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편의점 매출 16조 5천억·점포수 2만 9004개
日 편의점 매출 105조 5천억·점포수 5만 3544개

<디자인=김승종기자 /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소비부진과 이에 따른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편의점 업계.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한국의 편의점 수는 총 2만 9004개에 달한다. 집계를 시작한 1989년 전국적으로 7개에 불과했던 편의점은 매년 성장을 거듭해 불과 29년만에 3만 점포 개점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점포수 증가 추세를 살펴보면 IMF때인 1998년의 경우 전체 편의점 점포수가 6개 증가 그쳤으나, 이후 1999년에 279개(13.5%), 2000년 487개(20.8%), 2001년 1044개(36.9%)등 급증세를 보였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3년에 걸쳐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편의점 전체 매출도 2013년 12조 8000억 원, 2014년 13조 8000억 원, 지난해엔 16조5207억원으로 매출 증가세는 점포수 증가와 비례해 커지고 있다. 

한국의 편의점은1982년에 롯데세븐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도입되었지만 당시 생활상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2년만에 철수했다. 이후 롯데그룹이 미국 세븐일레븐 본사와의 제휴를 통해 개설한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이 시초다.

대한민국 최초의 24시간 편의점으로 화제 몰이를 하며 2000년에는 코오롱그룹이 운영하던 로손과 2010년 동양그룹에서 설립한 토종 편의점 프랜차이즈 바이더웨이를 인수하는 등 CU(구 패밀리마트)와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했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점주의 자살 사건 등으로 무리한 출점을 자제하던 사이 매년 500~600개의 점포를 늘려간 토종 편의점 GS25(구 LG25)에게 자리를 내주고 현재는 점포수 8,000개로 업계3위에 머무르고 있다.

3만점포를 눈앞에 둔 현재 편의점 업계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양강 구도다.

토종인 GS25와는 달리 CU는 1990년 범 삼성계 그룹 중 하나인 보광그룹이 일본 패밀리마트 본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운영한 '보광 훼미리마트'가 전신이다 이후 2012년 보광그룹에서 라이센스 계약을 해지하고 8월부터 CU라는 독자 편의점 브랜드로 운영 중이다.

두업체는 점포수나 매출액 면에서 치열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1월 말을 기준으로 CU 점포 수는 9,468개. GS25는 9,395개다. CU가 소폭 앞서긴 하지만 점포 수 차이는 73개에 불과하다. 수 년 전과 비교하면 격차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만 해도 CU 점포 수는 7,938개로 GS25(7,138개)보다 800개 많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면 순위가 바뀐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은 4조 2576억원으로 전년(3조 3031억원)보다 28.9% 늘었다. 영업이익은 1125억원에서 1748억원으로 55.4% 급증했다. 성장세가 돋보였지만 GS리테일을 넘어서진 못했다. 

GS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 6525억원으로 전년(3조 5021억원)에 비해 3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06억원에서 1885억원으로 70.5% 뛰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BGF리테일을 뛰어넘는다.

그 외에 미원(현 대상그룹)에서 1990년 일본 이온그룹 산하의 편의점 체인인 미니스톱과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진출한 미니스톱이 약 2210개로 점포수 기준으로 업계 4위이다. 이는 일본 미니스톱의 점포수 2208개 보다 많은 수치다.

이는 성숙기에 접어든 일본 편의점의 출점 속도가 일본 보다 빠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편의점 수는 2011년 말 2만개에서 5년 새 1만개 가량 급증한 반면 편의점시장이 포화에 다다른 일본의 편의점수는 같은 기간 5만개 초중반 수준에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편의점업계는 성숙기에 들었다고는 하나 1인가구의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전체인구 대비 25%를 넘어섰고, 1인가구 비율도 총가구수 대비 31%를 넘어서며 접근성이 편하고 소량 구매가 가능한 편의점 형태의 소비다양성 매장화가 급진행 중이다.

일본의 편의점수는 2015년 말 기준으로 5만 3544개에 달한다. 매출액은 10조 1927억엔으로 한화로 100조원이 넘는 시장이다. 

업체별 점포수로 보면 1위인 세븐일레븐이 1만 7491개로 단연 1위이지만, 오는 9월 통합을 앞둔 3위 패밀리마트(1만 1328개)와 업계 4위인 서클K생크스(6353개)가 합쳐지면 1만7681개 점포로 순위가 바뀌게 된다. 현재 2위는 로손으로 1만 2276개다. 

매출액은 세븐일레븐이 1위로 4조 82억엔. 뒤를 이어 패밀리마트가 2조 79억엔으로 점포수는 3위이지만 매출액으로는 1조 9619억엔의 로손을 근소한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이같이 일본 편의점 1,2,3위의 업체들이 전체 매출액의 6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꾸준한 성장덕에 한국의 편의점 수는 연내 3만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불과 27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의 편의점업계가 이렇듯 양적성장을 이루어 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매출규모나 점포당 일평균 매출에서는 아직 양국 편의점의 질적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일본의 미니스톱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점포수를 보유한 한국의 미니스톱의 매출액은 지난해 1조684억원을 매출을 올렸다. 이는 연간 5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일본미니스톱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점포당 일평균매출도 일본미니스톱이 40만엔 초중반(한화 약 450만~500만원)으로 한국미니스톱의 두 배가 넘는다. 

이같은 현상은 일본 편의점이 가동률(인프라 대비 실제 매출 비율) 상승에 발맞춰 점진적 점포 확장을 통해 성장을 이뤄온 반면, 한국 편의점은 점포 확장 후 가동률 상승을 기다리는 것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편의점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점포 밀도 면에서 이미 일본을 뛰어넘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일본 편의점 업계의 총 매출액은 110조원에 달하는데 반해 한국의 편의점 매출액은 16조5천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점포수로는 일본 편의점의 60% 수준에 달했지만, 매출액은 6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GS25와 CU가 점포수 기준으로 '업계 1위 타이틀'을 부여받기 위해 연내 1만 점포 달성을 목표로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알바보다 못 번다"는 편의점 점주의 눈물을 뒤로 한채 무조건적 점포 확장에 열을 올린다면 한국의 편의점 산업은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에 접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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