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원하는 것, 오직 데이터센터 철회 뿐"
"전자파·소음 등 피해 고려한 흔적 전혀 없었다"
사측 "지속적인 소통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것"

고양시 일산구 덕이동 데이터센터 건립 부지 인근 아파트에 반대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사진=김근화 기자
고양시 일산구 덕이동 데이터센터 건립 부지 인근 아파트에 반대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사진=김근화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 열풍이 일다 보니 데이터센터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도 건설업 불황 속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다만, 데이터센터 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자파와 산업 소음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거센 반발은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건설사와 지자체가 풀어야할 숙제다.

27일 <프레스맨>이 찾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덕이동에서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인근 아파트 단지와 약 70M 가량 떨어진 부지에 GS건설 계열사인 마그나PFV가 GS건설로 시공사를 선정하고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중이었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오는 2025년까지 대지면적 1만1942㎡, 건축 연면적 1만6945.44㎡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설립으로 인한 전자파, 열섬현상, 소음 문제 등에 대한 고양시 덕이동 주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일 고양시청 앞에서는 덕이동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주민들의 반대에 고양시와 GS건설 측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이 또한 무산되며 상황은 날로 악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고양시 일산구 덕이동 데이터센터 건립 부지 인근 아파트 곳곳에 걸려있는 반대 현수막. 사진=김근화 기자
고양시 일산구 덕이동 데이터센터 건립 부지 인근 아파트 곳곳에 걸려있는 반대 현수막. 사진=김근화 기자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부지에서 다리 하나를 건너면 아파트 정문이 위치하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 곳곳에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데이터센터 공사 허가가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이고 현재 착공 신청만을 앞두고 있지만 고양시와 GS건설은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주민들에게 아무런 사전 공지도 하지 않았음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인근 아파트 주민 A씨는 본지 기자와의 인터부에서 “주민설명회를 연다고 해서 나가봤더니 하청업체 직원만 나와있더라. GS건설을 상대로 한 요구 조건을 말하라고 하기에 보다 직접적인 당사자가 나와서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화를 내더라"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데이터센터 철회뿐이다"고 분개했다. 

아파트 주민이 고양시청으로 받은 건축위원회 심의 결과와 정보공개 청구사항에 대한 답변서. 
아파트 주민이 고양시청으로 받은 건축위원회 심의 결과와 정보공개 청구사항에 대한 답변서. 

또 다른 주민 B씨는 “고양시에 사업과 관련해 문서를 요구했더니 비공개 통지를 받았다. 건축 위원회 심의 내용을 살펴보면 데이터센터 건축 이후 주민들이 받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해서 전혀 고려한 흔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노후화로 인해 안전이나 소음 문제가 발생할 시 대책을 묻자 "민원을 넣으라"는 식의 답변만 내놓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와 관련 고양시 건축정책과 관계자는 “해당 사업과 관련해 공식 절차는 모두 적법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철회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직 착공신고 접수 처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한테 미리 공지하지 않은 것일 뿐이다. 해당 부지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주민들이 공사에 착수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문서 요청한 건과 관련해서는 정식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하라고 했고, 주민설명회의 경우도 주민들이 원하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건설 업계에서는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데이터센터 건립 시 안전 문제에 대비한 설계 콘셉트를 반영하고 있고 사전에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소음과 관련해서는 발전기에 소음저감장치를 달아 운영중이고, 전자파와 관련해서는 인증된 기관에 의뢰한 결과 전자파 양이 인체에 해가 될 정도로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GS건설 측 역시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으로부터 도출한 결과를 바탕으로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면서 "주민들의 강력한 철회 요구에는 지속적인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주민 반대로 인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철회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난해 효성중공업은 경기 안양시 호계동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면서 결국 데이터센터 설립을 포기한 바 있다. 네이버의 경우에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추진하던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세웠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세종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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