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침체·고령화·차량공유서비스 등 앞길 막막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지난 3월 하순경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합동 취업 세미나 회의장 입구에 노란색의 가운을 걸친 도쿄 하이어 택시 협회 직원이 세미나에 참석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티켓 한장씩을 배포했다.

이들이 나눠준 것은 동 협회에 소속된 약 3만대의 택시에서 이용가능한 기본요금 무료 이용권으로 면접 등으로 기업체 방문시 택시를 이용할 경우 기본요금 이외의 차액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표면적으로는 취직활동을 응원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같은 캠페인의 배경에는 젊은층의 심각한 택시 이탈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동 협회에서 택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의 6.2%가 택시를 한번도 이용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대가 일본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10%)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택시업계의 고민은 젊은층의 택시 이탈현상뿐만 아니다. '우버(Uber)' 등으로 대변되는 '차량공유' 서비스도 택시업계의 골칫거리다. 

일본에서는 우버 등이 이미 서비스를 개시하고 있고, 목적지가 같은 사람끼리 매칭해주는 사이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소택시업체의 난립, 운전자의 고령화 등 일본 택시업계의 사업환경은 점점 열악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4월 27일 테이코쿠 데이터뱅크가 발표한 경영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연수입 상위 3,376개 택시회사 중 2014년과 2015년 수입규모가 밝혀진 2,946개사의 2015년도 연수입 총액은 전년대비 0.2 % 감소한 1조 1,053억 8,200만엔 이었다.

또한 2013년부터 3년간 연수입 상위 2,803개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입 추이를 보면 수입이 늘어난 회사는 18.8%인 527개사, 변함없음이 51.9%인 1,454개사, 줄어든 회사는 29.3%인 822개에 달했다. 또한 2분기 연속 수입이 늘어난 회사는 7.7%인 216개사인 반면 2분기 연속 수입이 줄어든 회사는 11.8%인 330개사였다.

2009년 택시특별조치법 제정으로 공급과잉 상태인 택시에 대해 도시 등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감차가 진행됐지만 여전히 수송인원이나 영업이익은 버블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일본의 택시업계는 정부의 기본요금 인하 정책에 동참하거나 다양한 아이디어 서비스를 내놓는 등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예를 들어 보육 실습 등의 교육을 받은 드라이버가 카시트 등을 갖추고 유아나 어린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육아지원택시'다. 응급상황이나 야간에도 이용가능하며 어린이만 승차할 수도 있는 서비스다. 

이외에도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이나 외출이 어려운 고령자 등을 대신해 병원 예약, 쇼핑, 서류전달 등을 대행하는 '편리택시'도 있으며,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외출이나 그룹으로 관광여행을 할 수 있는 '승합택시'도 있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이같은 정책이나 아이디어도 소비침체와 고령화 등 일본사회의 구조변화, '차량공유' 서비스 등 환경변화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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