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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미쓰비시車'···신뢰 금가는 日 제조업
'양치기 미쓰비시車'···신뢰 금가는 日 제조업
연비조작 시인…4개 차종 62만대
  • 이준 기자
  • 승인 2016.04.21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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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김승종기자 / 이미지출처=Getty Image Bank>

제도의 맹점 악용…주행저항값 조작 
주식 '팔자' 쇄도…매매 거래 정지

독일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파문에 이어 미쓰비시(三菱)자동차의 연비 데이터 조작 문제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일본 제조업 전체로 불신이 퍼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하는 상황이다. 

21일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에 따르면 20일 일본 내 판매 차량 4종에 대해 연비 조작 사실을 시인한 미쓰비시는 연비 조작이 확인된 차종은 물론, 전체 차종 및 해외판매 차종에 대해서도 연비 조작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또 연비 조작이 일어난 이유 등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아이카와 데쓰로(相川哲郞) 미쓰비시자동차 사장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비 효율이 실제보다 더 높게 보이도록 국토교통성에 제출한 실험 데이터를 조작했다”며 “타이어와 공기 저항 수치를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방식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연비가 조작된 차는 2013년 6월부터 생산돼 미쓰비시 이름으로 팔린 ‘eK왜건’ ‘eK스페이스’ 15만7000대와 닛산자동차에 납품한 경차 ‘데이즈’ ‘데이즈 룩스’ 46만8000대로 총 62만대 가량이다. 나카오 류고(中尾龍吾) 부사장은 “정상적으로 검사를 받으면 연비가 5∼10%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은 의도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경차 개발에서 미쓰비시와 협력 관계인 닛산이 연비 관련 데이터의 불일치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함에 따라 미쓰비시가 자체 조사를 진행하면서 확인됐다. 아이카와 데쓰로 미쓰비시 사장은 지난 13일 연비 조작을 확인했으며 18일 데이즈 등 2개 차종의 발주처인 닛산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미쓰비시 자동차의 연비 조작은 업체 측이 신고한 데이터에 따라 검사하는 제도가 악용됐다. 원래의 데이터가 의도적으로 변조된 상황에서 부정을 간파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자동차는 연비를 포함한 보안 기준 적합성 심사에 합격하고 형식 지정을 받아 출시된다. 자동차 카탈로그에 싣는 연비 성능도 이 심사에서 결정된다. 

연비에 대한 심사는 국토교통성 소관의 독립행정법인 교통 안전 환경연구소 (도쿄도 쵸후시)에서 차체를 테이블위에 고정시킨 후 조사하는데 이때 타이어의 저항과 공기 저항의 수치는 해당 장비에서 측정할 수 없어 업체측이 신고한 주행저항값을 입력하게 되어 있다. 주행저항값은 자동차가 달릴 때 받는 공기 저항과 도로 마찰을 수치화한 것이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이 수치를 조작한 것이다. 

미쓰비시 자동차에 따르면 자동차의 성능실험을 담당했던 당시 부장이 주행저항값을 수차례의 정상 주행 시험을 통해서 얻어진 수치의 평균값을 채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낮은 주행저항값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미쓰비시자동차의 거짓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 연비 조작 이전에도 2000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결함·리콜을 은폐한 전력이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2000년 일본 정부의 클레임 정보 조사에 리콜 안건 수백여 건을 제외하고 상품정보 등만 보고한 사실이 드러나 사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등 한차례 홍역을 치뤘다.

2002년에는 트럭 앞바퀴 결함으로 주행 중 바퀴가 빠지면서 운전자와 바퀴에 치인 행인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수사당국 조사에 앞서 바퀴축 결함과 관련해 허위보고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정비 불량을 사고 원인으로 몰았던 사실이 발각되기도 했다.

미쓰비시 자동차의 주가는 조작 사실이 처음 알려진 전날 15% 추락한 데 이어 이날도 막대한 매도 물량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쓰비시 자동차 주식은 이날 오전 10시 40분 현재 도쿄 증시에서 매매가 정지된 상태로 현재 걸린 매매 주문을 기반해 보면 제한 매매 하한인 마이너스(-)20.46%인 583엔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수준에서 거래가 성사되면 미쓰비시 자동차의 시가 총액은 이틀 동안 1/3 사라지면서 25억달러(2조8000억원)가 증발될 전망이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일본에서 60만대 넘는 차량의 연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지만, 해외시장으로도 불통이 튀면 조작 대상 차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미 미쓰비시는 해외에서 판매한 차량에 대해서도 연비가 조작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비조작사건은 미쓰비시 자동차의 소비자 기반을 흔들었지만 이를 계기로 일본의 자동차 업체는 물론 제조업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더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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