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 新사외이사에 옛 교보생명 부회장, 부사장 출신 선임

교보생명보험(회장 신창재)이 우리은행 민영화,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등 주요 경영이슈에서 반대표를 행사하며 은행업 진출에 제동을 걸어온 교보생명의 이사회에 옛 교보생명 출신 인사들을 잇따라 선임하면서 다시한번 은행업 진출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3월 25일 2015 회계연도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중효(70) 전 교보교육재단 이사장과 황성식(60) 현 삼천리 사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번 선임은 신창재 대표이사 회장과 이석기(51) 전무 등 사내 2명, 사외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이사진 중 유필화, 김영철 2명의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모두 2015년도 정기주총에서 만료된 데 따른 것이다. 

그 외 사외이사는 박영택과 하리 라잔으로 각 각 외국계 대주주인 홍콩계 대형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어피니티컨소시엄(지분 24%)과 미국계 PEF 코세어캐피탈(9.8%)측 인사들이다.

교보생명 사외이사 선임건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들 특유의 이사회 특성 때문이다.

교보생명 이사회는 신 회장이 이사회 의장이자 최대주주(33.78%)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장악할 수 없는 구조로, 자회사 설립과 같이 굵직굵직한 안건의 경우 이사진 전원의 찬성이 필요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지녔다.

때문에 신 회장은 그간 ING생명 인수합병, KB금융 및 신한금융 지분 인수, 우리은행 인수, 인터넷은행 참여 등 보험산업 정체에 대비해 은행업계 진출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이사회 전원의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해 포기 의사를 밝힐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신 회장은 '교보은행'이라는 꿈이 물거품이 되는 등 속앓이를 겪는 와중에도 잦은 번복으로 인해 업계의 비난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교보생명이 인터넷은행 포기 결정을 내렸을 당시 금융당국은 “신창재 회장의 결단력이 부족하다”, “잦은 번복은 신뢰를 잃는 지름길이 될 것”, “교보생명이 인터넷전문은행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등 부정적인 시선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신규 사외이사 선임으로 교보생명은 한 차례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효·황성식 신규 사외이사가 옛 교보생명 출신인 만큼 신 회장의 의사결정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중효 사외이사는 교보생명보험 공채 1기 출신으로 1997년 대표이사 사장 부회장에서 퇴임한 후, 교보생명 대산농촌문화재단 이사장과 교보교육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황성식 사외이사 또한 2008년 삼천리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교보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과 교보문고 부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바 있다.

물론 아직도 외국계 인사들의 영향력에는 변함 없지만, 국내 사외이사진이 이전보다는 신 회장과 보다 가까운 옛 교보생명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는 까닭에 신 회장의 이사회 주도권이 강화된 만큼 다시 한번 은행업 진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교보생명 관계자는 “은행업계 진출을 위해 현재 논의 중인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존 사외이사 2명의 임기가 만료돼 신규 사외이사 선임에 나선 것이지, 그들이 교보생명 출신 인사이기에 뽑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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