어나 연봉 600만엔을 경계로 맥주로 바뀐다. 그리고 위스키 · 와인 등의 소비는 저소득층에서는 거의 볼 수 없고, 고소득층의 전유물로 전락하고 있다. 와인을 예로들면, 상위 20% 고소득층은 평균의 2배 가까이, 하위 20% 저소득층의 4배나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고도성장기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이같이 계층간 주류 소비행태의 변화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주세'라고 하시모토 교수는 지적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주세법은 저소득층에게 사랑 받고 있는 술 일 수록 주세가 높다. 예를 들어, 소주의 경우(알코올 도수 25도 소주) 1리터 당 250엔, 맥아 25 % 미만의 발포주는 1리터당 134.25 엔이다. 반면 와인 1리터 당 주세는 불과 80엔이다. 게다가 와인은 가격이 높기 때문에 세율은 매우 낮아진다. 이같이 역진세(逆進税)가 되는 주세법에 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충분하다.

일본은 '노동유연성 확보'라는 미명아래 추진된 노동정책으로 인해 비정규직 비율 증가와 정규직간의 임금격차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지 오래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하시모토 교수의 지적대로 술은 고소득층만의 기호품으로 전락해 버릴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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