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미쓰비시車 2000억엔 출자 30%지분 보유 최대주주로

<디자인=김승종기자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의 닛산 자동차가 약 2000억엔을 투자해 연비데이터 조작 사건으로 위기에 빠진 미쓰비시 자동차의 30%에 해당하는 지분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최종조율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닛산 자동차가 제3자 증자방식으로 미쓰비시 자동차에 출자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미쓰비시자동차의 경영권은 닛산자동차로 넘어가게 돼 일본 자동차 업계는 도요타차, 혼다, 닛산 등 3대 그룹으로 재편되게 된다. 미쓰비시 자동차의 연비데이터 조작 사건이 일본의 자동차 업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온 셈이다.

양사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자본업무제휴 협상에 나서는 방안을 공식 승인할 예정이다. 닛산이 약 30%의 미쓰비시 자동차의 지분을 확보하면 약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쓰비시 중공업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닛산과 미쓰비시 자동차는 2011년부터 각각 50%를 출자해 경차 공동기획회사를 설립해 미쓰비시 자동차 미즈시마 제작소가 생산을 담당하고 닛산에 공급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해왔다. 닛산이 이같이 미쓰비시 자동차와 경차의 생산과 판매에 협력체계를 구축한 배경에는 일본내 자동차 시장이 경차 중심으로 전환되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닛산이 미쓰비시 자동차로부터 OEM 방식으로 공급받는 경차 판매량은 일본내에서 30%에 달해 이번 연비데이터 조작 사건이 발각된 이후에도 생산거점이 없는 닛산은 미쓰비시와의 협력관계를 지속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2016년 3월기말 자기자본비율이 48%이며 예금 등 현금성 자산도 4500억엔 달해 재무여력은 넉넉한 편이지만 2000년 이후 리콜 은폐 사건 등 계속되는 불상사로 인해 소비자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매출도 절반이하로 감소하는 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어 탄탄한 자금력과 영업력을 갖춘 닛산자동차를 중심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해외에서는 아직까지 일정부분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고 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파제로'등 미쓰비시 다목적 스포츠 차량(SUV)의 인기가 높고 연비데이터 조작 사건 이후에도 눈에 띄는 판매감소는 일어나지 않았다. 도요타나 혼다에 비해 아시아의 점유율이 낮은 닛산으로써는 미쓰비시의 브랜드 파워가 여전히 매력적인 셈이다.

양사는 앞으로 전기자동차(EV) 개발에도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HV)를 비롯해 연료 전지자동차(FCV)를 차세대 에코카의 주력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도요타와 혼다를 견제하며 EV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연비데이터 조작 사건으로 인해 일본 자동차 업계에 지각 변동을 몰고온 미쓰비시 자동차의 연비데이터 조작 사건. 생산거점 확보와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브랜드 파워를 노리는 닛산 자동차와 경영위기 극복이라는 미쓰비시 자동차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이번 재편이 소비자들의 눈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Tag키워드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