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5대 종합상사 감손손실 1조 2000억엔
미쓰비시 상사 등 '감손리스크' 속 脫자원화

<디자인=김승종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일본 5대 종합상사의 2016년도 3월기(2015년 회계년도) 연결결산 결과는 참혹했다. 미쓰비시 상사 등 일본의 5대 종합상사의 자원관련 손실 총액(감손손실액)은 1조 2000억엔에 달했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1969년 연결결산 시작 이래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던 일본 최대 종합상사인 미쓰비시 상사와 미쓰이 물산은 각각 1490억엔과 834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비교적 원자재 가격하락에서 자유로웠던 비자원 분야의 이토츄 상사가 순이익에서 처음으로 선두자리에 올라섰다.

이같이 천문학적인 감손손실액으로 인해 5대 종합상사의 순이익 합계는 1443억엔으로 전년 대비 86%나 떨어졌다.

2017년 3월기(2016년 회계년도)의 5대 종합상사의 순이익 합계 예상치는 1조 600억엔으로 7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은 빠르게 회복될 전망이지만, 손실처리한 거액의 감손손실액의 반동인 측면에 불과해 진정한 수익 회복에는 각사가 목표로 한 식료 등 비자원분야의 사업을 어떻게 성장시켜나가는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미쓰비시 상사와 미쓰이 물산 등이 매수한 비자원분야 기업들이 예상대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의문이다. 

2015년 3월기 4005억엔 흑자였던 미쓰비시 상사의 2016년 3월기 연결 최종 손익은 1493억엔 적자로 감손 등 손실처리액은 4260억엔이다. 대부분 칠레의 구리 개발 사업과 호주의 액화 천연 가스 (LNG) 사업 등 자원 분야이지만, 보유 선박의 자산 평가를 엄격하게 적용해 비자원분야 손실액은 410억엔으로 기존 전망치 보다 210억엔 늘려 잡았다.

하지만, 비자원분야 손실처리액 중에는 2014년에 1500억엔에 인수한 노르웨이 연어 양식 대기업 세루맛쿠 등 예전부터 감손리스크가 높다고 여겨지던 사업은 빠져있다. 양식에서 가공까지 미쓰비시 그룹의 식품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낼 목적이 있었지만 러시아의 수요 감소와 천연 생선 풍어가 겹쳐 시황은 침체. 2015년 3월기 40억엔 적자에 이어 흑자를 전망했던 2016년 3월기도 14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미쓰비시 상사는 세루맛쿠에 대해 시황회복을 전망하며 현단계에서 손실처리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다고 밝히고 있지만 올해 세루맛쿠의 사업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과거 일본 종합상사가 손을 댄 음식·식품 사업은 잇따른 실패의 연속이다. 마루베니 상사는 2013년에 2700억엔에 인수 한 미국 곡물 회사 가비론으로 인해 2015년 3월기 480 억엔의 감손손실을 입었으나 아직까지도 수익 회복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2016년 3월기는 미쓰이 물산이 2011년에 인수 한 브라질 농업 자회사 멀티 그레인으로 88억엔, 이토추 상사는 2013년 미국 청과물 대형 돌 푸드로부터 매입한 아시아 사업등에서 195억엔, 스미토모 상사가 2014년에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호주의 곡물 집하 · 판매 회사에 114억엔의 감손손실을 각각 냈다. 

각 사 모두 실적부진 상황을 부정하거나 일시적인 것이라며 미래의 수익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들 비자원사업들은 자원가격이 폭등해 높은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을 때 매수했던 안건 들로 인수금액이 너무 높은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비자원분야에서 유사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미쓰비시 상사는 10일 2018년도까지의 중기 경영계획에서 비자원분야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춘 사업으로 성장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사업투자'에서 '사업경영'으로 전환하는 방침을 내세웠다. 미쓰이 물산도 향후 예정하고 있는 성장투자 중 3분의 2를 자원·에너지 외의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0년대 이후 자원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무역 중개회사에서 자원회사로 변신한 일본 종합상사. 자원가격의 급락이 몰고온 '비자원 전환 전략'이 업계의 그림을 어떻게 바꿔 놓을 지, '탈자원'을 서두르는 미쓰비시상사와 미쓰이 물산이 '비자원'으로 선두에 올라선 이토추 상사와의 자리다툼은 이제 막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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