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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편의점 '전설' 세븐일레븐 스즈키회장 퇴임 막전막후
日편의점 '전설' 세븐일레븐 스즈키회장 퇴임 막전막후
요카도 100억엔 규모 과잉재고처리 의뢰 좌절
이토家, 스즈키 회장에 뿌리깊은 불신 내제
  • 이준 기자
  • 승인 2016.05.06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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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김승종기자 / 이미지=유투브 화면 캡쳐>

지난 4월 7일 일본 편의점업계의 '전설' 스즈키 토시후미(84) 세븐앤아이홀딩스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가 전격 퇴임했다. 1963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회장까지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며, 믿기 어려운 고실적을 올린 '불패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의 퇴임은 표면적으로는 세븐앤아이홀딩스의 핵심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재팬의 사장 교체건을 두고 미국 행동주의 투자자 다니엘 로브 및 사외이사와 이견을 보이다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자 자리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상은 이토요카도 창업 가문인 현 이토 마사토시 명예회장 등 이토 가문과의 마찰이 결정적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비즈니스 디지털이 6일 특종 보도했다.

닛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세븐앤아이홀딩스 산하의 이토요카도는 지난 1월, 2015년 3~11월기 영업결산결과 적자를 기록한 토이 카즈히사 사장을 경질하고 카메이 준 전 사장을 다시 사장에 앉혔다. 실적악화 요인은 의류 등의 과잉재고에 따른 것으로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해 당시 이토요카도의 회장도 겸임하고 있던 스즈키 회장은 100억엔 규모의 과잉재고를 이토 명예회장에게 사재로 매입해 줄 것을 건의한다.

이를 통해 스즈키 회장은 손실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해당 의류를 해외 등에 기부할 생각이었지만, 이토 가문의 자산관리를 담당하던 이토 명예회장의 장녀 야마모토 나오코 씨등은 이같은 요청에 격노, 거부하기에 이른다. 스즈키 회장도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다.

스즈키 회장과 고토 미츠오 고문은 퇴임 표명 기자회견에서 "이토 가문의 세대교체에 따라 사정이 달라졌다"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번 재고처리안의 결말과 기자회견의 발언으로 미루어 볼때 이토 가문의 자산관리 회사인 이토 흥업의 최고 결정권자가 이토 명예회장의 부인 노부코 씨에서 장녀인 나오코 씨로 교체됐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아무리 실적이 부진하다고 하더라도 일본을 대표하는 종합유통회사의 시책으로는 황당무계하게 들리는 이번 재고처리안에 대해 스즈키 회장은 최종적으로는 이토 명예회장이 납득해줄 것으로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토 명예회장은 2008년에 60억엔 규모의 지분을 직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2012년에는 70억엔 상당의 사비를 들여 '이토 연수센터'를 건립하는 등 재산의 사회환원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이토 가문이 창업한 요카도는 올해 상장이래 처음으로 영업적자 가능성이 농후해 질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재산 기부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던 이토 명예회장을 지근 거리에서 봐온 스즈키 회장과 측근들은 요카도를 홀가분한 상태로 만들어 2017년을 맞이하고픈 경영진의 의도를 이토 명예회장이 동참해 줄 것을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그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신문은 밝혔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2016년 판 '일본부호순위'에 따르면 이토 명예회장의 자산은 4000억엔이 넘는 10위다. 이토 가문이 보유하고 있는 세븐앤아이홀딩스의 지분 가치를 높여 거액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요카도가 아니라 스즈키 회장이 일궈낸 세븐일레븐 덕분이라는 자부심도 이번 재고처리의뢰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스즈키 회장은 그룹 영업 이익 갱신에 강한 집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잉재고 처리안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2월기까지 5분기 연속 영업이익 최고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하루빨리 요카도를 정상화 시키지 않으면 손수 일궈낸 편의점에서 벌어들이는 '연속 이익갱신의 전설'에 상채기가 생길 수 있다는 조바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이와 증권의 츠다 카즈노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요카도에 대해 "계속되는 의류제품 판매 하락으로 과잉재고 문제가 불거졌다"고 분석했다. 전 분기 139억엔의 영업적자 중 105억엔이 의류제품의 재고처분 손실로 이번 분기에도 재고처분손실은 44억엔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것이 이토 명예회장에게 매입을 의뢰한 과잉재고의 일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또 "요카도의 2016년 2월 기말 상품 재고는 847억엔으로 전체 재고의 60%를 차지한다"며 "지난 수십년 동안 의류 매출은 거의 반감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매장 면적은 그다지 줄지 않아 의류재고 회전기간이 적정수준의 약 2배에 달하는 90일 이상이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스즈키 회장이 상법위반 사건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이토 명예회장 대신 요카도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1992년이다. 2003년 회장이 된 이후에도 요카도의 사장으로서 4반세기에 걸쳐 요카도를 지휘해 왔다.

