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성장동력 대체식품…기업들, "향후 수출 원동력 기대"
신세계부터 비(非)식품기업 SK까지 대체식품 사업 뛰어들어

그래픽=김승종기자 / 자료=삼일PwC경영연구원, 에이티커니, Euromonitor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프레스맨
그래픽=김승종기자 / 자료=삼일PwC경영연구원, 에이티커니, Euromonitor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프레스맨

음식과 기술의 만남. 푸드테크(food+tech)가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대체식품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데다 동물 윤리와 환경 등을 고려한 가치소비가 확산되자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위한 신(新)성장동력으로 점찍은 것.

대체식품은 육류·생선·우유 등 동물성 단백질을 식물·곤충·배양육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하는 신(新)식품을 말한다. 식물성 원료로 동물성 고기의 맛과 질감을 구현하고, 식용동물의 줄기세포를 추출·배양해 합성고기를 만들어 낸다. 축산업으로 단백질을 얻을 시 식물에 비해 최소 6배에서 많게는 20배의 화석연료가 소진될 뿐만아니라 농축수산물에는 전염병과 중금속 오염 등의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미래 환경오염과 질병, 자원고갈 이슈를 해결할 주요 대안으로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기업들은 ESG 사업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대체식품의 높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2017년 약 89억 달러였던 세계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29년 366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16년 4760만 달러에 불과했던 국내 식물단백질 대체식품 시장 역시 점차 성장해 2026년에는 약 4.5배 증가한 2억 16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본격적으로 식물성 대체식품 산업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대체·기능성 식품 등 신(新)식품 제조기술 연구개발 강화를 위해 '미래 유망 식품 분야 41개 신규과제'를 지원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는 대체식품 시장의 파이가 북미 등 타 국가에 비해 크지 않지만, 정부와 기업 모두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향후 수출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신세계·CJ 등 대체육 R&D 투자로 경쟁력 강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내추럴 프로덕트 엑스포( NPEW)'에서 신세계푸드의 대안식품 자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가 대안육 제품과 이를 활용한 메뉴들을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세계푸드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2024 내추럴 프로덕트 엑스포( NPEW)'에서 신세계푸드 대안식품 자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가 대안육 제품과 메뉴를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세계푸드 제공

최근 가파르게 늘어난 비건인구가 대체단백질 수요를 이끌고 있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비건 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2022년 250만명으로 증가했다. 기업들은 수요에 맞춰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각축을 벌이는 중이다. 특히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연구·개발(R&D)에 힘쓰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베러미트'와 '유아왓유잇'의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일 대두단백과 카카오분말, 식물성 조미료 등 자체개발 식물성 소재로 만든 순대를 선보였다. 차별화된 대안식 출시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열심이다. 지난 2022년 미국에 600만달러 규모의 자본금을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 '베러푸즈'로 대체육 최대 시장 미국의 R&D 기술을 선제 도입한다. 미국 시장 니즈를 반영한 식물성 너겟, 런천 캔햄, 등을 추가 개발해 미국 자연식품 박람회에 선보이며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대체식품 원료개발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한다. 지난 2022년 미래 식품소재 대체 배양 단백질을 연구하는 'FNT(Food&Nutirition Tech)' 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지난해에는 개구리밥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계란 흰자를 만드는 미국 기업 '플랜터블 푸즈'에 투자했다. 이외에도 맛과 풍미를 보완한 대체단백원 확보를 위해 지난 2020년 바이오 기술력을 집약한 천연 조미소재 '테이스트엔리치'와 '플레이버엔리치'를 출시했다. 버섯 등 균사체를 이용한 발효단백·배양육 연구개발도 지속한다. CJ제일제당의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 제품에는 독자 개발한 식물성 단백질 'TVP'가 활용됐다.

풀무원은 지난해 8월 론칭한 지속가능식품 브랜드 '지구식단'을 통해 대체식품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치킨텐더, 런천미트, 짜장면, 떡볶이 등 일상에서 자주 먹는 간편식(HMR) 메뉴가 주다. 다양한 종류의 대체육도 연구개발 중이다. 두부를 생산하면서 얻은 콩 가공 노하우를 고품질 TVP 확보에 접목했다. 배양육으로 제품 영역을 확장하고자 독자적인 TVP 가공 기술을 강화하고 수산물, 치즈 등에 대체육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에는 축산물 배양육 개발기업 심플플래닛에 투자해 오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배양육 소재 식품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이외에도 농심은 지난 2021년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하고 프라이드 치킨과 스테이크 등을 출시했다. 동원F&B 또한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 '마이플랜트'를 통해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0%인 참치와 만두 제품을 출시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식물성 단백질 음료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신제품은 올해 안으로 출시될 계획이다. 

◆ 투자 적극 뛰어든 롯데웰푸드·비(非)식품기업 SK  

그래픽=김승종기자 / 이미지=SK,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프레스맨
그래픽=김승종기자 / 이미지=SK,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프레스맨

국내에서 가장 흔하게 상용화되고 있는 대체육뿐만 아니라 곤충·수산물단백질, 대체유 등 다양한 식품 카테고리에 대한 국내 기업의 관심도 주목할 만하다. 식품기업뿐만 아니라 비식품기업까지 향후 국내에서의 푸드테크 사업 전개를 위해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들과 협력하는 등 투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롯데웰푸드는 식용 곤충 단백질의 향후 시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롯데중앙연구소는 지난해 밀웜을 이용해 단백질을 생산하는 프랑스 스타트업 '잉섹트'와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또 지난 2022년에는 캐나다의 식용 곤충 제조업체 '아스파이어푸드그룹'과 손을 잡기도 했다. 아스파이어푸드그룹은 귀뚜라미를 이용한 단백질 분말 제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향후 양사와 함께 기술제휴, 상품개발 등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그간 대체식품에 꾸준한 관심을 드러낸 최태원 회장의 투자 의지를 바탕으로 푸드테크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SK는 대체유 단백질 생산기업 퍼펙트데이(Perfect Day)에 지난 2020년 약 540억 규모를 투자한 데 이어 2021년 65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퍼펙트데이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소에서 추출한 단백질 유전자로 발효 유단백질 생산에 성공한 미국 기업이다. 퍼펙트데이 아이스크림은 SK그룹이 CES 2023 전시장에 마련한 지속가능식품 푸드트럭 부스에서 판매된 바 있다. 

이어 지난 2022년에는 세포 배양 연어육 상업화를 추진 중인 미국 '와일드타입(Wildtype)'에 약 100억원을 투자해 지속가능식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투자와 함께 퍼펙트데이 및 매일유업과 지속가능식품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3사는 합작업인 설립 논의를 통해 식약처로부터 원료 승인이 이루어지는 대로 국내에서 대체 유단백질 기반 제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기후 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곧 미래 가치를 포착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가능식품 등 그린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대비해 주도권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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