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50주년 맞이…"국민 초콜릿서 고급 디저트로 포지셔닝"
봄·여름·가을·겨울 사계(四季) 테마…현장 방문 연령대 다양
헤리티지 계승한 디저트 메뉴 실험의 장…"상품화 적극 모색"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3 외부 전경.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3 외부 전경.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롯데의 '가나초콜릿'. 지난 1975년 첫 선을 보인 이래 달달한 맛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추억의 브랜드다. 이제는 단순한 국민 간식을 넘어 '디저트 초콜릿'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특히, 작년 말 ‘프리미엄 가나’ 라인을 론칭하며 기존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도 고급 디저트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얻기도 했다. 특색이 없는 일반 판초콜릿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선물로도 손색없는 고급 초콜릿 제품으로 포지셔닝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MZ 핫플' 서울 성수동에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 출시 50년을 맞은 가나초콜릿의 역사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심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13일 오전 <프레스맨>이 찾은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3’는 봄과 여름, 가을, 겨울 사계를 주제로 '계절마다 초콜릿을 즐기는 방법이 다르다’는 경험을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듯 한 느낌을 받았다. 가나초콜릿을 활용한 이색적인 디저트와 카페 음료도 인상적이었다. 

'가나 초콜릿 하우스 3' 실내 모습. 사진=허지혜 기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천장과 바닥을 연결한 거대한 초콜릿 조형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 잔잔하게 내부를 밝히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카페 가판대, 다소 어두운 실내와 노란 조명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마치 프리미엄이라는 새 옷을 입은 브랜드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따뜻한 내부 분위기에 마음도 차분해질때 쯤, 가판대 오른편에 놓인 카페 테이블과 의자 위 벚꽃과 콜롬비아 장미의 화사함이 분위기를 바꾼다. 이번 팝업은 사계(四季) 주제로 기획됐다. 팝업이 운영되는 4주 동안 각 주차마다 디저트와 내부 공간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과 어울리는 테마가 적용됐다. 각 계절이 연상되는 가나 디저트 메뉴와 내부 공간을 매주 새롭게 선보인다.

현장 관계자는 "보통 더운 여름에는 초콜릿 수요가 줄어드는 등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시즌에 구애받지 않고, 소비자에게 어떠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결과"이라며 "한번 가면 재방문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팝업의 특성을 고려해 각 테마마다 디저트 브랜드를 변경함으로써 각 브랜드의 팬덤으로부터 지속적인 흥미를 유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봄을 테마 벚꽃으로 연출한 팝업스토어 1층 내부. 사진=허지혜 기자
봄을 테마 벚꽃으로 연출한 팝업스토어 1층 내부. 사진=허지혜 기자

기자가 방문한 이날은 첫 주차로, 테마는 봄이었다. 계절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봄을 상징하는 꽃인 벚꽃의 본고장 일본의 스페셜티 로스팅 카페 '온니버스 커피'와 '가루하루'의 에끌레어가 메인 메뉴로 선정됐다. 앞으로 남은 주차에도 각 계절 테마에 맞는 유명 셰프 및 맛집과 컬래버해 완성된 디저트와 음료, 커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팝업은 1, 2층 도합 약 500㎡(150평) 규모로, 기존 시즌 팝업들에 비해 더 넓어진 공간을 자랑한다. 팝업 현장을 찾는 고객도 적지 않다. 오픈 첫날에는 약 1300명이 방문했다. 대기를 걸고 들어오지 못한 인원까지 모두 1700명이다. 현장 관계자는 "쾌적하고 질 높은 관람 및 미식 경험을 위해 인원이 너무 많이 몰릴 경우 예약을 셧다운시키는 등 노력중에 있다"고 말했다.