세븐일레븐을 일본 최대의 편의점으로 키워낸 스즈키 회장이지만 요카도 경영은 쉽사리 납득할 수 없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다이에이 등 종합슈퍼 경쟁사와 달리 의류 매장을 전문으로 발전한 요카도는 의류제품이 압도적으로 강해 과거에는 '의류 요카도'라고도 불렸다. 소매업계에서는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하며 타사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스즈키 회장이 요카도 사장에 취임한 1990년대 이후에는 공급과잉의 시대로 소비가 침체되어 '유니클로'등 기존과는 전혀 다른 사업모델의 경쟁이 벌어져, 종합 슈퍼의 의류 판매는 혹한기에 돌입하고 있었다.

그러나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의 영광을 알고있는 이토 가문은 "스즈키 회장이 사장이 된 후 의류가 약해졌다"고 불신감이 팽배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고처리 의뢰에 대해서도 "의류사업의 부진을 만회하는데 어째서 이토 가문이 나서는가"라며 화를 낸다고 해도 이상하게 생각할 일만은 아니다.

스즈키회장은 요카도 내 절대권력을 바탕으로 요카도의 의류사업에도 세븐일레븐에 적용한 "기회손실을 없애면 반드시 매출로 이어진다"며 각 점포마다 매진상태를 없애도록 충분한 상품을 주문·공급하고 선반을 채워 매출 증가에 노력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스즈키 회장의 이같은 경영 방침의 화근이 된 것이 요카도와 소고·세이부 백화점 공동개발 의류 '리미티는 에디션 IY코라' 셔츠다.

요카도 관계자에 따르면 2014년 11월 출시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담당자들은 1차년도에는 수만매의 판매를 예상했으나 '기회손실박멸'이라는 스즈키 회장의 방침에 따라 판매 예상 수량을 60만장으로 늘려 목 둘레와 소매 길이의 조합으로 50가지수에 달하는 셔츠를 모든 매장에 충분한 재고를 확보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겨울에도 비슷한 형태로 판매전략을 세우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대량의 미처분 재고가 발생한 것이다.

스즈키 회장은 이번 의류 과잉재고 사태에 대해 "원래 마케팅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량으로 만든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각 점포가 잘 팔리는 상품을 파악해 발주하는 편의점 경영 방식인 '탈 체인스토어'를 무리하게 요카도 경영에 접목시킨 스즈키 회장의 방침이 실패를 불러왔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지난 4월 10일에는 도쿄 아다치구에 있는 요카도1호점이 조용히 문을 닫았다. 향후 빌딩을 재건축하여 새로운 복합 건물에는 식품 중심의 소형 요카도를 출점할 예정이다. 2009년 할인점 '더 프라이스'로 전환했을 때 점포를 방문한 이토 명예 회장은 "시대의 흐름"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최근 스즈키 회장의 경영에 대해 7년 전처럼 스스럼 없이 용인하는 자세는 보이지 않았다.

5월 말 이사카 씨는 세븐앤아이 사장에 취임해 퇴임하는 스즈키 회장을 대신해 총수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요카도의 사장은 지난 1월 스즈키 회장의 요청에 의해 복귀한 카메이 씨가 기용된다. 

결과적으로 세븐일레븐 재팬의 이사카 류이치 사장을 경질시켜 영구집권을 노린 스즈키 회장의 인사 안을 이토 명예회장이 거부한 것으로 4반세기에 걸친 스즈키 회장의 집권은 오너가의 승리로 귀결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요카도는 지난 3월 중순경 채산성이 낮은 점포의 폐쇄, 직영매장의 축소와 과감한 임차인 모집안 등 식품을 중심으로 하는 영업력 강화 전략을 발표하고 재건에 나섰다. 스즈키 회장의 존재가 너무도 큰 나머지 혼란 속에 빠져 있던 요카도, 향후 절대권력의 공백과 싸워가며 재건에 힘써야 하는 순탄치 않은 길이 뻗어있다.

한편, 스즈키 회장은 1963년 친구들과 소규모 방송사를 차리기 위해 당시 신생 소매유통기업이던 이토요카도에 협찬받으러 갔다가 당시 사장이던 이토 마사토시 회장의 권유로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1970년대 초 신규 사업 발굴차 방미, 미국 사우스랜드사가 운영하던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을 접한 후, 사내의 반대를 무릎쓰고 1973년 ‘세븐일레븐재팬’이란 이름의 사내 벤처를 만들어 다음 해 5월 도쿄에 세븐일레븐 1호점을 열었다. 일본 최초의 편의점이었다.

세븐일레븐은 예상 밖의 선전으로 소비자들의 큰 인기를 끌어 첫 매장이 세워진 후 6년 만에 매장 1000개를 돌파했다. 

1991년엔 경영난에 빠진 세븐일레븐의 모회사 사우스랜드를 역으로 인수해 미국 태생이던 편의점을 일본식 비즈니스 모델로 만든 스즈키는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 1992년 창업주의 장남을 제치고 이토요카도의 사장자리를 이어 받는다.

스즈키는 2005년 세븐일레븐과 세븐일레븐의 모회사인 이토요카도, 이토요카도의 또 다른 자회사인 데니스 등 3사를 합병해 지금의 세븐앤아이홀딩스를 출범시켰다. 

이토요카도에 입사한 지 약 40여년 만에 거대 유통그룹으로 키워낸 것이다. 그는 이토요카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2005년에는 지금의 세븐앤아이홀딩스 회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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