2030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팝업을 꾸렸지만, 가나 초콜릿이라는 브랜드에서 묻어나는 세월 덕분일까. 실제 현장을 찾은 관객들은 노부부부터 아기를 데리고 온 부모 세대까지 다양했다. 관계자는 "가나 초콜릿을 사랑해 주시는 소비자가 다양한 연령대인 만큼 실제 팝업에도 다양한 세대의 고객들이 찾아주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페 가판대에 전시된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 사진=허지혜 기자
카페 가판대에 전시된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 사진=허지혜 기자

롯데웰푸드는 추후 가나 초콜릿이라는 브랜드의 온전한 디저트로써의 상품화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는 팝업 오픈의 취지이기도 하다. 현장 경험이 두드러지는 체험 공간을 마련해 '초콜릿도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순간적인 경험과 이미지를 부여한다. 아울러 팝업 이후 시장 분석과 쌓인 이미지를 토대로 상품 출시를 고려한다.

브랜드 확장 방향성에 대한 질문에는 "팝업을 통한 좋은 경험이나 피드백을 기반으로 일반 상품으로 확장할 방침"이라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가 될지, 기업 간 거래(B2B)가 될지는 아직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층에 마련된 가나초콜릿 역사 지형표. 사진=허지혜 기자
2층에 마련된 가나초콜릿 역사 지형표. 사진=허지혜 기자

팝업 2층에는 가나 초콜릿의 탄생 스토리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개발에 앞서 롯데웰푸드는 당시 스위스의 초콜릿 기술자 '막스 브락스'를 초빙해 기술 자문을 받았다. 품질이 좋은 가나산 카카오 원두와 베네수엘라산 원두를 블렌딩해 만든다는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출시부터 지난해까지 총 누적 판매액은 약 1조3000억원을 넘겼다. 지난 12월 말까지의 일수를 초 단위로 환산해 보면 1초당 약 4개씩 판매된 셈이다. 출시 역사와 더불어 중간중간 역대 발탁된 가나초콜릿 광고모델을 살펴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롯데웰푸드 자부심, '빈투바(Bean to Bar)' 과정도 들여다볼 수 있다. 빈투바란 카카오 원두에서부터 완제품 초콜릿까지의 모든 과정을 제조사가 직접 관리하고 감독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현지에서 수확 및 건조된 카카오빈은 로스팅과 그라인딩을 거쳐 '카카오매스'로 가공된다. 여기에 설탕과 유제품을 섞어 굳히면 비로소 단단한 초콜릿이 만들어진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카카오빈을 가공한 카카오 매스를 수입해 제품을 만드는 다른 초콜릿들과 달리 카카오빈 가공까지 직접 담당해 품질을 높인 것이 맛의 당락을 좌우하는 큰 차별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 위부터)나만의 가나 만들기 클래스 공간, 굿즈판매대, 포토존, 초콜릿 제조 기계 '포장기'. 사진=허지혜 기자
(왼쪽 위부터)나만의 가나 만들기 클래스 공간, 굿즈판매대, 포토존, 초콜릿 제조 기계 '포장기'. 사진=허지혜 기자

실제 초콜릿을 제조할 때 사용되는 기계도 전시됐다. 몰드에 일정한 양의 초콜릿을 붓는 '데포지터(Depositor)', 롯데웰푸드 대전공장에서 운영하며, 데포지터에서 성형된 초콜릿을 필름과 케이스로 포장해 주는 '포장기(Packing Machine)' 등을 통해 마치 제조 현장을 체험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층의 안쪽에는 전문 쇼콜라티에와 함께 가나 초콜릿을 활용한 초콜릿, 케이크, 생초콜릿을 만들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나만의 가나 만들기 클래스'를 신청해 공간에서 디저트 제조를 즐길 수 있다. 5종의 가나 디저트 세트와 음료 2잔이 제공되는 '쁘띠 가나 디저트 플레이트'는 매일 20팀만 한정 운영된다. 두 프로그램 모두 맛집 예약 앱 캐치테이블에서 예약할 수 있다.

아울러 팝업스토어 곳곳에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돼 있으며, 30여 종의 가나 굿즈도 만나볼 수 있다. 자세한 운영시간과 예약제 프로그램 일정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한편, 롯데웰푸드는 오는 4월 일본에서 팝업 '2024 가나 초콜릿 하우스 in 도쿄'를 선보인다. 팝업은 도쿄에 위치한 하라주쿠 피아자 빌딩의 1,2층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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